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도지사가 22일 오전 8시께 도청 앞에 있는 제2공항 반대농성 천막을 찾아 약 4분간 김경배 성산읍반대위 부위원장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반대위 측이 녹화한 영상에 따르면 원희룡 지사가 13일째 단식을 맞는 김경배 부위원장을 깨워 4분여 동안 대화를 나눴다.

13일에 이르는 단식 농성으로 인해 김경배 부위원장은 얼굴은 몹시 초췌한 모습이었다. 원희룡 지사와 김경배 부위원장은 4분 가량 되는 시간 동안 거리를 전혀 좁히지 못했다.

김경배 부위원장은 제2공항 중단을 거듭 요청하면서 원통한 마음을 드러냈고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 중단 요청은 없다고 반복해 답했다.

SNS를 중심으로 원희룡 지사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에 제2공항 중단요청을 해달라면서 김경배 부위원장의 목소리가 점점 격앙되자 원희룡지사가 "기운이 많이 있구나 아직"이라고 내뱉은 말에 대한 지적이다.

아래에 22일 오전 원희룡 지사와 김경배 부위원장의 대화 내용을 옮겼다.

 

제2공항 성산읍 반대위 측에서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 부분. 원 지사와 김 부위원장의 만남은 약 4분 가량 이어졌다.

 

원희룡 지사, 김경배 부위원장 대화 내용

원희룡 지사: (국토부에 제2공항 조속 추진 요청 공문을 보낸 데 대한 정당성을 묻는 김경배 위원장에게 답하며) 국토부서 설명 안했습니까?

김경배 부위원장: 예? 도에서 자꾸 절차를 위반하는, 정당성을 위반하는 행보를 자꾸 하십니까?

원희룡 지사: 경배씨, 찬성을 얻으라는 거는 다른 문제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잘 알잖아요.

김경배 부위원장: 그러니까 왜 우리랑 동의 없이 해갖고...

원희룡 지사: 동의 없이 하지 말라는 거면 (제2공항) 하지 말라는 얘기 아녜요?

김경배 부위원장: 하지 마셔야죠.

원희룡 지사: 그러니까 그게 그 얘기지. 서로의 생각이 좀 다른 게 있는 거니까.

김경배 부위원장: 아니 그게 아니죠.

원희룡 지사: 아 자기 생각대로 안 되면은...

김경배 부위원장: 지사님 우리는 도민 아닙니까. (성산읍 제2공항 건설 예정지) 네 개 마을 주민들은 도민 아니에요? 왜 당사자들 의견 묻지도 않고 그런 공문(제2공항 조기 추진 요청)을 부적절하게 보내시냐고요.

원희룡 지사: 오늘은 단식 오래 돼서 건강상태도 보고, 또 바로 우리 관리 책임이 있는 여기에 있으니까 보러 온 거니까 그 얘긴 나중에 할게요.

김경배 부위원장: 나중이 아니고 지금 (제2공항 건설) 중단 요청 먼저 하십시오.

원희룡 지사: 그건 (김경배 부위원장이) 계속 해온 요청이니까.

김경배 부위원장: 그러니까 제가 억울해서 여기 와서 앉아 있는 거 아닙니까. 우리가 고향을 버리고 쫓겨나야 되는 이유를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원희룡 지사: 그거는 대책을 또 마련해가야 하니까.

김경배 부위원장: 기본 계획 예산 통과될 때 분명히 소음피해지역 주민이나 부지수용 주민이랑 협의해가지고 이행하라... 아시잖습니까. 근데 우리랑 얘기도 한 번 나누지 않고 조속히 추진하라고.

원희룡 지사: 협의라는 게 거부권은 주는 건 아니에요. 충분히, 서로 의견 차이가 있으니까, 의견을 충분히 듣는 건데... 경배씨 의견 우리가 모르는 게 뭐가 있어. 다 들었지.

김경배 부위원장: 공항 들어와서 이제...

원희룡 지사: 아 뭐 다 했던 얘기니까.

김경배 부위원장: 덕 볼 사람들만 사람이고 전 도민이 아니예요?

원희룡 지사: 아니 그렇지 않아요.

김경배 부위원장 : 그래서 억울하다는 얘기예요.

원희룡 지사: 주민들에 대한 대책은 대책대로 만들어서...

김경배 부위원장: 대책이 아니고 우린 공항 들어오면 죽은 목숨이니까 공항(건설추진)을 그만하셔야 돼요.

원희룡 지사:그런데 주민협의가 시작이 돼야 대책을 세우지.

김경배 부위원장: 중단 요청을 해 주세요. 여기서 우리랑 협의를 해가지고 중단요청을 하시던가...

원희룡 지사: 아유 우리 (김경배 부위원장이) 기운이 많이 있구나 아직. 그래요.

김경배 부위원장: 중단 요청 먼저 하십시오.

원희룡 지사: 안부 보러 왔으니까.

김경배 부위원장: 중단 요청 하십시오.

원희룡 지사: 아니 그건 할 수가 없어. 건강 조심하시고 우린 가서 일 보고 있을게.

김경배 부위원장: 중단 요청 먼저 하십시오. 저 여기서 죽어도 괜찮겠습니까?

원희룡 지사: 죽으면 안 되지.

김경배 부위원장: 그거 보기 싫으면 중단 요청 하셔야 돼요. 중단 요청 하세요.

원희룡 지사: 건강 조심하세요.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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