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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미래를 묻다]제주도의원편② 정민구 의원(삼도1·2동) "지금이 행정체제개편 제대로 정립할 적기"
김관모 기자 | 승인 2018.08.24 13:41

지난 지방선거로 제11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구성됐다. 이번 의회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민주당의 역할이 커졌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방 분권 강화라는 이슈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도와 도의회가 협치 제도화를 공동합의하면서 도의회와 도의원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지방분권과 제주특별자치도의 완성을 위해 도의회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또한 앞으로 도의원들이 맡아야 할 책무는 무엇일까. <제주투데이>는 주요 의원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본다.<편집자 주>


삼도1·2동 지역구에 당선된 정민구 의원은 초선이지만, 지방자치 활동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정 의원은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를 지냈으며,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체제개편위원과 사회협약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제주도당에서 지방자치위원장을 맡고 제주특별자치도의 지방자치의 새로운 모습을 고민하고 있다.

▲정민구 의원은 제주의 지방자치를 위한 가장 시급한 문제를 행정체제개편으로 꼽았다. 자신의 첫 의회활동을 이 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사진 김관모 기자

정 의원은 현 제주특별자치도의 모습을 '절름발이'로 표현했다. 기초자치권의 폐지, 제왕적 도지사 구조와 읍면동의 약화 등은 처음 구상했던 지방자치의 모습과 너무 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 정치상황에서 개헌이나 제주특별법 개정만을 기다릴 수 없다고 정 의원은 강조했다. 가장 급한 행정체제개편에 제주도의회가 관심을 쏟는 이유도 이것이다. 

Q. 이번 지방선거에서 초선 제주도의회 의원에 당선됐다. 업무보고와 임시회를 거치면서 의회 활동을 한 소감은 어떤가?

A. 예전 시민활동 활동과 비슷한 면도 있지만 다른점도 많이 느꼈다. 시민단체에서 활동할 때는 서면이나 보도자료 등으로 공개 질의하고 공개 답변을 듣고 했다. 하지만 제도권에 들어와서 질의하니 바로 답이 온다. 개선할 부분도 빠르게 점검하고 바꿀 수 있다. 의원의 단점은 말을 함부로 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시민단체에서 활동할 때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 혼자만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전보다 합리적인 방향을 찾아야 하고, 동료의원들과 의논하면서 일을 풀어나가야 한다.  
시민단체는 원론적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곳이라면, 의회는 원론이 따라가지 못하는 일을 제도로 풀어가는 곳이다. 같이 손잡고 같이 가는게 의회정치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Q.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를 어떻게 진단하는가?

A. 2002년 국제자유도시특별법이 제정됐을 때만 해도 법안의 중심 목적에는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그런데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생기면서 이 문구가 빠져버렸다.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이 아니라 개발업자에게 편리를 봐주는 제도가 된 것이다. 특히 시군이 폐지된 것은 문제가 크다. 당시 제주특별자치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그냥 넘어갔다. 점진안과 혁신안을 나눠서 쓴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잘못은 도민의 정확한 이해가 없음에도 주민투표를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사실 여기에 도의회와 시민단체 등 우리도 일조를 했다. 특별법을 제대로 알았으면 보이콧 했을텐데 결국 3단계 행정구조를 도와 행정시 체제인 2단계 행정구조를 담은 혁신안으로 통과됐다.
시·군이 폐지되면서 제주 북군과 남군은 점진안을 선택했지만 제주시만 혁신안을 선택했다. 당시 故 김영훈 시장 중심으로 일부 단체가 헌법소원을 냈지만 기각됐다. 결국 이렇게 행정시가 생겼다. 원래 도와 읍면동만 있었지만 주민투표에서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 행정시가 들어간 것이다. 도지사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주지 않고 포괄적인 권한만 준다. 그러다보니 4500여건을 가져왔다지만 사무만 늘어나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권한이 많다기보다 법인격 있는 기구는 도청밖에 없으니 제왕적 도지사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포괄적인 권한과 예산 권한을 가져오지 못하다보니 '절름발이 특별자치도'가 됐다.

