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도내 공무원에 대한 ‘이런 저런’ 말들이 많다. 내용을 보면 ‘요즘은 공무원들 세상이다’ ‘도청 국·과장들은 허맹이고 실무자들이 실세다’ ‘지사는 열심히 뛰어다니는데 공무원들은 손 놓고 있다’ 등 자조 섞인 얘기들이다.

17일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도 공무원들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현우범, 좌남수 의원 등은 "일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다" "공무원이 권력화 되어있다” “승진에 눈이 어둡다” “민원처리가 과거보다 어렵다”라고 시중에 나도는 공무원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이런 지적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원 도정이 들어서고 임기 내내 꾸준하게 도민 사회에 회자되는 얘기다.

지난 2014년 도정에 입성한 원 지사는 취임하자마자 조직의 분위기를 대폭 바꿨다. 자율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면서 공무원들이 도민과 도정을 위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과거 ‘제주판 3김시대’의 도청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졌다. 공무원들의 살맛나는 세상이 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원 지사는 공무원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업무보고와 결재, 의전에서 권위의식을 버리고 그들과 눈높이를 맞췄다.

그러나 원 지사가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줬지만 결과는 기대처럼 녹녹치 않다. 지사는 탈권위적이지만 오히려 공무원들이 권위적이고 권력화 됐다는 얘기까지 나온 것이다. 아마도 열심히 일하는 다수의 공무원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일부 잘못된 행태에서 나온 얘기일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이런 얘기는 제주의 산적한 현안 앞에서 공무원들의 역할이 미미하기 때문에 나온다는 지적이다.

지난 16일엔 제주시 도두동 주민들이 제주도청 앞까지 상여를 메고 '도두동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었다.

주민들은 '공무원들이 말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지사가 이 자리에 와서 내용을 발표해야 믿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주민들 앞에서 전화통화로 지사가 해당 내용을 약속하는 것으로 중재안을 마련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왜, 주민들이 공무원의 말을 믿지 못하는 것일까?

공무원을 두고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이라는 뜻으로 공복(公僕)이라 부르며 국가의 녹(祿)을 받는 머슴이라고 한다. 또한 과거엔 ‘철밥통’이라 불렀지만 요즘은 안정된 수입에 노후까지 보장되면서 확실한 ‘금밥통’이라 부른다.

도민들이 잘 살게 불편함이 없도록 살펴주는 것이 공무원의 기본적인 책무다.

지금 제주는 이런 말을 가슴에 새기며 실천하는 공무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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