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위상이 급변하고 있다. 말 그대로 ‘지방 소통령 전성시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과거에는 현역 국회의원이 중앙정치를 떠나 지자체장으로 이동할 경우 ‘은퇴수순을 밟는다’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중앙에서 멀어져 지방으로 내려감에 따라 언론의 노출도가 떨어지고 자연스레 사람들의 뇌리에서 조금씩 잊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선 6기까지 출범하는 동안 자치단체장의 영향력과 인지도가 커지면서 이제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한 구름판 역할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자치단체장으로 자리를 잡은 원희룡 제주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등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들은 차세대 대한민국 대권주자로 부상한 것은 물론 여전히 중앙정치 무대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크게 울리면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시·도지사는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도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남경필 지사와 원희룡 지사

제주에서 ‘세대교체’ 이룬 원희룡 지사와 경기도의 젊은 리더 ‘영원한 소장·쇄신파’ 남경필 지사를 살펴보자.

작년 도지사에 취임 하면서 원희룡 지사는 중앙정부와 정책 차별화를 노려 '협치'를, 남경필 지사는 시작부터 ‘권력분산 혁신’을 도입했다.

두 사람은 비교적 젊은 정치인이라는 점과 보수뿐만 아니라 진보 진영까지 아우를 수 있을 정도로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다는 점이 공통점으로 꼽힌다.

그래서 원희룡 지사와 남경필 지사는 이미지가 겹치는 ‘다른 듯 닮은’ 정치인이다.

최근 두 젊은 지사의 행보가 취임 1년이 지나면서 더 커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공동으로 관광 홍보에 나선 원희룡 지사
원 지사,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 메가와티 방문

먼저 원희룡 지사는 제주관광 해외마케팅에 올인 하고 있는 분위기다. 메르스 사태로 침체된 제주관광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를 직접 찾아다니고 있다.

27일 오전 조찬 간담회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있다
27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경기도-새누리당 정책위 예산.정책 협의회"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남경필 지사는 내치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27일 하루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도-도교육청 3+3 조찬 간담회’를 갖고 ‘교육연정’을 논의 했고 이어서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단과 예결위 국회위원들을 만나 도내 주요 국비 지원 사업에 대한 적극 협조를 요청했는데 이는 며칠 전 새누리당 경기도당 국회의원과의 정책간담회에 이은 두 번째 남경필 지사의 대 국회 국비 확보 행보다.

31일, 남경필 지사가 원희룡 지사를 찾아온다.

제주도와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 산업, 유통판매, 도민 교육와 공무원 교류, 관광, 연구 분야에서 상생 협력을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두 지자체는 서로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베트남 등 신흥 해외시장을 겨냥한 창업과 판로 개척에 나서게 된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IT 기술 융합에너지 신산업 혁신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 친환경 농산물의 학교급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우수 품목에 대한 재배 기술 이전에 협력하고 계약재배를 통한 농산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남경필 지사의 일련의 행보를 보면서 원희룡 지사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다.

역시 ‘큰 물에서 노는 고기는 다른가?’

남경필 지사 앞에서 원희룡 지사가 점점 왜소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년 6.4지방선거를 위해 제주에 내려온 원희룡 지사는 대한민국의 1%인 제주를 반드시 성공시켜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남경필 지사를 리드하는 원희룡 지사의 당당함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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