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심각하게 번지는 소나무 재선충병, 그리고 이를 방제하기 위한 작업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런데 곶자왈 숲지대에서 올해도 또다시 무분별하게 나무들이 베어지고 있어 재선충병 방제에 다른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 동백동산은 람사르습지를 품은 생태계의 보고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 동백동산

이곳은 숲이 우거져야할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나무는 없고, 잘려나간 가지들만 엉성하게 보인다.

재선충병 방제작업을 위해 필요한 장비차량의 진입로를 낸 자리다.

최근엔 마을 주민들이 어렵게 길러 낸 멸종위기 종인 제주고사리삼 수백 본마저 파헤쳐진 상태다.

문윤숙 동백동산 생태관광 사무국장은 "고사리삼 복원작업을 했던 장소인데 하나도 볼 수 없다. 사람들이 너무 인식 없이 들어와서 쑥대밭을 만들어놔서 되게 마음이 아프다"라고 속상해 하고 있다.

지난해도 똑같은 몸살을 앓았는데도 불구하고, 재선충 방제를 위해 무리하게 진입로를 내, 주변의 멀쩡한 동백나무들이 가지가 부러진 채 방치돼 있는 것이다.

재선충 방제 작업을 위한 진입로 공사

백서향 등 희귀수종이 분포해 제주도기념물로 지정된 곳이어서 이런 지역은 특화된 지침을 마련하고 피해를 최소화해서 작업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죽은 소나무를 잘라내기 위해 우리의 귀중한 숲을 훼손하는 일,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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