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현] 기러기는 혼자 날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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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현] 기러기는 혼자 날지 않는다
  • 제주투데이
  • 승인 2018.07.3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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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현/ 제주대 교수

[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미래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양길현 교수/제주대학교 윤리교육과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고 제주미래담론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용산아트홀에서 제주국제협의회(회장 양길현) 주관으로 채바다 해양탐험가(하멜리서치코리아 대표, 제주국제협의회 고문)를 모시고 ‘기러기는 혼자 날지 않는다’는 강연을 개최했다. 이 글은 채바다 대표님의 특강 내용에 대한 요약이자 소감 몇가지를 정리한 것이다.

지난 27일 제주국제협의회 한라포럼을 마치고 기념촬영

채바다 대표님은 태우라 불리는 통나무 배를 타고 현해탄을 세 번이나 넘은 경력으로 유명한 분이다. 백제 왕인박사의 문화이동 뱃길과 고려 삼별초 뱃길을 찾아나서는 등 평생 옛 해양 탐험의 길을 재생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다. 또한 하멜의 고향인 네덜란드가 어떻게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강국으로 발전하여 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특히 하멜 표류와 관련하여 하멜 표류지가 기존의 사계리 용머리 해안이 아니라 신도1리 해안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하멜연구가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채바다 대표가 주목하고 있는 바, 네덜란드의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도 ‘협동’이다. 네덜란드가 1602년 650만 길더(1억 유로/1,296억원)의 자본으로 동인도회사를 세워 무역경쟁력에서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었던 것은 그에 소요되는 비용을 당시 200만 인구인 시민들이 정부와 하나가 되어 모금운동으로 조달한 데 따른 협업에서 가능했다. 부를 창출하는 데 신분과 계급이 어디 있으며, 그것이 정부의 일만이 아님을 그 옛날 네덜란드는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문득 제주도 지하수를 팔아먹고 있는 개발공사와 공항 면세점 운영으로 돈을 벌고 있는 JDC 외에, 도민이 출자하고 제주도가 매칭 펀드로 조달한 자금으로 제주 미래 먹거리를 찾아나서는 모종의 전략은 어떤지.

제주컨벤션의 도민주 시도와 제주항공의 도민주 불발이라는 실패 경험을 토대로, 다시금 도민주 형태의 협업기업을 살려 나가려는 제주도민의 합심이 절대 요청된다. 정부나 도지사 또는 도의회만 쳐다보는 것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달라이라마의 지적처럼, “성공은 보람을 주고, 실패는 교훈을 준다.” 한두 번 실패했다고 그만 멈춰버리며, 지금까지의 모든 거 매몰비용으로만 화할 뿐이다.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한라의 장한 기상’이 요청된다. 제주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도민 출자의 제주글로벌회사(가칭, 동인도회사에 준하는)를 통해 5대양 6대주에 이른바 ‘탐라방’(장보고의 신라방을 따서)을 설치하여 제주의 글로벌 진출에 적극 나서는 건, 어떤지 하는 생각이다.

제주의 글로벌 진출 비전에서 네덜란드가 시사하는 바는 다언어 구사력이다. 네덜란드 국민들은 네덜란드어 말고도 인구의 90프로가 영어나 독일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웬만하면 보통 4개 국어를 구사한다고 한다. 제주의 경우 영어 외에 중국어, 일어, 스페인어, 아랍어 4개 중 최소 1개는 할 수 있도록 초중등 특별 방과후 언어교육을 전도적으로 추진했으면 한다. 제주대를 포함 제주의 대학은 졸업을 하려면 2개 언어를 패스해야 하도록 졸업사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민의 다언어 역량 강화를 위해 제주도정은 언어를 가르치는 강사를 초빙하여 무료로 언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장소로 구 탐라대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기서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제주도민이면 누구라도 언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저렴한 비용의 기숙형 언어학습기관으로 재단장하는 것을 적극 검토했으면 좋겠다. 언어교육이 초중등과 대학생의 전유물이 아니어야 한다.

하멜 등 38인이 제주 및 여수 등지에서 체류했던 14년의 이모저모 생활은 하멜이 네덜란드로 귀국하여 쓴 표류기에 기록되어 있다. 채바다의 지적처럼, 이러한 기록정신 내지는 기록문화는 오늘날에도 우리가 배워야 할 바이다. 장한철이 쓴 오끼나와 표류기와 정회이의 일본표류기 외에도 권무일 소설가(제주국제협의회 고문)가 쓴 <이방익평전>을 보면, 조선 정조 때 제주사람 이방익도 중국 팽호섬에 표류했다가 대만, 하문, 복주 등 중국 남방부 일대를 오간 여정을 기록으로 남긴 바 있지만, 우리들에게는 남아있는 옛 기록이 많지 않다. 하멜표류기의 촉발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조선과 네덜란드 사이에 이렇다 할 교류가 없었다는 것은 큰 아쉬움이다,

과거와는 다른 오늘날의 인터넷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의 대외교류는 한정되어 있다. 어차피 선택과 집중일 수밖에 없는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전 세계 각지에서의 경험과 정보를 모아 정리하는 기록물은 예나 제나 필요해 보인다, 그것이 베트남이든, 미얀마이든, 페루이든, 푸에르토리코이든 상관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냥 제주도 문화예술재단에서 제주도민들이 해외에서 체험한 생생한 기록문물을 남기고자 할 경우 일부 지원해 주는 사업을 벌이면 어떤가 하는 생각이다. 무엇인가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제주도민들에게 200만원이라도 지원을 해주는 만큼은 세계화를 직간접으로 체험한 것을 담아내는 각종 자료물들이 쏟아져 나오리라 본다. 그 기록물들을 제주도 전역의 공적-사적 도서관이나 자료실에 비치해 놓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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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근 2018-07-31 11:34:10
모든 일을 계획하거나 선택할 때에는 먼저 본질과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무료로 외국어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나 접근성이 고려되지 않으면 실패하기 마련이다. 옛 탐라대학교에서 무료 외국어교육을 한다고 할 때에 몇 명이나 갈까. 요즈음 녹지병원 자리에 서울대학병원을 유치하면 된다고 주장을 하는데 그건 의료의 특성을 모르는 분들이나 하는 소리다. 접근성이 확보되지 않는 의료기관은 망하기 십상이며, 규모의 경제를 모르는 병원은 잘 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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