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미래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장명선/ (사)서귀포시관광협의회장

제주가, 제주관광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게스트하우스 투숙객 살인사건으로 어수선한가 하면, 성당 여신도 살인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차이니스 포비아(중국인 공포증)’라는 말이 나올 지경까지 이르렀다. 결국 사드문제까지 겹쳐 요즘 중국관광객 공동화현상과 숙박시설 공급과잉 그리고 오버투어리즘까지, 한 두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이럴수록 이성을 찾아 현 상황을 냉정히 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현명하게 대처하면 위기의 시점에서 제주가 다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번 상황을 제주가 질적인 성장으로 가는 계기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사건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게, 제주관광의 양적 위주 성장정책이 양산해 낸 제도이다. 제주에 오는 관광객이 작년 1,500만을 기록했지만, 숫자로 대변되는 양적인 팽창이 가져온 열매는 결코 달콤하지 않다. 한마디로 오버투어리즘으로 귀결된다. 제주와 비교되는 하와이의 상황을 보자. 하와이는 최근 10여년 동안 관광객이 줄곧 700만 명대를 유지하며 적정선을 지켜왔다. 관광객 수는 제주의 절반이지만, 반대로 관광수입은 150억 달러 규모로(2014년 기준) 제주의 두 배를 상회한다.

아시아의 보물섬으로 자부하는 제주가 받아들이기에는 자존심이 상하는 현실이다. 급격한 중국경제성장이라는 기회를 놓고 그들을 우리의 미래비전으로 설정했으면 이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기획하여 그들을 받아들였어야 했다. 14억이라는 양적인 숫자에만 현혹되지 말고 이들의 20%에 해당한다는 부유층을 타겟팅 했어야 했다. 그것이 제주를 아름답게 지키고 제주도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길이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제주인의 자존심을 걸고 제주를 아무나 올 수 없는 곳,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맹글어’ 나가야 한다. 성산일출봉 같이 세계가 인정한 자연유산에는 입장료를 올려 충분히 받는 게 당연하다. 제주의 피와 같은 생명수 삼다수는 뚜렷이 차별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드는 노력이 절실하다. 고갈의 위험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왜 싸게 못 팔아서 난리인지 모르겠다. 유통수익의 절반을 대기업과 나누는 구조가 안타깝다. 프랑스의 에비앙보다 수질이 좋다는 제주의 자존심이 아닌가? 좋으면 와서 가져가라고 해도 될 텐데 말이다.

그동안 첫 단추가 잘못 끼어져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제주스럽고 서귀포다운 것들을 찾아내고 가꾸어서 자존심을 되찾자. 가치 있는 제주에서 힐링하고 진심으로 향유할 수 있는 관광객이 세계가 인정하는 이곳! 보물섬을 찾을 수 있도록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자. 그렇게 된다면 지금 제주가 직면한 위기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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