▲정민구 의원의 모습@사진 김관모 기자

Q. 현재 제주의 지방자치를 강화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내가 들어와서 집중하는 것이 행정체제개편이다. 과거로 돌아가자는 게 아니다. 2005년 주민투표 이후부터 도민 사회는 기초자치권 부활이나 시장 직선제를 주장하고 있다. 기존 행정개편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행 유지, 시장 직선제, 자치권 부활 이렇게 나가는데 매듭을 짓자는 방향이다. 
기초자치권 부활하면 특별자치도 반납하게 된다는 우려도 있는데 이는 전혀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 오히려 기초자치권이 무너지면서 우리 일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게 됐다. 예전에는 서귀포시에 사업을 하려면 도청과 서귀포시청 모두에게 허락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2006년 특별자치도가 들어선 이후에는 도청의 허가만 필요하다. 그 이후부터 난개발이 발생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제주해군기지다. 예전에는 강정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면 남제주 군수의 허가를 반드시 받아야 했다. 그런데 남제주 군수가 사라지면서 불과 1주일만에 건설 허가가 나버렸다. 이런 거대한 국책사업이 어떻게 갑자기 허가가 날 수 있겠나. 우리가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 중 하나다. 지금까지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강정지역도 유흥가촌이 되지 않을까 염려가 크다. 그동안 해군기지가 지어지고 제주사회에 이익이 되는 사업을 가져오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그 무엇도 이뤄지지 못했다.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제주도민의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았다. 행정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참정권 침해당하고, 세수만 늘어났다. 개발을 부추기고, 중국 자본에게 제주 땅 팔아넘기면서 취득세, 소득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것도 정점에 왔고, 떨어질 일만 남아있다. 
반면, 도민의 삶의 질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일단 젊은이들이 집을 못 사는 지경이다. 예전에는 돈 1억원이면 좋은 집을 장만할 수 있었다. 어르신에게는 읍면에서 빈집에서 공짜로 살게 했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다. 게다가 공동체가 무너지면서 제주다움도 사라지고 있다. 지금 이 변화는 정상적이 아니다. 도민도, 심지어 제주도 공무원들도 이 사실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Q. 지방자치 강화를 위해 의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A. 일단 행정체제 개편 마무리에 최우선을 둘 것이다. 먼저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재가동하고 안을 만들 것이다. 그러면 그 안을 상임위 중심으로 도민토론회나 간담회, 연구조사를 하면서 개편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최종안을 내서 중앙부처를 상대로 특별법 개정을 해야 한다. 그러면 2020년 지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일차 목표는 그렇다.
2차 목표는 더욱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특별자치도가 출범할 때 시군의 모든 조례를 다 가져와서, 몇천 건의 조례를 한꺼번에 정리하보니 허점이 너무 많았고, 날림조례도 존재한다. 조례는 기본적으로 도민의 삶의 질을 제한한다. 따라서 제주도 현실에 맞지 않는 미비한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그리고 여력이 되면 제주도의 향후 미래를 어떻게 갈지 청사진을 공부하고 발표하는 모임도 고민하고 있다. 이는 도민과 언론도 함께 해야 하는 일이다. 
문제는 모든 힘이 도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의회는 도청이 의지를 갖고 일을 하도록 옆에서 견제하고 감시, 응원도 해야 할 것이다.

Q. 이미 지난 2월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제주시 분할과 시장직선제를 담은 권고안을 내놓은 바가 있다. 그 안에서 별다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나?

