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狂風)이 불고 있다. ‘조국(曺國)현상’이 일으킨 미친 돌개바람이다. 회오리는 거칠고 방향은 가늠할 수가 없다.

돌아가는 나라꼴이 이러하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가재걸음을 하는 ‘문재인 정부의 외짝 눈’의 국가경영 방식이 원인이다.

‘조국 사태’로 이야기 되는 일련의 상황전개가 그렇다.

문재인대통령은 8월9일 조국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 후보자(이하 조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장관급 후보자 8명을 지명했다

그러자 곧바로 역풍이 불기 시작했다.. 조후보자에 대한 온갖 의혹이 연일 언론을 통해 가감 없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의혹이 조후보자의 과거 언행에 비쳐지면서 심각한 도덕성 위기로 발전했다.

‘내로남불‘식 위선 덩어리, 표리부동한 이중인격, 반칙과 변칙과 편법을 동원한 ’강남좌파의 이기적 행태‘이미지까지 덧씌워지면서 악화된 여론은 걷잡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요동치는 상황에서 여론조사 매체의 여론조사 결과는 조후보자에게 부정적이었다. ‘장관 부적격 여론’이 우세였다.

덩달아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에서도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뛰어넘었다.

서울대․고려대 등 대학생들의 ‘조국 사퇴’를 내건 촛불시위도 이어졌다. ‘조국 신드롬’이 유행성 독감처럼 번지고 있음이다.

여기서 검찰이 칼을 빼들었다.

들불처럼 번지는 조 후보의 각종 비리의혹과 관련해 30 여 곳에 전격적이고 전 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던 것이다.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선제적 조치인지, 그야말로 검찰의 성역없는 수사의지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유가 어디에 있든 검찰 압수 수색은 조국 사태를 가늠하기 힘든 정국 소용돌이의 뇌관일 수밖에 없다.

사태를 관망하던 친여그룹이 화들짝 놀랐다.

그래서 검찰이나 촛불시위 대학생, 언론을 향한 융단폭격이 시작됐다. 친문 친여그룹의 위기의식 발로라 할 수 있다.

대통령 아들까지 가세했다. 집권여당 대표, 성직자연 하는 신부, 소설가, 시인, 작가라는 이름의 지식인까지 합세하여 ‘진영논리 프레임’을 짜고 있는 형국이다.

지성용신부가 있다. 인천교구 소속이다.

서울대생들의 ‘조국 법무장관 반대’ 촛불시위에 대한 그의 언어는 ‘천박한 싸구려’나 다름없었다.

“국가 돈 빼다가 삥땅치던...”, “혈세 삥 뜯을 때...”, “너희들 부모들이 알량한 이기심으로 외면당할 때 침묵하던 너희들...” 등등은 시장 통에서 삥땅치던 야바위 같은 ‘듣보잡 막말’ 수준이었다.

‘역사의식, 공동체에 대한 공감능력 전무한 이기적인 녀석들을 볼 때 구역질 났다’고도 했다. ‘귀퉁뱅이 때리고 싶다’고 쓰기도 했다.

“너희들이 정의․자유를 나불거릴 자격이 있을까”라고 힐난하고 조롱했다.

“시류에 편승해 나불거리지 말라. 사람 사는 세상, 과정이 공정한 세상을 위한 개혁의 최선(最善)이 조국”이라고 조국찬가를 불렀다.

성직자의 글인지 집권여당 대변인의 언어인지 여간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천사의 말을 하는 사람도 사랑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는 내용의 성서말씀도 있다.

사람의 말에 사랑이 없으면 요란한 징이나 소란스런 꽹과리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경구다.

문제의 신부 말에는 사랑은 찾을 수 없다. 독이 묻어있는 증오의 언어다.

젊은 세대를 업신여기고 마음을 할퀴는 교만과 오만이 가시덩굴처럼 엉켜져 있다.

대학생들의 촛불시위와 검찰수사와 언론 취재 활동에 대한 공격은 이어진다.

‘같은 말도 싸가지 없이 한다’는 유시민(노무현재단 이사장)씨.

대학생 촛불 집회를 ‘자유한국당 패거리들의 손길이 어른어른 하는’ 것으로 폄훼했다.

불순 정치세력의 개입으로 몰아서 대학생 촛불시위의 순수성을 욕보인 것이다.

언론보도에 대해선 “조국이 법적으로 아무 잘못이 없는 데 기자들이 조국에 대한 시기와 질투로 집단창작을 했다”는 식으로 매도했다.

기자들에게는 치욕적이고 참을 수 없는 망발이었다. 언론활동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요 저열한 인신공격이다.

검찰수사에 대해서도 ‘악당들의 저질 스릴러’로 비유했다. ‘가족을 인질로 삼아 조후보자가 물러나기 않으면 가족을 건드릴 수 있다는 암시를 준것’라고 했다.

