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사진제공 안철수 공식 페이스북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27일 제주를 방문하지만 일정 변경과 무리한 동선으로 비판을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애초 국민의당 제주선대위에 따르면 안철수 후보는 오전 10시에 제주공항에 도착해 곧장 기자회견을 갖고, 오후 2시 30분까지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두루 방문하며 제주 표심을 공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안 후보의 제주 방문 일정이 오전 8시 30분부터 12시까지로 3시간 반으로 축소 변경됐다고 26일 전했다.
 
안철수 캠프는 부득이하게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9시 30분에 서귀포 매일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눈 뒤, 현장에서 기자들과 즉문즉답 형태의 인터뷰를 이어간다. 이후  오전 11시부터 제주오일장을 방문해 유세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동선은 너무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서귀포 매일시장부터 제주시 오일장까지의 거리만 해도 50분에서 1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결국 안 후보가 실제로 제주도민과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시간도 채 되지 못한다. 애초 4시간 남짓의 시간만으로도 제주와 서귀포를 모두 방문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던만큼, 이 짧은 시간에 제주와 서귀포를 모두 다녀가려는 계획은 과욕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18일 3시간 동안 제주에 머물면서 4·3평화공원을 다녀간 뒤, 제주시 동문시장에서의 유세, 세월호 유가족과의 만남 등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당 제주도당에서는 문 후보의 일정이 "너무 빠듯하다"며 "서귀포시 방문을 제외시킬 정도로 바쁜 것인지 답변을 듣고 싶다"고 부정적인 논평을 낸 바 있었다.
 
결국 이를 의식해 계획했던 제주 방문 동선이었지만, 일정이 변경되면서 이 비판이 안철수 캠프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됐다. 시간이나 동선, 효율성을 따져도 안 후보의 제주 방문이 문재인 후보의 방문보다 낫다고 얘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정이 변경된 과정도 문제다. 국민의당 제주도당 관계자는 "경남 및 부산 지역에서 유세 지원을 안철수 캠프에 요청했고, 결국 제주 방문 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자칫 다른 지역 유세로 제주가 소외받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중앙당 공보실의 주이삭 간사는 "처음 받은 일정 자체가 12시에 제주공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도당의 애초 일정은 후보 비서실의 시간운영과 관련해 최종 결정된 것과 다른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 일정 변경이 있었지만 중앙당에서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이는 비서실과 중앙당, 지역도당 간에 제대로 의견 조율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의당 제주도당 관계자는 "도당에서 아무 확신도 없이 임의로 보도자료를 부주의하게 보내는 경우는 없다"며 "비서실과 중앙당 말이 다 달라서 도당에서도 혼선이 많다"고 토로했다.
 
또, 도당 관계자는 "기자회견이 취소된만큼 최대한 메시지가 잘 전달되도록 자료로 배포할 예정"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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