A. 그대로 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정말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시장직선제가 되면 구역 나눌 것이냐의 문제다. 직선제 시장의 권한도 다시 논의해야 한다. 이건 제주특별법 개정 속에 들어가야 한다. 집행부에서 안을 낼 때 준비하겠지만 의회도 별도로 준비할 것이다. 큰 틀은 같아도 세부내용은 다를 수 있다. 이 내용을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다. 
다만 시장직선제안은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 도지사가 안을 만들어서 의회에서 오케이하고 제주특별법을 개정하면 된다. 
하지만 기초자치부활은 경우가 다르다. 국가사무의 법인격이 늘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주민투표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런데 현재 주민투표법으로는 주민투표를 총선 때와 같이 못하게 돼있다. 김태환 도정 때 해본 경험했던 주민투표를 복귀해보면 주민투표 참여율 1/3 넘기기가 무척 어렵다. 그래서 시장직선제안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문제는 국회에서 답을 줄 것이냐가 관건일 것이다.
더욱 좋은 방안은 구역을 나누는 일이다. 시장직선제가 능사가 아니라 구역 나누는 준비는 필수불가결이다. 게다가 구역을 나누는 것은 제주특별법 개정 없이 조례만으로도 가능하다. 그래서 구역설정은 의회가 준비해야 한다. 하루 빨리 안을 내면 미리미리 준비를 할 수 있다. 원래 선출직은 많을수록 좋다. 시장직선제 이후 제주특별법을 개정해 시장의 권한을 강화해 집행권과 예산권을 쥐어주어야 한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질의하고 있는 정민구 의원@사진출처 제주도의회

Q. 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한 숙제는 어떻게 풀어야할까?

A. 많은 사람이 제주특별자치도가 헌법에 명시돼야 한다고 기대하고 있다. 의회야 조례가 법적 지위가 생기니 좋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고, 그것을 기대해서도 안된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제주가 특혜를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 특혜를 자기들에게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은 이것이 분권이다.

지방분권이 제주만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제주특별자치도라는 실험무대를 거쳐서 대한민국 모든 지자체에서 평준화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이 이상의 지방분권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또 다른 제도를 제주에 실험적으로 할 수도 있는데 제주도민의 현실과 하등 관계없는 아이디어만 검토되고 있다. 지난 임시회 업무보고에서 이야기가 나왔던 도지사 임기제가 그것이다. 정제되지 않은 아이디어 차원인 도지사 임기제가 문서화되고, 청와대에 보고가 됐다. 이것은 이런 사업을 언제든지 추진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연방제 수준의 개헌은 이미 물건너갔다. 우리가 굳이 계속 미련을 가지면 안된다. 개헌이 어려우면 제주가 스스로 자정력을 가지고 바꾸면 된다. 올해 초 행정체제 개편을 잠정 보류됐을 때 개헌을 기다리자고 했지만, 사실 행정체제 개편은 개헌과 하등 관계가 없는 일이다. 나는 이 결정이 지극히 정치적인 계산이었다고 본다.
행정구역 문제는 법개정 없이 제주도에서 합의만 되면 조례로 되기 때문에 지금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적기다.

▲정민구 의원은?
-1967년생 
-제주대 졸업
-현직 : ∙ 사)무명천진아영할머니삶터보존회 이사장 
          ∙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지방자치위원장 
          ∙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운영위원 
          ∙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공동대표
-전직: ∙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 
         ∙ 삼도1동 주민자치위원 
         ∙ 제주중앙초등학교 학부모운영위원 
         ∙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체제개편위원 
         ∙ 제주특별자치도 사회협약위원 
         ∙ 문재인 대통령후보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공동선대위원장

▲앞으로 제주도의원으로서 지역을 위해 집중적으로 추진하려는 사업은?

1. 문화예술재단이나 인재개발원 등 공공기관을 원도심에 삼도동에 유치하는 일이 첫번째다. 원도심에 사람이 모여야 장사가 잘 된다. 삼도동을 주민이 살기 좋고 신명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2. 삼도 2동을 명물거리로 만들겠다. 삼도1동과 달리 2동은 변방의 도시화돼있다. 북초 주변에 북성도로가 있는데 그곳을 명물거리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사실 삼도2동에서 벚꽃축제를 하고 있는데 제주도의 벚꽃축제와 합해져 너무 커졌지만, 정작 노점상만 와서 장사를 하다보니 주민들이 이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고, 너무 번잡해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 이를 개선해서 진정한 동네축제로 만들고 싶다. 특히, 삼도2동은 쉴 공간이 없다. 휴식공간을 위해 땅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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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기자  whitekg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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