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구멍가게(소형 마켓)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신 중형마트와 편의점이 늘면서 제주도내 유통업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30일 발표한 '제주지역 유통업 환경변화에 따른 영향분석' 자료에 따르면, 도내 유통업 사업체수는 2000년 1만1,795개소에서 2017년 1만4,383개소로, 연평균 1.2%씩 늘었다.

하지만 업태별로 보면 소형 슈퍼마켓은 2000년 3,186개소에서 2017년 1,315개소로 1/3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면 중형슈퍼마켓은 2000년 538개소에서 2017년 2,198개소로 4배 이상 늘었다. 편의점은 2000년 153개소에서 2017년 3,620개소로 무려 24배나 이를 정도로 폭증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자료제공=한국은행 제주본부

이는 지난 18년 사이에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급증한 것과 연관이 크다는 해석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2006년 500만명이던 관광객이 2018년 1,400만명 수준으로 약 2.7배 급증하면서 도내 유통업 업황에 미치는 영향이 증대했다"며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관광지에 인접한 대형마트나 편의점을 방문해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신용카드 사용액 비중을 봐도 2012년 전문소매점이 67.2%로 압도적으로 높았던 반면, 2017년에는 전문소매점은 40.2%까지 줄고,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사용한 비중이 늘고 있었다.

또한 2인 이하 가구비중이 2017년 기준으로 55.5%를 넘어섰고, 60대 이상 인구 비중이 2000년 12%에서 2017년 20.8%를 넘기면서 소량 구매가 가능한 유통채널이 대중화되고 있다. 

자료제공=한국은행 제주본부

유통채널별 경쟁력이 극심하게 차별화되고 있는 것도 변화의 폭이 큰 이유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소매업태별 판매액 지수는 2015년까지 비슷했던 반면, 그 이후부터는 면세점 사업은 4년 사이에 20배 이상 늘어나 다른 업태들과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자료제공=한국은행 제주본부&

이에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IT기술 발전 등으로 유통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유통채널별 서비스 차별화가 중요하다"며 "연령대별, 가구원수별 소비자 수요가 차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이를 감안해 마케팅 목표도 차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중국인 관광객에 지나치게 편중됐던 점을 감안해 외국인 관광객의 다변화가 필요하며, 면세물품 다양화와 고급화도 도모해야 한다"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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