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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여수 금오도 '비렁길'
고은희 기자 | 승인 2019.05.18 07:30

남해를 아름답게 수놓는

다채로운 매력의 섬들이 모인 금오열도(金鰲列島)

돌산 향일암이 있는 금오산 정상에서

남쪽 바다를 바라봤을 때 보이는 30여개의 섬들을 말하는데

금오열도 중 가장 큰 섬 금오도는 '명성황후가 사랑한 섬'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벼랑 위 절경 해송군락과 동백나무숲으로 이어지는 바다를 품고 있는 비렁길

'비렁'은 순 우리말인 '벼랑'의 여수 사투리로

해안절벽과 해안단구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이다.

주민들이 땔감을 구하고 낚시를 하러 다녔던 생활의 터전인 '금오도 비렁길'은

2010년 길이 조성되었고 빼어난 풍광은

남해안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로 자리매김 하였다.

금오도로 떠나는 1박 2일 여행

길따라 가는 여행은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설레는 마음을 싣고

제주를 출발하여 여수 향일암~돌산 신기여객선 터미널에서

금오도로 가는 페리호에 승선을 했다.

 

금오열도를 이루는 섬들은 방파제 구실을 하기 때문에

제주의 섬들과 다르게 결항하는 선박이 거의 없다고 한다.

돌산 신기여객선 터미널을 출발한 페리호는

금오도 여천항 여객선터미널까지 25분 정도 소요된다.

돌산도와 화태도를 잇는 화태대교

잔잔한 물결은 미끄러지듯 물 위를 가르고

화태대교가 점점 멀어지는 동안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한 눈에 보이는

여천항에 도착을 했다.

[여천항]

섬은 조용하고 섬주민들은 갯기름나물(방풍)를 즐비하게 늘어 놓아 

오고 가는 이들에게 구매의 눈빛을 보낸다.

빈터가 없을 정도로 땅이 있는 곳에는 방풍을 재배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함구미항]

교통편이 불편했지만 두 팀으로 나눈 일행은

금오도 서쪽 끝자락 함구미

금오도 비렁길이 시작되는 작고 아름다운 어촌마을 함구미에 도착했다.

포구 아래에는 보랏빛 향기 등나무가 유혹의 눈길을 보낸다.

[등나무]

금오도는 섬의 생김새가 자라와 같이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도해를 조망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21번째로 큰 섬으로

울창한 숲, 기암괴석이 많아 해안선이 아름답다.

 

아찔한 해안절벽의 매력 '금오도 비렁길'

5개 코스로 종주코스(함구미~장지) 전체 거리는 18.5km이다.

1코스 미역널방(거리 5.0km 2시간)

2코스 굴등전망대(거리 3.5km 1시간 30분)

3코스 매봉전망대(거리 3.5km 2시간)

4코스 사다리통전망대(거리 3.2km 1시간 30분)

5코스 망산봉수대에서 바라본 풍경(거리 3.3km 1시간 30분)

중 1코스와 3코스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을 한 눈에 바라보며

동백나무, 소나무 등 자연림이 울창한 산림욕을 즐기며 걸었다.

[실거리나무]

해 지기 전 걷기 시작된 1코스

1코스는 함구미~미역널방~송광사절터~신선대~두포에서 마무리한다.

민박집 뒷편 노란 유채꽃길 따라 평지와 경사길이 어우러진 비렁길

무시무시한 예리하고 꼬부라진 가시가 있지만

노란꽃이 아름다운 '실거리나무'가 환한 모습으로 반긴다.

처음 만나는 1코스의 명소 미역널방

미역널방은 바다에서 미역을 채취해 지게로 운반해 널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낭떠러지에 위치한 거대한 직립의 바위가 웅장하다.

금오도의 '바람, 햇살, 바다'라는 이름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미역널방]

생동감이 넘치는 맑고 아름다운 바다

눈부신 햇살, 청량하면서도 거친 바람이 만들어 내는 오래된 자연을 품고 있는 섬

아름다운 자연과 최소한의 인간 의지가 더해진 소박한 아름다움

절벽에 부서지는 파도소리에 귀 기울이며

이곳을 지나 다녔던 섬사람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본다.

[송광사 터]

고려 명종 25년(1195) 보조국사 지눌이

남면 금오도에 절을 세운 기록이 있어 이곳 절터는 송광사의 옛 터로 추정한다.

[초분]

초분은 시신을 바로 땅에 묻지 않고 돌이나 통나무 위에 판을 얹고

이엉과 용마름 등으로 덮은 초가형태의 임시무덤으로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행해졌던 토속 장례법이다.

