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아래 첫 마을 교래리(橋來里)

한라산 북동쪽에 위치한 평탄한 중산간마을로 '도리'라고 불렀다.

마을 남서쪽에서부터 하동마을에 이르는 약 1km의 암반이

길게 다리 모양의 형체를 하고 있어 다리 삼아 건너 다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리 교(橋), 올 래(來)자를 써서 '교래'라 불리게 되었다.

 

마을 도로변에는

수령이 300년이 훨씬 넘은 보호수 '폭낭(팽나무)'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교래마을의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마을 보호수(팽나무)]

목가적인 전원풍경의 교래리

700여 년 전 화전민들이 들어와 마을을 이루기 시작했고

조선시대 국마를 기르던 목장지대로 위상이 높았다.

교래리 지역은 한때 마을이 번창해

중산간마을 가운데 선흘 다음으로 큰 마을이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4.3사건의 영향으로 마을 가옥이 전소되고 주민들도 떠나 폐동되기에 이르렀다가

복구되었다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마을이다.

현재는 상동(웃동네)과 하동(알동네), 2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포리수(파란물)]

                                   화산섬 특유의 지질과 지형조건으로

척박한 화산회토와 빌레가 삶의 터전이었던 제주도

옛날 제주의 선인들은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물을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했는데

이곳은 교래리에 상수도가 공급되기 전인 1960년대까지

교래 마을 주민들이 생활용수 및 농업용수로 이용하던 곳으로

세 곳의 봉천수 중 포리수(파란물)라는 이름의 물이다.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삼다수 숲길은

과거에 사용되던 임도를 활용하여 조성된 숲길로 

맹아림을 통해 벌목, 숲 만들기 등

과거 제주도민의 산림이용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분재형 숲은

수목이 지니는 경관미와 가치, 난대 낙엽활엽수림의 교육적 활용가치 등을 인정받아

2010년 '제1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 숲 부분 어울림상을 수상했다는 안내글이 보인다.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지만

숲을 들어서자 시원함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수직의 정원 삼나무는 사열하듯 숲 속으로 안내하고

상큼한 풀잎향기, 젖은 흙냄새, 간간이 불어오는 작은바람,

매미들의 터질 듯한 열창까지 뜨거운 여름의 절정을 지나고 있다.

[관중]

 

수직의 정원 삼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연녹색의 제주조릿대가 푸르름을 더해가며 눈을 시원하게 한다.

축축한 삼다수 숲길에는

얕은 뿌리가 지상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진 나무와 켜켜이 쌓인 낙엽 위로

화려한 버섯세상을 만들며 또 다른 매력의 숲을 만들어간다.

[메꽃버섯부치]
[세발버섯]
[달걀버섯]
[무당버섯]
[구름송편버섯]
[긴김의털]

 

천미천 계곡따라 걷다보면

제주삼다수를 머금고 있는 삼다수 숲길이 길게 이어진다.

계곡 주변으로 봄을 노래하던 봄꽃들은 흔적을 남기고

숲 속은 여름향기로 채워간다.

[풀솜대]
[쇠무릎]
[새끼노루귀]
[개족도리풀]
[뱀톱]
[큰천남성]
[천미천]

제주도의 하천은

대부분 건천이라 평상시에는 물이 없는 하천의 모습이지만

큰비가 내리면 급류를 이루며 장관을 이루는 폭포들이 산재해 있다.

[갈림길]

 

삼다수 숲길은

짧은 1코스(약5.2km, 1시간 30분 소요)와

2코스(8.2km, 2시간 30분 소요)는 완주코스로 조성되어 있고

봄의 세복수초 군락, 여름의 산수국, 가을의 하천따라 물든 단풍, 겨울의 눈덮힌 삼나무는

사계절 아름다운 비밀의 숲으로 다시 찾게 한다.

익숙한 풍경이지만 1코스를 선택하고 숲 속의 초록에너지를 느끼며

느린 걸음으로 또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그 길를 따라가본다.

[산수국]

 

장마가 시작되면서 헛꽃이 아름다운 청색의 산수국은

벌써 수분을 마치고 헛꽃은 뒤로 젖혀 있고

이름도 별난 '까마귀베개'

여덟개로 갈라진 팔각모양의 열매 '붓순나무'

도깨비 뿔을 닮은 붉나무 충영 '오배자'

밥 나와라 뚝딱! 도깨비방망이 '개암나무'

담장 덮는 식물로 쓰이는 주먹만한 열매 '노랑하늘타리'는

노랗게 익어가길 기다린다.

[까마귀베개]
[붓순나무]
[붉나무 '충영']
[개암나무]
[노랑하늘타리]
[국가지점번호판]

삼다수 숲길에는

응급상황발생시 신속,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지점번호판 32개소가 설치되었다.

 

푹신한 흙길, 짝을 찾는 새들의 아름다운 소리

숲이 주는 상쾌하고 맑은 공기에 짙게 베어나는 여름향기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때마다 얼굴에 닿는 작은바람에 물러나는 더위

고요한 비밀의 숲은 걷기만 해도 기분좋은 숲길이다.

 

삼다수 숲길 초입과 끝자락에는

삼나무가 조림되어 그 아래에는 고사리류가 넓게 분포한다.

숲이 내뿜는 초록향기는 온전한 힐링으로 마음을 치유해주며

숲길은 우리에게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산수국]

 

                     머리를 내밀고 반겨주는 헛꽃이 아름다운 늦둥이 '산수국'

작지만 흑자색 꽃이 매혹적인 '큰개현삼'

이질에 달여 먹었던 민간 약초 '이질풀'

열매에 갈고리모양의 털이 있어 잘 달라붙는 '짚신나물'

다가서는 줄도 모른 채 사랑을 나누는 '큰뱀무'

풀숲에 숨어 얼굴을 내민 개꼬리풀 '까치수영'

작은꽃이 앙증맞은 귀화식물 '미국쑥부쟁이'

기다림의 들국화 '쑥부쟁이'

흰색의 꽃들이 층층이 모여 피는 '산층층이'

3갈래로 갈라진 잎이 돌려나는 것처럼 보이는 '골등골나물'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땅속줄기를 가진 '덩굴곽향'  

키가 큰 튼실한 모습의 '개곽향'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는 들꽃들의 여름향연이 펼쳐진다.

[큰개현삼]
[이질풀]
[짚신나물]
[큰뱀무]
[까치수영]
[미국쑥부쟁이]
[쑥부쟁이]
[산층층이?]
[골등골나물]
[덩굴곽향]
[개곽향]

                            삼다수를 머금은 제주의 숨은 숲길 '도리마을 숲길'

도민이 사랑하는 여름에 가기 좋은 삼다수 숲길로 더 많이 알려진 숲길은

깔끔하게 정돈된 비밀의 숲길과 곶자왈이 어우러진

아직은 사람이 발길이 닿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비밀을 간직한 숲길이다.

한적한 마을의 고즈넉한 풍경, 삼다수숲길 그 길을 추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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