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정책자문위원 강영봉

평온했던 대지가 홍수로 범람하여 아수라장이 되듯이 근래에 공직사회에 홍수처럼 넘쳐나는 말을 꼽는다면 단연코 청렴(淸廉)과 부패(腐敗)란 단어일 것이다. 어쩌면 당연하다고나 할까 이 사회에서 영원히 지울 수 없는 필연적이고 양립적인 인간의 삶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특히 공직자들에게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실과 바늘처럼 늘 함께 붙어 다니는 공직자의 양심의 분신(分身)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래전부터 보아 왔지만 고위 공직자의 청문회 관경이나 공무원의 각 종 횡령사건을 비롯해 공기업의 비리 등 하루에도 수십 건의 청렴을 저버린 부패행위가 만연돼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과연 이를 부인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도 천진난만한 유아들만이 청렴의 양심적 삶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청렴이란 사전적 의미를 보면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이고 대도적으로 부패란 ‘정치, 사상, 의식 등이 타락함과 함께 파멸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두 어의에서 보듯 모두 사람들의 의식이 문제이고 어른들이 삶의 잔상으로 남긴 보이지 않은 선악의 유산인 것이다. 공직사회도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흔히 말하기를 오래전부터 그렇게 해 왔는데 무슨 문제가 되는가라는 관행(慣行), 소위 썩어빠진 관행인 것이다. 이 썩어빠진 관행이 청렴의 공직사회를 발목잡고 있다.

이렇듯 공직사회의 고착화 돼버린 관행이 부정과 부패를 낳고 궁극에는 함께 파멸을 좌초하는 것을 종종 접하곤 한다. 부패는 실제적 현상으로 나타나 만인을 경악케 하고 법의 노예가 되지만 청렴은 그저 구호에 그치고 이룰 수 없는 단어인 게 현실이다. 청렴도 부패처럼 실제적 현상으로 나타나 만인이 경배하고 법을 사랑하는 청렴의 신(神)으로 숭배할 수는 없을까?

필자는 청렴의 신(神)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신나고 정의의 사회가 올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다. 썩어빠진 의식과 관행이란 이름을 갖고 행해졌던 그런 것들 즉 누가 모르겠지, 이런 것 즘이야, 윗사람이 하라니까, 이제까지 해왔는데 등등 공직자의 자세와 사고를 떨쳐 버려야 한다. 그리고 과거의 공복이었던 황희정승, 맹사성, 박제상 등 선조들의 청렴철학을 다시금 배워야 한다.

특히 이 시대의 청렴한 공직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독일 철학자 칸트가 말한 것만 실천해도 도민에게 신뢰 받게 되고 제주의 브랜드는 하늘을 찌를 것이다. 요약 풀이하면 개개인의 의지로서 정언명령(定言命令)과 가언명령(假言命令)이다. 정언명령은 누가 나에게 청탁이나 뇌물을 주고자 했을 때 부정한 방법이기 때문에 거절하는 것이지만, 가언명령은 뇌물을 받았을 때 처벌이 두려워서 또는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거절하는 것이다.

제주도의 근간을 이루는 공직자는 청백리(淸白吏)의 공직자상은 과도한 것인가? 최소한 도민의 표상이며 제주라는 신뢰의 정표가 아닌가? 이처럼 자신보다는 도민을 위한 공직자로 나 하나쯤이야 하는 경솔한 우(愚)를 경계하는 것만이 제주 브랜드를 높이는 청렴의 마중물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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