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소깍풍경

겨울의 한기가 모두 빠져나간 계절은 우리에게 축복을 주고 있다.

이런 축복의 시간에 서귀포시 하효동에 위치한 쇠소깍으로 간다.

지난 23일 서귀포시로 가는 5.16 도로는 그야말로 봄 향기를 전해주고 있다.

나무들은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려는 듯 기지개를 펴고 있고, 간혹 들리는 새소리는 평화로움 그 자체이다.

기암괴석, 바위를 탐방한다는 것은 늘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크기 마련이다.

쇠소깍 주변 기암괴석, 바위를 탐방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쇠소깍 주변 기암괴석1
쇠소깍주변 기암괴석2
쇠소깍주변기암괴석4.

쇠소깍에 도착하니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쇠소깍은 효돈천 하구의 계곡을 말한다. 효돈천은 산남 지역을 대표하는 하천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산북 지역을 대표하는 한천과 곧 잘 대비하기도 한다.

쇠소깍과 한천은 모습 또한 비슷하다. 두 하천은 모두 깊은 계곡과 아름다운 상록수림대를 지나며 바다와 맞닿는 곳에서 ‘소’를 이루고 있다.

쇠소깍은 ‘소가 누워있는 형태’라 하여 ‘쇠둔’이라는 지명으로 부르다가 효돈천을 흐르는 담수와 해수가 만나 깊은 웅덩이를 만들고 있어 ‘쇠소깍’이라고 붙여졌다.

‘쇠’는 ‘소’, ‘소’는 ‘웅덩이’, ‘깍’은 ‘끝’이라는 뜻이다.

쇠소는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굳어져 형성된 계곡 같은 골짜기로 이름만큼이나 재미나고 독특한 지형을 만들고 있다.

쇠소깍은 서귀포의 숨은 비경 중 하나로 깊은 수심과 용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과 소나무숲이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쇠소깍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78호로 지정된 곳이다.

쇠소깍 주변을 걸어서 풍광을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쇠소깍 주변의 기암괴석과 바위를 탐방하는 것이 목적인만큼 테우를 타고 기암괴석을 탐방하기로 했다.

쇠소깍에서는 테우, 수상스키, 수상 자전거를 타고 쇠소깍의 풍경을 보는 것도 좋지만, 필자같이 기암괴석을 보고 사진에 담기 위해서는 테우를 타고 보는 것을 추천한다.

테우는 많은 인원이 탈 수는 없어 두 시간을 기다려야 탈 수 있단다.

그래서 쇠소깍 주변의 풍경을 구경한 다음 테우를 타고 기암괴석, 바위를 탐방하기로 했다.

쇠소깍에서 왼쪽으로 돌아 30분쯤 걸어가니 쇠소깍 반대편(위미쪽 방향)에 다다랐다.

이곳은 화산이 폭발할 때 용암이 흘러내려 그대로 굳어 버린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이 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용암줄기가 흘러가다 멎은 듯 자연의 신비함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다양한 모양의 화산석을 뒤로 하고 저 멀리 지귀도가 보이고 바위에는 가마우지가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모습이 바닷물과 어울려 마치 수석의 한 장면을 보는 착각에 빠진다. 마치 다도해를 연상케 한다.

이곳에서의 백미는 ‘공룡척추뼈 바위’이다. 사람의 뼈인지, 공룡의 척추뼈 같은 바위에 시선이 오래 머문다.

공룡뼈바위

거대한 공룡이 누워있던 자리인 듯 공룡 척추뼈 모양의 바위가 육지에서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 있다.

마치 용의 용틀임을 하는 것 같은 바위이다.

여기서 말끔히 단장된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면 막다른 길에 다다르게 된다. 아름다운 몽돌해변을 만날 수 있다.

여기서 보는 몽돌해변은 내도동의 알작지처럼 작은 것이 아니라 좀 더 큰 형태를 하고 있다.

여기서 기암괴석을 보기위해 왔던 길을 돌아서 간다.

테우를 타고 갖가지 모양의 바위 등 쇠소깍의 구석 구석을 감상하기 시작한다.

