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복리 유명 카페 일회용 종이컵 사용 '눈살'…제주시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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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복리 유명 카페 일회용 종이컵 사용 '눈살'…제주시 “문제없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9.09.10 14:0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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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 일회용 종이컵 사용에 손 놓은 환경당국
“도난 등 사업자 애로사항 때문에 강제하기 힘들어”
환경단체 “쓰레기 사태 안일하게 바라보는 행정이 가장 문제”
고희범 시장 기자회견서 밝힌 “일회용품 해결” 의지는 말뿐?
(사진=조수진 기자)
지난 8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위치한 G카페. 궂은 날씨에도 주차장이 렌터카로 가득 차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해안에 위치한 G카페.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이돌 그룹 소속 가수의 가족이 운영한다고 알려져 그룹 이름을 딴 일명 ‘ㅂ’카페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 5월 개장한 이곳은 푸른 구좌 앞바다를 배경으로 지어진 세련된 외관과 갤러리처럼 꾸민 인테리어 때문에 인스타그램에도 자주 등장한다. 반면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후기 게시글도 종종 눈에 띈다. 

해당 카페에서 일회용컵만 사용한다는 제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8일 오후 직접 이곳을 찾았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많은 비가 내린 날씨에도 카페 앞 주차장은 렌터카로 가득 차 있어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제주 구좌 유명 카페 일회용 종이컵만 사용 ‘눈살’

매장으로 들어가 카운터 직원에게 “여기서 마시고 가겠다”고 일러줬지만 주문한 음료는 1회용 종이컵에 담긴 채 나왔다. 슬리브(sleeve) 역할을 하도록 컵 두 개가 겹쳐진 채였다. 음료를 만드는 안쪽 공간엔 다회용컵(머그)은 없고 종이컵만 높게 쌓여있었다. 

지난 8일 찾은 G카페. 음료를 만드는 공간엔 일회용 종이컵만 쌓여있다(왼쪽). 이 카페에선 컵 두 개를 겹쳐 음료를 제공한다(오른쪽). (사진=조수진 기자)
지난 8일 찾은 G카페. 음료를 만드는 공간엔 일회용 종이컵만 쌓여있다(왼쪽). 이 카페에선 컵 두 개를 겹쳐 음료를 제공한다(오른쪽). (사진=조수진 기자)

음료를 마시는 공간으로 마련된 지하에는 긴 벤치가 있었다. 곳곳에 앉은 매장 이용객 옆엔 종이컵과 플라스틱 뚜껑이 하나씩 놓여있었다. 카페 내 일회용컵 사용을 제보한 시민 강수인씨는 “매장 내 일회용 사용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강씨의 말대로 실제로 국내 커피전문점에선 지난해 8월부터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매장 내 일회용(플라스틱)컵 사용이 금지됐다. 하지만 같은 일회용이라도 종이컵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지난 2008년 자원재활용법상 사용억제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후 식음료점의 종이컵 사용량이 늘면서 ‘반쪽짜리 규제’, ‘일회용품 사각지대’ 등의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매장 내 사용 규제 대상에 종이컵 사용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머그컵은 도난 위험…종이컵 규제 강제하기 어려워”

제주가 넘쳐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환경문제의 주범으로 꼽히는 일회용품을 제한하기 위해 행정이 나설 순 없을까. 

제주시 관계자는 “종이컵은 사용 못 하게 하면 시민 불편이 너무 크고 또 환경적으로도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에 환경부의 관련법이 개정된다고 하니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손을 놓고 있는 입장이다. 

(사진=조수진 기자)
음료를 마시는 공간에 앉아있는 고객 옆에 일회용 종이컵이 놓여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시 차원에서의 종이컵 사용을 제한하는 방법 여부를 묻자 사업자의 애로사항 때문에 시행이 힘들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종이컵을 사용하는 매장에 가보면 편리를 위한 것도 있지만 머그컵을 사용할 경우 손님들이 그냥 가져가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며 “어떤 카페는 머그컵 100개를 사면 열흘도 안 돼서 반토막이 날 정도라고 말하더라. 커피값은 얼마 되지 않는데 컵값이 비싸니까 도난이나 분실로 인한 손해가 크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제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대신 머그컵을 사용하는 매장을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를 오는 11월 시범운영을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쓰레기 사태 안일하게 바라보는 행정이 가장 큰 문제”

이에 자원순환 관련 전문가는 일회용품 사용 제한에 대해 의지를 갖고 나서야 할 행정의 소극적인 입장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최근 불거진 압축쓰레기 불법 수출, 쓰레기 매립장의 초과매립 등을 통해 드러난 ‘쓰레기 대란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은 “법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힘들다면 제주도나 제주시에서 의지를 갖고 계도해야 한다”며 “담당 공무원이 ‘종이컵은 환경에 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면 행정이 제주의 쓰레기 사태를 안일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그대로 드러난 것 아니냐”며 질타했다. 

이어 “종이컵의 경우 재질에 따라 재활용 가능 여부가 크게 달라진다. 대부분의 카페에서 제공하는 종이컵은 음료에 쉽게 젖지 않도록 코팅이 돼 있는데 재활용이 굉장히 어렵다”며 “또 재사용이 잘 되는 재질은 비용이 더 비싸기 때문에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사용하게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희범 제주시장이 21일 오전 시청 기자실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희범 제주시장이 21일 오전 시청 기자실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주투데이DB)

그러면서 “매장에서 발생하는 머그컵 도난 문제는 형법상으로 다뤄야 할 문제이지 환경당국에서 사업자를 걱정해줄 문제가 아니다”라며 “환경부에서도 종이컵 사용 제한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시가 ‘머그컵은 도난 위험이 있으니 종이컵을 사용해도 된다’고 놔두는 건 현 정부의 정책 기조랑 반대로 가자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21일 고희범 제주시장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쓰레기 문제와 관련해 “무엇보다 시민들 협조를 구해서 일회용품을 안 쓰게 하고 싶다”고 밝혀 일회용품 사용 규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고희범 시장의 의지가 단지 ‘말’에 그치지 않으려면 세부적인 제도 마련과 실행을 위한 행정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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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불매합시다. 2019-09-10 23:54:18
심각하네요. 저런 정신으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수 있을까? 규정이 없어서 그냥 편하게 일회용품을 쓰는것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머그컵을 가져간다는게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것도 아닐진데 쉬운건가? 도난방지 차원이라 강제할수 없다면 요식업체 전부 일회용품으로 바꿔도 어쩔수 없다고 할텐가?

+_+ 2019-09-10 16:25:26
그 업체명 좀 공개합시다. 100개중에 50개가 하루에 사라진다는 그 업체~ 고객이 도둑도 아니고 이게 말이야 보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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