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바위

장마 소식이 들린다. 이번 장마에는 별다른 비피해가 없이 지나가길 바랄뿐이다. 장마소식이 들리는 주말이지만 햇볕은 따갑게 비친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위치한 황우치 해변으로 간다. 황우치 해변은 올레 10코스에 있는 곳이고, 올레 7코스에 있는 황우지 해안과 명칭이 비슷함으로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황우치 해변으로 가기 전 산방산 앞 도로변에는 산방연대가 있다.

산방연대는 횃불과 연기를 이용해서 정치. 군사적으로 급한 소식을 전했던 통신수단이다. 봉수대와는 별 차이가 없지만 연대는 주로 구릉이나 해변지역에 설치되었다.

낙석지대를 갓 지나 황우치 해변에서 볼 수 있는 기암괴석

지금 산방산은 비가 올 때나 태풍이 올 때 낙석위험이 있기 때문에 우회도로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산방산을 지나 오른쪽에 한라 ATV 체험장이 있다.

ATV 체험장을 알리는 표지판을 따라 조금 가니 흙길이다. 눈앞에 황우치 해변이 펼쳐진다.

입구에서 만나는 황우치 해변은 장시간 모래가 쓸려 나간 자리에 암반이 드러난 모습이선명하다. 곳곳에 홈이 패여 마치 빨래판을 보는 듯하다.

일명 누룩바위가 형성된 셈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인근 방파제 공사로 장시간 모래가 침식되면서 원형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암반까지 드러나면서 상태가 심각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주상절리대처럼 육각형의 바위이다

누룩바위를 지나면 왼쪽으로 모래언덕이 있고, 바로 눈앞에는 낙석으로 떨어져 나간 암반이 곳곳에 널려 있어 이곳을 지나갈 때에는 낙석을 조심해야 한다.

이 바위들은 중문대포 해안의 주상절리대처럼 육각형의 바위들이다.

아슬아슬한 모습으로 붙어 있는 바위들은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다.

바위들이 떨어질까 봐 서둘러 지나가니 눈앞에 모래사장이 나타난다. 이곳 모래사장도 예전에는 모래가 많이 쌓였는데 몇 년 사이 모래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모래가 사라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곳은 해안절경을 자랑하고 있다. 사람들의 잘 모르는 숨은 명소이자 숨은 바다이다.

이처럼 황우치 해변은 모래밭이 분포되어 있어 해수욕을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황우치 해변엔 산방산의 웅장한 자태와 갖가지 기암괴석을 볼 수 있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이곳은 산방산, 용머리 해안과 가깝고 앞바다에는 형제섬, 마라도, 가파도가 있어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황우치 해변은 산방산 밑 용머리 해안과 화순금모래해변 중간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황우치는 산방산 동쪽 바닷가, 소금막 서쪽 해안을 말한다. 1702년 탐라순력도에 산방포(山房浦)로 표시돼 있다.

황우치 해변이라 불리는 이유는 이곳의 지형이 마치 황소의 뿔과 같이 생겼다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민간에서는 예전부터 포구로 이용하지 않았던 곳으로 배들이 많이 난파되었던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6.25전쟁당시 모슬포 제2훈련소에서 군사물자를 이곳에서 실어 날랐다고도 한다.

황우치 해변에서 볼 수 있는 기암괴석

황우치 해변에 들어서서 뒤를 돌아보면 산방산의 웅장한 자태를 볼 수 있다. 안개가 덮인 날이면 그 모습은 신비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검은 모래로 뒤덮은 황우치 해변은 드라마나 CF를 촬영했던 곳이다.

낙석지대를 갓 지나 황우치 해변 모래사장을 걷기 전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기암절벽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 얼굴 형태의 바위. 마치 서양 사람의 코를 연상케 한다

그 기암절벽은 갖가지 모양을 하고 있다. 사람 얼굴 같은 바위들이 길게 늘어서 있고 기암절벽 사이로 작은 굴이 몇 개 있어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굴속에서 숨은 뭔가가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이다.

길게 늘어선 사람 얼굴 같은 바위는 마치 필자를 반기는 것만 같다. 서양사람 코 닮은 바위에 시선이 간다.

대게바위. 이곳이 백미라 할 수 있는 바위이다

기암절벽을 바라보며 걷다 유독 시선이 멈추는 바위가 있다. 바위 위로는 어떤 괴이한 모습의 얼굴같이 보이고, 아래쪽으로는 게가 뒤집어진 모습으로 하늘을 보는 것처럼 보이는 바위다. 필자는 ‘대게바위’라 명명했다.

필자가 보기에 이곳이 백미라 할 수 있다.

금방이라도 게의 집게다리로 뭔가 잡을 기세다. 대게바위 옆으로는 커다란 바위가 대게바위를 호위하려는 듯 눈을 지긋하게 감고 있는 듯한 바위도 있다.

대게 바위를 갓 지나면 검붉은 기암괴석 군락을 만난다. 이 기암괴석은 한마디로 야외에 수석을 전시해 놓은 수석전시장이다.

너구리 닮은 바위

기묘한 바위와 바위 사이에 모래들이 쌓여 있어 바위 사이를 걸을 때 묘한 느낌을 받는다. 바위와 바위 사이를 걸으면서 갖가지 기암괴석을 감상하는 재미에 빠지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바위사이를 걷다보면 구멍난 돌이 보이고, 저 멀리서 외돌개처럼 우뚝 서 있는 바위가 그 주변에 있는 작은 바위를 거느리고 있는 바위가 보인다.

작은 바위들은 외돌개처럼 보이는 바위를 호위하려는 듯 그 주변을 빙 둘러쳐 있는 모습이다.

개닮은 바위
소금막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기암괴석

눈앞에 곰 닮은 바위가 보이고, 바다 쪽으로 너구리 닮은 바위가 있고, 안쪽 깊이로는 사람 닮은 바위, 개 닮은 바위 등 기암괴석에 이름을 붙어 가며 걸어가도 좋을 듯 하다.

기암괴석을 지나자 멋진 주상절리대의 모습이 보이고, 주상절리를 감싸고 있는 물빛도 푸르러 하나의 작은 연못처럼 보인다.

소금막이다. 바위 사이의 움푹 들어간 부분에 막사를 쳐서 바닷물을 끌어들여 소금을 만들었던 곳이다.

소금막 절벽에는 멋진 주상절리대가 만든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사람얼굴바위. 드러누운 바위가 사람의 얼굴 형태다

소금막 주변 작은 모래사장엔 사람 얼굴 형태의 바위가 드러누운 바위가 있다.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편안히 잠을 자고 있는 듯하다.

이 바위는 마치 부처 모습 같기도 하다.

황우치 해변 곳곳이 기암괴석은 딱히 무슨 바위다라고 부르기에 무리가 따른다. 그만큼 이곳이 기암괴석은 여러 가지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우치 해변은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해변 전체를 감싸고 있고, 암벽이 함께 존재하고 있고,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이 존재하고 있는 자연의 신비로움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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