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가 제주도의회 제350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강경식 의원의 도정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제공 제주도의회

오라관광단지 사업과 관련된 제주도의회 의원과 도지사간 신경전이 펼쳐졌다. 그 과정에서 원희룡 도지사가 “박영조 회장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말해, 도에서도 오라관광단지 개발의 부적절성 논란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

4월 10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2차 본회의에서 강경식 제주도의회 의원(무소속)은 오라관광단지 사업과 관련해 제주도의 환경영향평가 동의안 제출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했다.

원희룡 지사에게 질의하는 강경식 의원(KCTV 방송캡쳐)

강경식 의원은 “오라관광단지와 관련해 JCC의 자본 실체와 관련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도에서 자본 검증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회에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제출한 것은 의회와 도민을 무시한 행위”라고 격렬하게 비판했다.

이에 원희룡 도지사는 “이번 의회에 제출한 동의안 환경영향평가에 한해서 하는 것이다. 사업 자체에 대한 것이라면 자본검증까지 다 들어가야 하지만 이번 동의안은 그렇지 않다”며 “사업자 측에서 상세한 설계를 차후에 제출하면 도가 최종적으로 면밀하게 검토하도록 되어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강의원이 “JCC의 지분 100%를 가진 하오싱사는 먹튀자본의 의혹이 있다”며 “현재 평당 5만원에서 10만원 정도인 부지가 오라관광단지 조성 이후 평당 수백만원에서 천만원까지 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부유출의 위험성이 크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이번에 진행한 것은 환경영향평가 부분이며 차후 자본의 성격과 사업의 충실성 등을 철저히 검증하려 한다”며 “구체적으로 확인된 내용도 없이 하는 이야기는 일방적인 주장으로 들릴 수도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원 지사의 이런 해명은 설득력이 약하다.

박영조 JCC 전 회장이 하오싱의 지분 100%를 회장의 아들이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강 의원이 묻자 원 지사는 “그 회장의 말을 믿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박 회장의 신뢰성에 대해 원 지사 스스로도 이미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원 지사가 “중국의 화롱 그룹이 (JCC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언급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 4일 김용철 공인회계사가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하오싱사의 6개 주주회사 명단에 따르면 “화롱(Huarong)은 ‘Sheung Yuan SPC’의 단독투자자로서 Sheung Yuan SPC의 주식 전부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JCC의 최대주주 하오싱사의 지분 구조를 원 지사가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JCC 대표이사 변경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도 지적이 있었다.

강 의원은 “작년 12월 JCC 대표이사가 박영조 회장에서 왕 핑후아라는 중국인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3월에 제출된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에는 여전히 박회장이 명시되어 있었다”며 “현 자본의 신원검증은 물론 관계자조차 만나보지 않은 상태에서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한 것 아니냐”며 이번 동의안 제출과 관련해 절차상 하자를 지적했다.

JCC 대표이사가 변경한 내용을 도지사가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원 지사는 확답을 피했다. JCC 임원 교체 등 주요사안을 원 지사가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는지 의문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강 의원은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하오싱사의 6개 주주 중 3개의 SPC사가 박영조 회장의 아들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이런 사항을 원 지사가 파악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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