유씨가 말했듯이 ‘압수수색은 혐의가 드러날 때 하는 것‘이다. 조후보자의 범죄혐의가 소명됐기 때문에 법원에서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 한 것이다.

압수 수색은 혐의 입증 강제 수단으로서 증거 확보를 위한 검찰과 법원의 합작품으로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유씨의 검찰 비판은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입에 달고 다니는 ‘싸가지 없는 변설자의 감정적 대응’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문대통령 지지 친여 그룹은 이처럼 ‘조국 살리기’와 ‘검찰 죽이기’에 올인 하고 있다.

이는 ’개혁 대 적폐‘라는 대결 구도를 만들어 반대 그룹에 대한 총 공세를 펼침으로서 수세 국면에서 벗어나려는 마지막 발악으로 분석하는 쪽도 있다.

소설가 공지영씨.

‘나는 조국을 지지한다. 적폐청산 검찰개혁 절실했고, 그걸 하겠다는 문프(문프레지던트)를 지지했으니까.

문프께서 그걸 함께 할 사람으로 조국이 적임자라 했으니까, 나는 문프께 이 모든 권리를 양도해 드렸다‘고 했다. SNS를 통해서다.

공씨의 문대통령에 대한 무한 신뢰와 사랑은 ‘문비어 천가’를 뛰어넘어 ‘무조건’적이다.

조국의혹에 대해 소설가 이외수씨는 “이명박․박근혜 시절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새발의 피)도 못되는 사건‘이라고 했다.

시인 안도현은 “조국을 물어뜯으려는 승냥이들이 더 안쓰럽다”고 했다.

대학교수라는 김민웅씨는 조후보자 반대자들을 향해 “적폐들에게 조국을 먹잇감으로 넘기겠다는 자들은 그가 누구든 이제 적(敵)”이라고 했다.

이재명(경기도지사)씨도 “조국 마녀사냥은 그만하자”며 조국구하기 밥상에 끼어들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 이해찬대표는 검찰공격의 선봉에 섰다.

조국 압수 수색에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일”이라고 검찰을 정조준 한 것이다.

“관련기관과는 전혀 협의를 하지 않는 전례 없는 행위가 벌어졌다”는 망발을 서슴지 않았다.

그렇다면 검찰 압수수색전에 더불어 민주당과 협의하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검찰의 중립성이나 독립성을 깔아뭉개고 ‘권력의 개가 되어야 한다’고 검찰을 겁박하고 있는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전체주의적 독재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청와대도 사실상 ‘검찰 죽이기’ 속내를 드러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SNS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고 했다.

이처럼 친문 친여 그룹의 ‘조국 살리기’ 캠페인은 노골적이고 부끄러움이 없다. 얼굴에 철판을 깐듯하다.

조국을 살리기 위한 ‘검찰 죽이기’ 공격 역시 악랄하고 비열해지고 있다.

지난 7월25일 문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줬다.

그리고 “살아있는 권력 비리도 엄정히 수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한 자세로 임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이에 앞서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검찰총장 청문회 때 윤석열 후보자를 검찰개혁과 검찰 독립의 아이콘이라고 치켜세웠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고하게 강화하는데 기여할 적임자, 이만한 사람 도 없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여당이었다.

그런데 검찰총장 임명 한 달 남짓 만에 태도를 돌변하고 있다. 개혁의 아이콘이 아니라 몰아내야 할 적폐라고 몰아세우는 꼴이다.

윤석열검찰은 대통령의 당부에 따라, 집권여당의 기대에 따라, ‘조국 수사’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와대나 집권여당 등 친문 친여 그룹은 박수를 치고 환호해야 할 일이다. 대통령이 윤검찰총장에게 당부했던 성역 없는 수사를 엄중하고 철저하게 성실히 진행하라고 격려해야 할 일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그룹은 대통령의 뜻과는 거리가 멀게 검찰 죽이기에 한 통속이 되어 혈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에 대한 배신이며 정치적 이율배반인 것이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세계적인 인지 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가 쓴 책이다. 언어학을 현실 정치에 적용한 베스트셀러다.

정치에서 누가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이 말을 듣는 사람들은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는 프레임이 구성된다는 것이다.

“나는 사기꾼이 아니”라고 하면 그 순간 이 말을 듣는 사람들은 그를 사기꾼으로 생각하는 인식구조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조국이 법적으로 잘못한 것이 없고 위선적이지 않고 부도덕 하지 않다”고 말하는 순간 조국이 법적으로 잘못했고 위선적이며 부도덕한 인물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국민정서나 감정을 외면하고 여론을 왜곡하는 지나친 ‘조국 살리기’ 캠페인이나 ‘검찰 죽이기’ 공격이 각각 그 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다. ‘조국은 죽고 검찰이 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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