필자가 찾아간 날이 썰물 때여서 안쪽까지는 못가 봤지만, 기암괴석을 탐방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테우를 타는 일명 선착장에서 부엉이 바위를 만난다.

부엉이바위는 부엉이 한 마리가 바닷가에 내려앉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쇠소깍을 지켜주는 수호신 마냥 커다란 모습으로 큰 눈을 부릅뜨며 오가는 이를 바라보고 있다.

빔이고 낮이고 쇠소깍을 바라보고 있다.

선착장 오른쪽부터 즉 부엉이 바위 기암괴석, 바위 탐방이다.

부엉이 바위 앞쪽에는 곰발바닥 바위가 있다. 마치 커다란 곰 한 마리가 발바닥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다.

곰발바닥

하얀색의 곰발바닥 바위는 돌아올 때 보면은 뭔가 먹이를 낚아채려는 듯 날카로운 독수리 부리 같이 생겼다.

이와 같이 같은 바위라도 보는 각도와 위치에 따라 그 명칭이 달라진다. 이것이 바위문화가 갖는 특징이다.

그래서 이 바위를 보고 딱히 무슨 바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바로 그 왼쪽으로는 커다란 코끼리바위가 커다란 귀를 펄럭이며 기다란 코를 내밀고 있는 바위가 있다.

코끼리바위2

코끼리 바위를 지나면 매서운 눈, 꽉 담은 입술로 쇠소깍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장군바위, 그 바로 옆에는 커다란 주먹코에 터질 듯한 볼이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는 큰바위얼굴이 있다.

큰바위얼굴 옆에는 사랑바위, 연인바위, 키스바위라 불리는 바위가 있다.

키스바위

이 바위는 마치 조각이라도 해놓은 듯 남녀 한 쌍이 서로 키스하는 형상을 닮은 바위이다.

남녀 한 쌍이 서로 다정한 모습으로 사랑을 나누는 듯한 바위이다.

벌집바위

그 옆에는 벌집바위가 있다. 테우 선장에 의하면 이 바위를 보고 벌집 같다고 하면 젊은 사람이고, 사람의 뇌 같다고 하면 늙은 사람이라나....

벌집 바위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독수리 바위가 있는데 썰물 때여서 들어가 보지는 못해 아쉬움이 크다.

독수리 바위는 독수리의 튀어난 부리와 날카로운 눈매를 닮은 바위이다.

독수리바위

쇠소깍 끝 절벽에는 병풍을 친 것 같은 병풍바위가 보인다.

사랑바위, 연인바위 바로 앞에는 사자바위가 있다. 이 사자바위는 마치 암사자와 수사자가 사이좋게 얼굴을 비비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바위이다.

사자바위, 큰바위얼굴

사자바위 옆에는 무당들이 굿을 하는 곳으로 신들린 바위라 부르기도 하고, 무사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기원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신들린바위

이 바위는 커다란 높이의 바위로 바위 꼭대기에는 나무들이 무성해 신들리는 한 형태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무당들이 굿을 하다 쇠소깍으로 버린 사과들을 함부로 만져서는 안된다고 한다.

기원바위를 조금 지나면 일명 쌍용굴이 있다. 구멍이 두 개가 나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쌍용

쌍용굴을 지나 부엉이 바위를 향해 간다. 부엉이 바위 바로 오른쪽으로는 물고기 바위가 있다.

이 바위는 물고기 한 마리가 마치 서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입은 하늘로 항하고 꼬리 부분은 바닷물에 닿은 형태다.

물고기 바위는 마치 무슨 승천을 꿈꾸고 있는 지도 모른다.

금붕어바위1

쇠소깍 주변에는 사람이 손때가 없는 사람얼굴 형태 등 기기묘묘한 조각상을 빚은 바위들이 많이 있다.

키스바위
금붕어바위2
독수리바위
병풍바위
코끼리바위와 독수리바위

쇠소깍에는 그야말로 기암괴석의 파노라마를 연출하는 곳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기암괴석 앞에 넋을 잃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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