4.3희생자추념식 참석차 제주에 내려온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3일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도청에서 새누리당 소속 원희룡 지사와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문 대표는 "참여정부 퇴임 후에 제주도에 와서 살까 하고 집도 물색하고 그랬다"며 원 지사와 인사를 나눈 뒤 "제주도가 대한민국 전체 전기자동차 중 40% 이상이 있는 전기자동차 메카인데 뒷받침하는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4·3을 좌익항쟁이라 폄훼하기도 하고 희생자를 재심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서 안타깝다"며 "지사께서 중앙당에 그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확실한 말씀을 해주시면 도움되지 않을까 싶다"고 도움을 구하기도 했다.

이에 원 지사는 "제주도를 아시아의 보석으로 만들려는데 초당적인 도움을 받아야겠다"며 "4·3이든 급식이든 복지 재원 문제든 가급적 국민의 아픔을 끌어안고 통합하는 방향 속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지난달 10일 문 대표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간 만남과 비슷하게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는 평이다. 당시 문 대표는 "민생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경기도에서 연정을 통해 하고 있는 정책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것이 생활임금을 도입한 것"이라며 남 지사의 연정 실험과 생활임금 도입을 동시에 칭찬했다. 과거 참여정부의 대연정을 상기시키고,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 강조하는 소득 주도 성장론, 두툼한 지갑론을 뒷받침한 자리였다.

반면 지난 달 18일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만난 것은 상처로 남기도 했다. 문 대표는 "모든 아이들에게 급식을 하는 것은 의무교육으로 당연한 일"이라며 "정치 논리 탓에 경남 아이들만 급식에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지사는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예산은 서민 자녀들 공부에 지원하겠다"고 맞섰다. 결국 서로 "벽에다 대고 얘기했다"며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당 내외에서 홍 지사만 이득을 봤다는 평이 나온 배경이다.

문재인 대표는 최근 여당 단체장들을 자주 만나며 본인 뜻을 알리는 기회로 삼고 있다. 때로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만난 것처럼 정치적 실책이 아니냐는 평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정파를 가리지 않고 통합 정치를 한다는 긍정적인 평도 존재한다. 문 대표의 대선 주자 이미지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문재인 대표의 잇다른 새누리당 지사들과의 회동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 소폭 상승도 그의 폭 넓은 정치 행보가 한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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