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파란물색이 아름다운 곳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며 계곡을 따라 바다로 향하면

끝자락에 기암괴석과 우거진 숲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절경을 만나게 된다.

항공모함처럼 떠 있는 무인도 '지귀도'가 보이는 '쇠소깍'이다.

군락을 이뤘던 그 많던 '덩굴모밀'은 어디로 갔을까?

강풍에 염분의 피해를 입은 듯 군데군데

바싹 말라버린 흔적만 남아 있다.

바닷가로 내려가는 길에 눈에 들어오는 고망난 돌

밀물과 썰물은 바다를 향한 바위 대문에 수시로 드나들며 하얀 포말를 만들어내고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소리에 마음까지 후련해진다.

구멍을 통해 바라보는 지귀도의 아련함  

서귀포 바다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숨어있는 비경을 만났다.

그리고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덩굴모밀'....

바닷가 움푹 패인 곳이 자람터가 되어 내게로 왔다.

눈이 시리도록 빛나는 에머랄드빛 바다

겨울여행을 떠나려는 가로수 그늘 아래 빛바랜 낙엽 뒹그는 소리

바닷가 바위 틈에 바닷바람과 짠내음을 맡으며 꽃잔치가 열린 갯가식물 '해국'

바다가 차가워지기를 기다리며 갯가의 주연 '해국'에게 밀려난 '덩굴모밀'

그래도 갯가가 좋아 끈질긴 생명력으로 그 자리를 지켜준다.

덩굴모밀은 마디풀과의 덩굴성 여러해살이풀로

제주도의 남쪽 바닷가(쇠소깍 인근) 지역에서만 관찰되는

자생지 및 개체수가 적게 나타난다.

메밀꽃을 닮아 덩굴지는 모습이

'덩굴지는 메밀'이란 뜻으로 '덩굴모밀'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다른 이름으로 '별마디풀'이라고도 부른다.

키는 1m정도로 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가지를 치고

땅을 기는 줄기 마디에서 뿌리를 내리며 자란다.

달걀모양의 어긋난 잎은 끝이 뾰족하고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흰색의 꽃은 줄기 끝에 우산모양꽃차례로 피는데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꽃을 볼 수 있다.

5장의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이고 연분홍도 보인다.

턱잎은 통모양으로 막질이고 열매는 수과로 검은색으로 익는다.

투명한 꽃받침 조각들이 결실기까지 남아서 열매를 감싸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우리가 혼동하는

자생종 '덩굴모밀'과 귀화식물 '메밀여뀌'를 비교해본다.

개모밀덩굴, 갯모밀 등

정명인 '메밀여뀌'를 밀어내고 불려지던 이름으로

지금은 '메밀여뀌'로 통합되고 있다.

메밀여뀌는 마디풀과의 여러해살이풀 귀화식물로

지면을 기는 줄기는 덩굴성으로

줄기의 마디 잎 겨드랑이에서 나온 뿌리가 뻗어나간다.

잎 가운데 새겨진 진녹색 부메랑(V자)모양의 무늬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연분홍과 흰색 꽃이 피는 시기는 8~11월이지만

제주에서는 계절을 잊은 듯 하다.

지귀도가 보이는 바닷가 쉼터

벼랑에는 구기자나무의 빨간 열매와 군락을 이룬 '덩굴모밀'이 어우러져

바닷바람과 짠내음을 맡으며 겨울 채비를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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