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호의 일본이야기] 구지원 럭비 월드컵 일본 대표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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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의 일본이야기] 구지원 럭비 월드컵 일본 대표 선수
  • 제주투데이
  • 승인 2019.10.29 19: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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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위해서 싸워 주어서 고맙다." "늠름한 그 모습과 그 눈물에 감동했다. 나도 눈물을 흘렸다."

10월 13일 저녁에 열린 일본과 스코틀랜드 럭비 시합에서 구지원 선수가 전반전 개시 20여분만에 부상으로 교체되었다. 구지원 선수 본인은 시합 가능을 어필했지만 벤치에서는 어렵다고 했다.

구지원 선수
구지원 럭비 월드컵 일본 대표 선수

경기장을 나오고 교체 선수와 머리를 툭 치면서 벤치로 가던 구지원 선수는 아쉬움에서 오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복받치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흘렸다. "구 선수의 마음은 너무 아쉽겠지요. 정말 너무 안타깝습니다." 생중계 방송을 하던 아나운서가 퇴장하는 구지원 선수를 안쓰러워했다.

이 장면은 일본 대표 선수의 명장면의 영상으로서 10만회를 넘는 시청이 있었고 감동의 댓글이 넘쳐흘렀다. 필자도 이 시합을 시청했는데 아내와 같이 눈물을 흘렸다. 한국인인 그가 일본 국가 대표로서 당당하게 시합을 벌이디가 부상으로 교체되는 그 모습은 연민의 정을 자아내게 했다. 

2019년 제9회 <럭비 월드컵대회>가 9월 20일부터 11월 2일까지 일본 전역에서 열리고 있다. 내년 토쿄에서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도 그렇지만 럭비 월드컵대회도 2011년 일본 동북부에서 일어난 대지진의 부흥 사업으로서 일본 정부가 중심이 돼서 유치한 대회였다.

10월 8일 일본 동북부지방을 강타한 태풍 19호, 하기비스로 몇 시합의 중지되기도 했지만 일본열도는 럭비 대회로 뜨겁게 달구워졌다.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되어 20개국이 참가해서 네 팀씩 5개조로 나눠서 상위 1,2위가 8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아시아에 배정된 하나의 티켓을 딴 일본은 세계 랭킹 9위(한국 동28위)로 이 대회에 임했다. 일본의 최대 목표는 8강 진입이었다. 4년 전 월드컵에서 럭비 강국 남아프리카를 이긴 기적의 승리가 또 다시 화제가 되면서 아시아 처음 개최지인 일본열도의 열기는 상승 일변도였다.

외국적 선수들이 자신의 국적 소속이 아닌 외국의 대표 선수로 시합에 임할 수 있는 것은 럭비 경기뿐이다.

19세기에 럭비 종주국인 영국이 통치하는 식민지 출신 선수들도 영국 국가 대표 선수로 영입하기 위한 제도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4개 조건이 있다.

1.선수 본인이 해당국가에서 출생한 자.

2.부모 혹은 조부모 중에 해당국 출신자.

3.본인이 해당국에 3년 이상 계속 거주한 자. 혹은 통산 10년 이상 거주한 자.(2020년부터는 계속 거주가 5년  이상으로 변경)

4.해당국 이외의 국가 대표로 공식대회에 출전 경력이 없는 자로 규정돼 있다.

일본 대표 선수는 31명으로 구성되었고 15명이 외국인 선수이며, 국적은 7개국인데 그 중에는 상대팀의 국적 선수도 포함되었다.

구지원 선수는 럭비 왕국 뉴질랜드에 형, 지윤 씨와 함께 초등학교 때에 유학을 가서 2년간 보냈다. 부친 구동춘 씨도 럭비 선수로서 한국 대표 선수로 활약했었고 일본 혼다에서도 활약했었다. 형 지윤 씨도 현재 지원 씨와 함께 혼다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구지원(25.) 선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일본에서 생활을 하면서, 고교, 대학을 일본에서 졸업하여 혼다 럭비 선수로 활약 중이었다. 183cm, 122kg인 그는 저돌적인 강인성으로 스크럼을 짤 때 3명의 선두, 풀톱의 한 선수로서 3번을 달고 상대팀과 맞붙었다.

"스코틀랜드와의 시합 때 부상으로 교체되었을 때, 구 선수가 흘린 눈물이 일본인들에게는 깊은 감동을 안겨 주었습니다만 그 당시 어떤 마음이었습니까?"

27일 오전 7시 일본 NHK TV가 아침 뉴스 속의 스포츠방송에서 구지원 선수 혼자만을 조명하면서 물었다.

"월드컵대회 마지막이 될지 모를 시합에서 빠져야 한다니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긴장 속에 수줍음과 티없는 미소 속에 인터뷰에 응하는 그 모습에 아나운서는, 보통 때의 그 순수함과 시합에 임했을 때의 그 용맹성의 격차가 일본팬들을 더욱 사로잡았다면서 한국인으로서 일본 선수로 활약하게 된 점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도 많은 성원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저의 이러한 모습이 한일관계에 가교 역할이 되었으면 합니다."

럭비 시합을 일반적으로 '노 사이드' 시합이라고 한다. 시합을 마치고 나서 승패에 좌우되지 않고 경기장에서 서로의 선전을 칭찬하면서 서로 포옹하고 헤어지는 모습이 다른 경기와는 다른 분위기가 있다. 국적을 초월한 다국적 선수들로 구성된 국가 대표팀이지만 시합이 끝나면 보여 주는 이 광경들은 관중들애게 새로운 감동을 안겨 준다.

일본은 러시아, 아일랜드, 사모아, 스코틀랜드 예선 전승으로 염원이었던 8강 진입에 성공했다. 본선에서는 남아프리카에 졌지만 구지원 선수는 이 시합에서도 선발 선수로서 활약했었다. 남아프리카는 웨일즈팀을 이기고 11월 2일 잉글랜드와 결승전을 벌인다.  

"<원팀(완치므:ワンチーム)>이라는 캣치플레이 속에 7개국 선수가 하나가 되어 이끌어낸 승리였다. 출신국의 대전 상대도 있었지만, 내가 특히 마음에 파고든 것은 한국의 구지원 선수였다. 일한 관계가 지금까지 없었을 정도로 악화된 속에서, 구 선수가 몸을 던지고 맞붙은 스크럼 속의 혼이 부르는 외침은 국가의 갈등을 초월한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10월 27일 마이니치신문 독자 투고란에, 사이다마현에 살고 있는 주부 타케노 아쓰코(66) 씨의 투고였다.

그녀만이 아니었다. 구지원 선수의 활약에 일본인 모두가 느꼈던 감동이었다.

구지원 선수의 활약은 한국의 정치가나 외교관들은 무엇이 외교 상대국의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고 울리게 하는가를 음미해야할 살아 있는 교과서이다. 이것은 일본 정치가와 외교관들에게도 되묻고 싶다. 

한국인이 지금까지 럭비 일본 대표 선수로 선발된 것은 2007년에 재일동포 김철원 선수가 있었다. 

그리고 2003년에는 오사카부에 있는 조총련계 조선고등학교가 오사카부를 대표해서 일본 전국럭비대회에 출전해서 2회전까지 진출한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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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근 2019-10-30 10:00:10
이런 일들이 쌓이면 한일관계도 점차 좋아 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