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좌읍 종달리 마을 북동쪽에 있는 지미봉은

말굽형 형태의 표고는 165.8m입니다.

 

제주의 서쪽 한경면 두모리를 '섬의 머리'라 하고 동쪽 끝에 위치해 '땅끝'이라 한데서 지미라고 합니다.

제주목의 땅 끝에 있는 봉우리라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종달리의 어머니 역할을 하는 오름이기도 합니다.

 

오름 꼭대기에는 봉수대의 흔적이 비교적 뚜렷이 남아 있는데

북서로 왕가봉수, 남동으로 성산봉수와 교신하였다고 합니다.

정상에서는 성산, 우도, 식산봉 등의 한눈에 들어옵니다.

400m를 오르고 뒤돌아 보았더니 바다위에 떠 있는 궁전 '성산'이

소나무 사이로 빼꼼이 얼굴을 내밉니다.

종달리 두문포구와 조개잡이로 유명한 종달리 백사장...

알록달록 슬래트 지붕이 정겨운 마을 모습입니다.

우도와 종달포구, 성산, 식산봉, 두산봉~

제주의 아름다운 동녘 해안이 눈 앞에 펼쳐지는 순간입니다.

파도가 일 듯 부드러운 오름 능선의

아름다운 풍광을 놓칠 수 없어 실컷 담고, 또 담아 봅니다.

비구름이 금방이라도 몰려올 듯 저만치에 있어야 할 한라산의 모습은 보이질 않습니다.

 

12월을 전후해서 우도봉과 성산의 중간 지점에서의 일출은 장관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눈부신 장관을 볼 수 있는 기대를 해 봅니다.

제주도의 연락망은 연대와 봉수를 이용했는데

봉수는 밤에 잘 보이도록 횃불을 낮에는 연기를 이용한 일종의 군사시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 1박을 하고 내려가는 일행을 만났다.

어제밤에 바람이 얼마나 불었던지 아마 일출은 보지 못한 듯~

숙박료를 못 받았다고 너털웃음을 짓는 선생님들의 해맑은 모습이 재밌다.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오는 저어새, 도요새, 청둥오리 등 여러 철새들의 쉼터입니다.

한겨울에도 초록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바다 위 '녹색정원'

들판에 초록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돌담이 아름답고 정겨운 농,어촌마을 모습입니다.

정상에서 내려오니 두 갈래길이 보입니다.

계단을 택해 바로 내려가는 걸 포기하고 둘레길을 빙 돌아 출발점으로 가는걸로 합니다.

가파르지만 길지 않은 섬 동쪽 끝 바닷가에 우뚝 솟아 있는

지미봉은 올레 21코스이기도 합니다.

오름을 내려오니 시멘트 길 너머로 우뚝 솟아난 '다랑쉬오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미봉 둘레길에는 겨울이 시작인데도 여름 들꽃들이 아직도 한창입니다.

열매를 맺어야 할 시기지만 계절을 잊고 꽃을 피우는 이 아이들이 조금은 딱하기도 합니다.

길동무해주는 아이들이 예뻐보이지만 그래도 더 추워지기전에

보금자리를 잘 찾아가야 할텐데..

둘레길에는 소나무, 굴피나무, 까마귀쪽나무, 천선과나무 등이

아름다운 열매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특히 남오미자 열매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눈이 시원해지는 파란 무우밭을 지날 즈음에는

구불구불 검은 밭담도 한 눈에 들어옵니다.

내 고장 제주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농촌의 풍요로움을 보는 것 같습니다.

국토의 최남단에 있는 마지막 산봉우리~

오랜만에 들른 아름다운 종달리 마을 지미봉은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탐방로와 둘레길은 말끔히 정비되어 도민이며 관광객들이 접근도 쉬워졌습니다.

 

잔뜩 끼어었는 비구름을 피하며 계획했던 쫄븐갑마장길을 포기하고

오른 지미봉은 내 눈을 맑고 건강하게 해줍니다.

오름을 오르는 동안 잠깐 쉬고 간 '비'님이 고마웠고

철 지난 소박한 들꽃들이 막 피어나 길동무해주는 정겨움이 묻어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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