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바위에 붙어 사는 '바위떡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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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바위에 붙어 사는 '바위떡풀'
  • 고은희 기자
  • 승인 2019.09.22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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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100도로..

차 창 밖으로 보이는 아름드리 소나무길

동이 트는 아침 풍경은 늘 꿈길이다.

 

윗세오름에 비가 오지 않을 거라는

매표선생님의 위안을 받으며 올라간 영실주차장은 텅 비어 있고

숲 속으로 들어서자 찬 기운이 느껴진다.

영실 소나무숲에서 뿜어나오는 맑고 향긋한 솔내음 

아침 고요를 깨트리는 쩌렁쩌렁 울리는 노루의 울음소리

계곡의 물소리는 막바지 여름을 노래한다.

 

지난 주 비를 흠뻑 맞았던 '바위떡풀'

꽃잎이 아직 남아있을지 애간장을 태우며 오르막을 오르는 동안

등반로 한 켠 조릿대 사이로 얼굴을 내민 '섬잔대'

묵직한 등산화에 밟힐까 괜시리 걱정스럽다.

[비를 흠뻑 맞은 '바위떡풀']
[섬잔대]

 

신들의 거처라고 불리는 '영실(靈室) 병풍바위'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영실기암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풍광

하지만 강풍과 폭우에 생채기를 드러낸 구상나무와 주목군락지

속살을 드러내고 한 쪽으로 드러누운 모습이 안쓰럽다.

[주목 군락]

 

오르막의 마지막 산상의 쉼터...

아침 산책 나온 까마귀 한 마리는 무슨 상념에 잠겼을까?

드디어 만나고 싶었던

이끼 낀 바위 틈 새 모습을 드러낸 '바위떡풀'

단단한 바위에 붙어 자잘한 하얀꽃은 무척이나 앙증맞은 모습으로

구름을 벗삼아 아침 바람에 살랑거린다.

 

바위떡풀은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고산지역의 단단하고 습한 바위에 찰싹 붙어 뿌리를 내린다.

고산지대의 척박한 바위

구름이 머무는 곳에서 자라는 식물 '바위떡풀'

바위 위에 떡처럼 달라붙은 모양때문에 '바위떡풀'이란 독특한 이름이 붙었다.

한라산에는 비교적 드물게 보이지만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한다.

 

                   줄기는 없고 약간 육질의 잎은 밀생하는데 뿌리에서 모여난다.

둥근 콩팥형의 잎은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가장자리는 얕게 갈라지며

치아모양 톱니가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을 하고 있다.

털이 거의 없거나 굵은 털이 약간 보인다.

 

꽃자루에는 짧은 샘털이 보인다.

 

하얀색 꽃은 7~8월에 꽃줄기 끝에서 취산꽃차례를 이루는데

꽃줄기는 녹색 또는 붉은색으로 털이 있고

암술대는 짧고 10개의 수술은 성냥개비 모양을 하고 있다.

 

위쪽의 3장은 짧고 아래쪽의 2장은 긴 5장의 꽃잎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꽃 모양이 '大(큰대)' 자로 보인다고 해서 '대문자초'라 불리기도 한다.

 

9~11월에 익는 열매는 달걀모양의 삭과이다.

 

산상의 정원 쉼터에는

바람에 살랑거리는 꽃이 호랑이 꼬리를 닮은 '가는범꼬리'

납작 엎드리고 향기로 벌을 유혹하는 한라산의 작은 풀 '좀향유'

다닥다닥 달린 잎의 가시가 뾰족한 '가시엉겅퀴'

고산의 거센 바람에 자세를 낮추고 막바지 벌과 나비를 유인하는 제주도특산식물 '바늘엉겅퀴'

한라산 식물들은 지나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며 추워지기 전에 수분을 마치려고

분주하게 벌과 나비들을 불러모은다.

[가는범꼬리]
[좀향유]
[가시엉겅퀴]
바늘 엉겅퀴

 

바위떡풀과 한참을 놀다보니 등산객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한라산 요정 '깔끔좁쌀풀'을 만나러

사람들 눈에 띄기 전에 서둘러 일어섰다.

 

바위떡풀의 꽃말은

'절실한 사랑', '변하지 않는 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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