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은 동문로터리에서 동진교에 이르는 길이 350m의 산지천 일대 4만5845㎡에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842억(공공사업비 490억원·민자 352억원)을 들여 테마정원, 생태하천, 세계음식테마거리 등을 만들고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시작한 사업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원래 취지와 어긋나게 추진되면서 계획보다 1년이나 늦은 다음달 말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여러 가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역사와 문화, 예술과 관광을 아우르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탐라문화광장 조성 사업은 지난 2013년 전임 우근민 도정에서 시작했는데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지난 2014년 초 우근민 전 지사와 건입동 주민과의 대화

지난 2014년 2월 우 전 지사는 원도심권 활성화 등 지역현안과 관련한 주민의견 수렴을 위해 제주시 일도1동과 건입동, 이도1동을 차례로 방문, 주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우 전 지사는 모두발언을 통해 동문로터리 일대에 생태복원 및 분수, 레이져 쇼, 경관조명 등을 갖춘 탐라문화광장의 조성은 원도심권 활성화를 위해 계획하고 국비를 지원받아가며 펴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우 전 지사는 “연동이나 노형, 삼화지구가 개발되면서 인구가 이쪽으로 빠져나가며 도심이 공동화 현상을 빚어지게 됐는데 일반인이 보기에는 자연적으로 그러려니 하지만, 원도심권을 어떻게 살릴까를 생각하면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원도심권은 제주도 역사 문화의 중심지로 가치 있는 지역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3년도 제주항을 통해 크루즈 관광객 41만명이 제주를 방문했는데 탐라문화광장을 만들면 이들이 탐라문화광장에서 레이저쇼를 관람하고, 곧바로 상권에 들어가게 되면 상권과 도심이 되살아나게 될 것이라면서 탐라문화광장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우 전 지사는 “탐라문화광장 사업은 도가 펴겠지만, 칠성로 차 없는 거리 조성 등 탐라문화광장과 병행해 추진해야 할 여러 관련 사항들은 제주시가 관장해야 할 사항으로 제주시 및 관계공무원들은 탐라문화광장에 특히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후 2014년 7월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이 들어서면서 이 사업은 도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원 도정은 출범 초기 민선 6기 공약사항으로 원도심 재생사업으로 탐라문화광장과는 별개의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고 출발했다.

다음달 완공을 앞둔 산지천 일대 탐라문화광장

원 도정 출범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다음 달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제주시 산지천 일대에 열린 문화광장을 만들겠다며 13년 만에 분수까지 철거했지만 분위기는 썰렁하고 70억 원을 들여 새로 만든 분수대는 저녁에만 가동하고 있다.

부근 광장 3곳을 다 합쳐도 8700㎡로 축구장보다 조금 큰 정도다. 또한 울창했던 가로수를 뽑아버리고 작은 나무로 다시 심었고 산지천을 가로지르는 나무로 만든 다리 2곳은 재난위험시설 E등급 판정을 받아 6개월째 통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지난 2011년부터 5년 동안 586억 원을 들인 탐라문화광장은 도심 속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또한 민간 자본 350억 원을 유치해 광장과 공원 주변에 세계음식점과 전통 음식 테마거리, 관광노점을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실적은 전혀 없고 급증하는 크루즈 관광객을 끌어들여 원도심 상권을 활성화하고 도시 기능을 창조하겠다는 의도는 크루즈 관광객이 찾지 않아 결과가 전무한 실정이다.

문제는 대형 사업에 대한 사전 정확한 조사와 그리고 치밀하고 세심한 사업 추진 마인드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얘기하면 하드웨어는 되고 소프트웨어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 지사는 탐라문화광장 사업에 대한 민자 유치 실패를 인정하고 지역 주민과 연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실무부서는 어려움이 많다고만 하소연 할 뿐이다.

새 건물을 지어 관광객을 유인하겠다는 방식은 역사와 추억이 깃든 가게와 건물, 그리고 옛 골목은 사라져 버리게 만들었고 막대한 예산을 들인 사업은 콘크리트 공원 조성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인근 주민과 상인들 입장에선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공공투자만 있고 민간투자가 없는 ‘반쪽짜리’ 사업에 도민들은 실망감만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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