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날~

11월 내내 내리던 가을비는 잠시 주춤합니다.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11월을 보내고

해안길을 걸으며 아주 오랫만에 햇빛의 고마움을 온 몸으로 느껴봅니다.

 

물빛이 고와 한담(漢潭)이라 부르는 '한담 해안산책길'은

한담마을에서 곽지과물해변간 1,2km구간에 해안선을 따라 산책로를 개설한

해안절경이 수려함은 물론 일몰시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구불구불한 작고 아름다운 해안길에는 환해장성과

바닷가 주변으로 기암괴석, 에머랄드빛 잔잔한 바람의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작지만 아름답고 숨어있는 비경을 간직한 곳입니다.

 

애월항을 출발점으로 쉬멍, 놀멍, 걸으멍

아름다운 해모살까지 느릿느릿 걸어볼까요~

멜(멸치)어장이 형성되었던 곳으로 여러 가구가 멜를 잡았던 곳입니다.

바다로 침입해오는 적을 대비하기 위하여

해안선을 따라서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돌로 쌓아 올린 석성이다.

현재 양호하게 남아 있는 곳은 10개소로

제주시의 애월, 곤흘, 별도, 삼양, 북촌, 동복, 행원, 한동

서귀포시의 온평, 신산이 문화재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1940년대까지 천연소금의 원료인 소금물을 만들었던 곳이다.

바위틈 사이에는 끈길긴 생명력으로 바닷바람을 견디며

갯메꽃, 갯까치수영, 갯장구채, 갯질경이, 갯강아지풀, 망초, 사철쑥, 괭이밥,

도깨비고비, 찔레, 돈나무, 사철나무 등

염생식물이 살아가는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줍니다.

가린돌은 '큰 돌이 가려진 어장'이 있었던 곳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한담 산책로 주봉인 가린돌 주변은

계절마다 30여종의 다른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는 야생화정원으로

한담의 야생화 최대 서식지라고 하네요.

한마리 솔개가 하늘을 향해 힘찬 날개짓을 하려는 듯

눈을 부릅뜨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서 '치소기암'이라고 합니다.

이 바위는 과오름의 셋째봉인 말젯오름의 용암이 바닷가로 흘러 만들어진 거대한 암석으로

솔개가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 하여 포란지형이라고도 한다.

곽지과물해변 동쪽 해안가에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에 반사되어 비치는 햇빛은

마치 멸치의 등에서 비치는 반짝임과 흡사하다.

장사포어는 곽지과물해변의 원담과 포구가 있는 진모살에서의 멸치잡이를 뜻하는 말입니다.

곽지리는 소가 누운 형상의 과오름 서쪽에 형성된 마을로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해 있습니다.

선사시대의 패총이 발견되어 유서 깊은 마을이며

곽지해수욕장은 백사장과 평균수심 1.5m로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어

청소년수련장과 피서객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석경은 용천수가 나온 우물 위치 지명이고 감수는 물맛이 좋아 석경감수(石鏡甘水)라 합니다.

다른이름으로 과물이라 부르는데 제주어로 돈물을 뜻합니다.

과물은 큰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로

수도가 보급되기전까지 인근 마을은 물론 화전마을까지

이 우물을 운반하여 식수로 사용하였다고 하네요.

 

수로형식의 우물물은 바다로 빠져나가도록 되어 있고

위쪽부터 채소를 씻고, 목욕, 빨래하는 곳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과오름 중 둘째봉인 샛오름의 용암이 흘러 곽지리와 금성리의 기반을 만들었고

바닷가에 멈추어 금성리의 용머리를 만들었다.

남당암수는 이 용머리 부분에서 솟아오르는 물로

금성리 남당머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식수로 이용되었다.

마을사람들은 겨울의 찬바람과 파도를 막기 위해 이 곳에 울담을 쌓아 놓았다.

한라산 기슭에서 발원하고 이 곳에서 물줄기를 이루어 흘러 내려오는

큰 두 줄기의 물줄기는 금성리에서 만나 금성포구에서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금성리와 귀덕리를 가르는 분계선 역할을 하는 냇바닥은

비가 올 때만 물이 흘러내리지만 그 장엄함은 대단하여 그 내의 물이 터지는 날이면 큰 홍수를 예고했다.

정자정천은 상류의 내가 정자모양의 물줄기를 이룬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냇바닥을 사이에 두고 브로콜리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네요.

앞서가는 부부의 뒷모습은 아름다운 하루를 열어줍니다.

영등별감은 바다에 물고기 씨를 뿌려주는 어부들의 영등이다.

별감은 무장이라 창과 방패를 가지고

바다에 불어오는 태풍을 창으로 찌르고 방패로 막으며 배를 단속한다.

복덕개포구는 천연자원으로 된 복어형태의 형국으로 옛부터 '복덕개'라 불렀다.

귀덕리에 처음으로 포구가 되어 큰개라고도 불리어 왔다.

영등할망(해신)은

음력 2월 초하룻날에 복덕개로 들어왔다가 남풍(마파람)이 불면 우도로 간다고 전해지고 있다.

 

거북등대는 등대의 아랫부분에 거대한 거북이 모양의 조형물 모습으로

복덕개라고 불리던 귀덕포구의 '큰 여'와 '족은 여'의 갯바위 위에 세워진 등대이다.

영등호장은 성깔없고 무게 없는 영등바람 같지 않은 바람이다.

영등할망이 마지막 꽃샘추위를 선사하기 전에

빨리 햇빛을 내리고 덥다고 얇은 옷 하나만 걸치고 온 신이다.

 

거북등대와 마주한 작은포구인 바닥에 모래가 깔려 있어 모살개가 있다.

도대불은 선박의 항로를 알려주는 등대와 기능이 같은 신호유적으로

제주도 해안마을 포구에 설치되어 있다.

도대불은 마을 주민들의 필요에 의하여 만들어 졌으며

과거 제주 도민에게 있어서 기초적인 생계수단인 어업문화를 보여주는 흔적이자 유산이다.

영등할망은 며느리를 질투하고 싫어하지만

착하고 부지런하고 어질고 반듯한 영등며느리는 바다에 들면

바당밭에 전복, 소라, 미역, 천초 등 해초의 씨를 뿌려주는 좀녀의 수호신이다.

영등할망을 도와주는 영등신들 중에 비 날씨를 예보하는 일관을 영등우장이라 한다.

에머랄드빛 잔잔한 바다를 보며 걸어보는 12월의 첫날~

감귤을 따지 못해 울상이 되어버린 농가들에게 미안한 생각에 자꾸 뒤를 돌아보게 합니다.

그래도 길동무들과 오랫만에 걸었던 제주의 해안길은

온 종일 들뜨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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