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성가족연구원(원장 이은희)은 오랫동안 성매매집결지였던 탐라문화광장 주변지역 실태파악과 지역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제주지역 성매매집결지 실태와 여성친화적 공간조성 방안』(연구책임자 이화진 연구위원)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탐라문화광장 주변지역 주민을 비롯한 성매매 관련분야 담당자의 면접조사와 최근 도시재생 차원에서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추진한 아산시, 전주시 등 타지역 현장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여성친화적 공간조성을 위한 정책개선 방안을 도출했다.  

면접조사 결과, 성매매 여성의 경험을 반영한 자활 지원 프로그램과 지역주민에 대한 인식개선 및 역량 강화교육, 집결지 주변 성매매 근절을 위한 근본적 대책, 지역 활성화를 위한 상시적 프로그램 운영 등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진은 선지천 선매매집결지에서 일한 두 여성에 대한 면접 조사가를 수행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두 여성 모두 10대의 나이에 성매매 업소에 진입했다. 업소에서는 철저한 통제을 받는 생활을 했고, 업소 주인과 속칙 '기둥'이라 불리는 남성에 의한 경제적 착취로 돈을 벌기 어려운 구조였다.

그들은 성매매 일로 육체적, 정신적인 안전이 위협을 받는 일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어린 나이에 성매매 업소에 진입한 여성들은 나이가 들면 성매매와 호객행위 역할을 동시에 하기도 했다. 산지천 탐라문화광장 조성 당시 건물주와 성매매 업주들만 보상을 받았고 자신들은 보상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성매매의 근절과 여성친화적 공간조성을 위해 제안한 정책으로 △성매매 여성의 탈성매매와 자활 지원 확대를 위한 조례 개(제)정, △산지천 주변 환경개선 사업 추진 △탐라문화광장 및 북수구광장 상설 프로그램 운영 △산지천 지역 여성 역사자원을 연계한 문화콘텐츠 개발 △젠더 거버넌스 허브 공간 구축 △주민참여형 공공시설 설치 등을 포함한 지역환경 정비 △이를 위한 유관 기관간 연계 및 협력과 콘트롤타워 설치를 제안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이은희 원장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성매매근절을 위한 근본적 해결 의지와 모두가 행복하고 안전한 공간조성 정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가족부는 2001년, 2015년 제주도를 여성친화도시로 지정한 바 있다. 2018년 성평등정책관실에 여성친화도시팀이 신설돼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성친화도시는 지역정책에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참여하고 여성의 역량강화, 돌봄 및 안전이 구현되도록 정책을 운영하는 지역을 말한다. 그러나 도내 고위공직자 비율, 각종 위원회의 성비를 볼 때 압도적으로 남성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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