하늘과 바다가 닮은 듯 잔잔한 물결 위로 햇살이 내려온다.

방풍을 캐서 자루에 담는 봄날이 짧지만

발길 닿는 곳마다 마주하는 '갯기름나물(방풍)'

꿩이 되려다 만 나무 '덜꿩나무'

숲 속의 여인의 은은한 향기 '으름'

풀숲에 숨어 도두라진 파란얼굴을 내민 '반디지치'

골무를 닮은 열매가 열리는 아름다운 '골무꽃'

자주빛깔 쥐방울 '개족도리풀'

비렁길의 들꽃들은 봄을 노래하고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은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덜꿩나무]
[으름]
[반디지치]
[골무꽃]
[개족도리풀]

지는해를 등지고 걸었던 비렁길

대나무숲이 보이는 걸 보니 마을이 가까이 있음을 알려준다.

뒤를 돌아보니 1코스의 비렁길이 한 눈에 들어온다.

금새 어둠이 깔리고 금오도의 멋진 하루도 지나간다.

 

오늘의 목적지 3코스

걷기 위한 사람들을 태운 대형버스들은 3코스 시작점에서

여러가지 표정으로 인증샷을 날리고...

[보호수]

숫자를 지워버렸지만 오래된 해송이 마을을 지켜주는 듯

늘 푸른 소나무가 주는 강인한 생명력과 멋스러움이 느껴진다.

아름다운 섬!

아름다운 길!

3코스 직포~갈바람통전망대~매봉전망대~학동까지

놀멍 쉬멍 걸으멍

비렁길에서 볼 수 있는 다도해 절경을 만나본다.

가파른 나무계단, 1코스와 다르게 시작부터 난코스다.

계단부터 시작된 겨울꽃 동백나무는 숲을 이루며 3코스의 주인인 듯

동백길이 길게 이어진다.

[갈바람통전망대]
[바위협곡]

예리한 칼로 바위를 내려친 듯 두 개의 바위가 협곡을 이룬다.

[너럭바위]

잔잔한 물결, 그림같이 펼쳐지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탁 트인 다도해가 보이는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포토죤이 되어준다.

[매봉전망대에서 바라 본 풍경]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새들이 다니던 길

바람도 숨차던 길

안개가 서럽게 타고 넘던 길

성난 파도가 드나들던 길

아슬한 그 비렁에도 사람들이 다니던 길

가슴 깊이 숨기고 살던 저 마다의 바다를 만나러 가는 길

어딘가에서 가난을 낚으며 살아가는 우리들...

[물푸레나무]

벼랑길을 빠져나오면 다시 숲속길로 이어지고

걷는 길마다 봄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물을 푸르게 하는 푸르름을 간직한 모든 빛을 가진나무 '물푸레나무'

아직은 설익었지만 검게 익은 열매가 달달한 '상동나무'

괴불주머니를 닮은 꽃과 염주알을 닮은 열매 '염주괴불주머니'

희망을 노래하는 하얀 '장딸기'

꽃잎이 다섯장인 별을 닮은 '개별꽃'

거제도 옥녀봉에서 발견된 '옥녀꽃대'는

백색꽃이 군락을 이루며 가던 길도 되돌아오게 한다.

[상동나무]
[염주괴불주머니]
[장딸기]
[개별꽃]
[옥녀꽃대]

협곡 위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산허리를 돌아가면 3코스의 명물 출렁다리 앞에 서게 된다.

[바위협곡]

에머랄드빛 제주 바다도 아름답지만

그림같이 펼쳐지는 다도해의 잔잔한 옥빛 바다색은 환상적이다.

누군가 통으로 떨어진 빨간 동백꽃 2송이를 돌 위에 얹혀 놓고 지나간 아름다운 자리

걷다보니 학동 포구가 점점 가까워진다.

[광대나물]

포구 풀밭에는 등대풀과 광대나물이

봄바람에 살랑거리며 걷느라 애썼다고 따스하게 품어준다.

아무리 살펴봐도 광대나물 생김새가 제주에서 봤던 모습과 다르다.

여천항으로 가는 동안

금오도에서 바라보는 다도해가 가장 아름답다는 곳에 차를 세웠다.

봄비가 촉촉히 내리는 여천항

대합실에는 금오도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북적대고

훼리호에는 관광버스와 렌터카, 그리고 희망도 같이 실었다.

 

금오도를 나올 때까지 우리들의 발이 되어 주었던

금오도를 사랑하시는 기사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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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기자  koni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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