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힐링(eco-healing)은

'자연 속에서 치유력을 회복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

을 의미하는데 사려니 숲길은

자연치유와 명상의 숲으로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홉번째 제주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 행사가

5월 27일(토)~6월6일(화)까지 열렸다.

사려니 숲 에코힐링 체험이 막바지를 달린다.

이틀에 걸쳐 사려니 숲길 완주 계획을 세우고

첫날은 비자림로 사려니숲길~물찻오름~붉은오름 입구

둘째날은 붉은오름 입구~사려니오름까지 걸어보기로 한다.

제주의 하천은

대부분 건천이지만 폭우시에는 급류를 이루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천미천은 제주에서 가장 긴 하천으로 한라산 해발 1400m 어후오름 일원에서 발원하여

물장오리, 물찻오름, 부소오름, 개오름 등을 지나 표선면 하천리까지 이어진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휘돌아 흐르면서 형성된 하천으로

주류와 본류 이외에도 크고 작은 형태의

수많은 지류를 아우르고 있다.

 

숲길은 걸을 때마다 먼지가 폴폴 날린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날쯤이면 더욱 심각해 잠시 입을 가려야 한다.

숲길의 나무는 물론 등산화도 잔뜩 먼지를 뒤집어썼다.

초록의 기운으로 가득차야 할 6월인데 생기를 잃은 듯

축 쳐진 모습이 안타깝게 한다.

종모양을 한 때죽나무의 하얀꽃은

메마른 탓에 힘없이 아래로 떨어졌지만 나름 숲 길의 운치를 더해주고

햇살이 들어오는 조릿대 사이로 박새의 아름다운 모습은 잠시 멈추게 한다.

한라산자락을 타고 내려 온 크고 작은 오름군락

멀리 사라오름과 가까이 물장오리까지 광활하게 펄쳐지는

그림같은 아름다운 풍광에 잠시 시선을 빼앗긴다.

사려니 숲길의 명품 '물찻오름'

제주시 조천읍과 서귀포시 남원읍과 표선면에 걸쳐 있는 오름으로

해발 717.2m로 원형의 분화구를 가진 분석구이다.

분화구에는 사계절 물이 가득 차 있어서 '물찻오름'이라 부르고

숲이 검다고 하여 혹은 신성한 곳이라 하여 '검은오름'이라 불리기도 한다.

현재는 자연 휴식년제 구간으로 출입이 통제되지만

사려니오름과 함께 한시적으로 개방된다.

물찻오름 분화구를 보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월든 '치유와 명상의 숲'

월든은 비자림로 코스와 사려니오름 코스가 만나는 지점으로

사려니 숲길의 중앙에 위치한 명상의 숲길이다.

월든 자연림 코스와 인공림 코스로 구성되어 있는데

맑은 공기와 상쾌함은 삼림욕을 통해 일상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고

수직의 정원 울창한 삼나무숲에서 에코힐링하며

초록에너지를 충전한다.

가수기목(佳樹奇木)은

아름답고 좋은 나무와 기묘하게 생긴 나무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사려니숲에는 가수기목이 많이 산재해 있다.

수직의 정원 삼나무숲에서

웨딩촬영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 컷..

점심때가 훨씬 지나서 붉은오름 입구에 도착했다.

셔틀버스가 금방 떠나버려 30분을 기다려야 하는 아쉬움이...

 

사려니 숲길에도 촉촉하게 반가운 단비가 내렸다.

비 맞으며 걷는 사려니 숲길이 왠지 운치가 있을 것 같다.

아직은 보슬보슬 내리는 가랑비지만 잠시 후

쏟아지는 장대비에 등산화도 옷도 다 젖어버렸지만

'나는 행복합니다.'

라고 얼굴에 씌어 있다.

빨강우산, 파란우산 그리고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비옷을 입고

사려니 숲길로 하루여행을 떠난다.

행사 마지막 날~

멀리서 아름다운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소년소녀 합창단과 여성합창단의 아름다운 하모니

숲 속 음악회가 열렸다.

사려니숲 에코힐링대행진이

붉은오름입구~월든삼거리~한남리 출구(사려니오름)를

마지막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사려니 숲길은

제주시 봉개동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15km의 숲길을 말한다.

사려니오름의 명칭을 이용하여 '사려니 숲길'이라 부른다.

 

해발 500~600m에 위치하고 있는 사려니 숲길은

완만한 평탄지형으로 상록활엽수와 낙엽활엽수가 혼재된 혼효림을 이루고 있고

화전민 마을과 숯가마터, 잣성 등의 흔적이 남아 있어

옛 선인들의 산림문화를 엿볼 수 있다.

주변에는 천미천계곡, 서중천계곡 등이 분포하고

물찻오름, 말찻오름, 괴평이오름, 마은이오름, 거린오름, 사려니오름 등이 있다.

보슬보슬 내리던 비는 점점 거세진다.

먼지를 뒤집어썼던 어제의 모습과 다르게 비를 흠뻑 머금은 녹색의 푸르름은

나무와 꽃들에게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준다.

오랜 가뭄에 반가운 단비는 생기있는 숲으로 사려니 숲길의

아름다움이 빛을 발한다.

계속되는 비로 사진 담기를 포기한 채 걷는 동안

비를 흠뻑 맞은 한마리의 두루미가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채찍모양의 꽃이삭을 하늘 위로 치켜들고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두루미 한마리

"정말 반갑다, 두루미천남성~"

긴 혀를 내민 뱀의 모습과 두루미의 고상한 자태는

극과 극으로 보이는 두 얼굴을 가졌다.

깔끔하게 정돈된 비밀의 정원 '사려니'

비가 내려 녹색의 아름다움으로 단장한 숲길에는

눈을 맑게 하는 녹색의 싱그러움, 귀를 열어주는 새들의 노래소리,

코 끝에 와 닿는 흙내음, 뺨에 닿는 차가운 비와 이끼의 푹신함까지

사려니의 아름다운 숲길은 여름향기로 가득찼다.

삼나무는

낙우송과의 상록침엽교목이다.

높이가 40m에 달하고 위로 곧게 자라는데 성장속도가 빠르다.

잎은 바늘모양이며 송곳처럼 끝이 예리하다.

꽃은 암수한그루로 3~4월에 피는데

수꽃은 가지끝에 이삭꽃차례로 달리고 암꽃은 구형으로 가지 끝에 1개씩 달린다.

열매(솔방울)는 적갈색으로 10월에 익는다.

봄철 삼나무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일으켜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사려니 숲길에서 자연의 소리를 온몸으로 느끼며

천천히 걸으면서 자연을 즐기고 자연의 고마움을 전달하는 느림보 여행

나무와 작은 들꽃, 비와 바람과 햇빛, 흙이 주인인 숲을 빌린 하루는

편안한 마음과 건강한 생각

그리고  비움의 미학을 깨닫게 한다.

 

'내가 머문 건 찰나, 숲이 가진 건 영겁'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