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관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장은 제2공항의 국제선을 50%라도 가져와야 한다고 국토부에 요구하고 있다.(사진=김관모 기자)
오병관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장은 국제선 없는 제2공항은 반대한다면서도 기본계획은 즉각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사진=김관모 기자)

2공항 성산읍추진위원회(위원장 오병관)는 제2공항 건설로 인해 반사 이익을 얻게 될 인근 지역 주민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2공항 건설 기본계획 고시가 코앞으로 다가와 쾌재를 부를 법하지만 최근 이들의 표정은 꽤 복잡해 보인다. 국토부가 국제선 없이 국내선 수요 50%만 감당하는 보조공항으로 제2공항을 운영한다는 기본계획안을 발표하면서부터다. 2공항을 제주의 주력 공항으로 건설해 성산읍 일대를 공항 배후도시로 키우길 꿈꾸는 이들에게 보조공항 수준의 계획이 썩 만족스러울 리는 없겠다.

지난 2015년 사전타당성 용역과 2017년 예비타당성 용역진은 제2공항이 국내선 50%와 국제선 전체를 맡도록 하고 비용대비 편익을 분석해 공항 운영의 경제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기본계획 용역진은 제2공항을 제주도 국내선 수요 50%를 담당하는 국내선 전용 공항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토부의 기본계획안 발표에 제2공항 찬반을 떠나 논란이 한바탕 일었다.

2공항 찬성 측은 보조공항 수준으로 운영되는 데 대한 불만을 피력했다반대 측은 이전 조사 결과와 다르게 국내선 전용 보조공항 수준으로 제2공항을 짓는 것은 결국 공군기지를 배치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도민사회에서 논란이 일자 국토부는 단 며칠 만에 먼 장래에 국제선을 운영할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2015년 사전타당성 조사와 2017년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도 번복됐는데, 어느 누가 먼 장래의 목표를 말하는 국토부의 입을 믿을 수 있을까.

결국 공군기지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제2공항 성산읍 추진위원회는 국내선 전용 '보조공항' 운영 계획에 불만을 피력하고 있는데, 내심 그와 같은 불안이 엿보인다. 국제선 대신 정말 공군기지가 들어온다면?

현재 성산읍 추진위는 국제선이 없는 제2공항은 원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온 이상, 국토부에 강하게 반발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늉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오병관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 위원장은 국토부에 국제선 없는 제2공항은 안 된다면서도 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10월에 즉각 시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제선이 없어도 제2공항을 지으라는 것인가 말라는 것인가. 국토부가 국제선 없는 상태로 기본계획을 고시하면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것인가. 공항 건설을 막겠다는 것인가? 그러나 성산읍 추진위가 그렇게까지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불명확하고 자가당착적인 주장에 힘이 실리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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