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끈질긴 '자주광대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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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끈질긴 '자주광대나물'
  • 고은희 기자
  • 승인 2019.04.20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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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4월은 봄꽃 축제로 가는 곳마다 북새통이다.

하늘을 쳐다보며 왕벚꽃 바라기가 되어가는 동안

발 아래에는 넓게 터를 잡고 두터운 털옷 속에 숨어 특이한 모습으로

자기도 봐 달라고 앙탈부리는 무리가 눈에 들어온다.

광대나물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보라색 민트라는 '자주광대나물'이다.

자주광대나물은

꿀풀과/두해살이풀로 귀화식물이다.

유럽, 아시아가 원산으로

목장이나 들판, 길가 습한 곳에서 무리지어 자라는 모습이 보인다.

제주 목초지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토종 광대나물에 비해 번식력이 강해 급속도로 퍼져나간다.

눈에 띄는 자주색 잎과 특이한 생김새는

여간해서는 잊혀지지 않는다.

높이 10~25cm의 작은 키에

줄기는 환경에 따라 녹색 또는 자주색을 띠고 있고

네모난 원줄기는 곧게 서나 아래쪽은 땅에 누워서 자라고 밑에서 가지가 많이 생긴다.

층층의 마주난 두장의 잎은 탑을 쌓아놓은 듯 우아하다.

끝이 뾰족한 달걀모양의 잎은 양면에 흰털이 보이고

잎 가장자리에는 둥근 톱니가 있다.

줄기 아래쪽의 잎은 녹색으로 잎자루는 길고 

위로 갈수록 자주색을 띠는 잎은 잎자루가 짧다.

3~6월까지 붉은빛이 도는 자주색 꽃은

총상꽃차례를 이루는데 위쪽의 잎겨드랑이와 가지 끝에서 달린다.

화관의 표면은 털로 덮혀 있고 아랫 입술에는 홍자색 무늬가 보인다.

귀를 쫑긋 세운 진분홍 토끼가 금방이라도 뛰어나올 듯

앙증맞은 모습이 매력적이다.

1개의 암술과 4개의 수술이 있다.

꽃받침은 끝이 5개의 피침형으로 갈라지고 가장자리에는 털이 보인다.

하트모양의 자주색 잎 속에 수줍어 얼굴 붉히는 아이~

귀화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어쩌면 저리도 당당한지 

길게 이어지는 왕벚꽃 터널 아래서 부드러운 봄바람에 제대로 봄을 느낀다.

개양귀비로 아름다운 꽃길을 만들었던 농로길에도  

끈질긴 자주광대나물은 자람터를 넓히며 양쪽 길가를 점령하고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들꽃이 되어버렸다.

 

자주광대나물의 꽃말은 '그리운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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