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필 제주도의회 의원(서귀포시 대천동·중문동·예래동, 더불어민주당)이 들엄시민 예산 증원을 촉구하는 민원이 이어지자 "제주도교육청이 사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임상필 제주도의원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 제주도의회

최근 들엄시민 예산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임상필 도의원의 발언으로 해당 학부모들과 도의회 간의 신경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커보인다.

제주도교육청은 당초 2019년 들엄시민 예산 6,240만원을 도의회에 신청했다. 하지만 교육위원회는 실효성 문제를 들어 전액 삭감했지만,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자 3,120만원으로 조정해 상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의 예산 증액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것. 20일 오전부터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고현수, 이하 예결특위)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되기도 했다.

'들엄시민 프로그램'은 제주 지역의 부모들이 자녀들을 사교육 없이 영어를 배우게 하기 위해 만든 동아리 모임으로 제주도교육청이 지원하는 사업이다. ‘들엄시민’ 프로그램은 하루 1~2시간 아이들이 영어 원음의 영화나 드라마를 청취하면서 저절로 영어가 트이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학부모들이 모임을 통해 영상 자료나 프로그램 운영을 자율적으로 논의해 풀어가고 있다.

이에 임상필 도의원은 "도의회에서 들엄시민 예산이 삭감된 이후 예결특위 위원들에게 개별 항의방문이나 문자가 엄청나게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도교육처에서 사주를 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해와 설득으로 일을 풀어야지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발언했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의 모습@사진제공 제주도의회

다른 위원들도 이런 불편함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정민구 도의원(삼도1·2동, 더불어민주당)은 도교육청의 통학버스 1억8천만원이 삭감된 점을 지적하면서 이 문제를 거론했다. 정 도의원은 "통학버스 지원을 위한 조례가 지난 11월에야 마련돼 삭감됐다"는 도교육청의 답변에 "그런 식이라면 들엄시민 예산을 지원할 근거는 있느냐"며 쏘아붙였다. 

도교육청이 들엄시민처럼 밀어붙이는 사업은 별다른 법적 근거 없이도 추진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업에는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한 것.

강성의 의원(제주시 화북동, 더불어민주당)도 "이번 도의회를 통해서 들엄시민을 처음 듣게 됐다. 듣기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자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고, 변화과정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 있었다"며 "자율적이고 좋은 영어듣기 동아리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4,5년간 해왔다면 자율평가프로그램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기했다.

고현수 위원장도 "이미 예결특위에서 동의해주면서 부대의견으로 교육위원회와 깊게 논의하라는 내용을 낸 만큼 충분히 검토해 예결특위 위원들이 불편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이경희 부교육감은 "성과부분을 어떻게 평가할지 검토해서 지표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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