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균/ (재)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팀장
고창균/ (재)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팀장

“자갈밭인 줄 알았는데 희토류 광산이었더라.”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최근 필자가 느끼는 제주에서의 콘텐츠산업의 가능성에 대한 소회입니다. 과거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섬의 환경은 굳이 설명이 필요가 없을 만큼 척박, 그 자체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오죽했으면 '사람은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낸다'라는 말이 나왔겠습니까?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제주에서 ‘아일랜드 드림’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필자 나름대로 그간의 동향을 들여다 봤을 때 콘텐츠 관련 분야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음을 느낍니다. 척박한 줄로만 알았던 제주섬의 환경은 콘텐츠산업의 보물창고라고 해도 전혀 지나침이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재의 무궁무진함은 지천에 보물이 널려있는 형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죠. 얼마 전 눈을 번쩍 뜨게 했던 일을 소개하면 영화 “신과 함께” 1편, 2편 모두 천만관객을 돌파한 것도 놀라운 일이거니와 더 더욱 우리를 놀랍게 한 것은 이 영화의 소재가 제주신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데에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평소 알고 있었거나 아니면 모르고 지나쳣거나 간에 언제 어디선가 어떤 형태로든 제주와 관련된 다양한 자원이 콘텐츠산업의 훌륭한 소재가 되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과거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만화가 웹기술의 발달로 웹툰이라고 하는 장르로 재탄생되면서 콘텐츠산업의 핵심역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달 말 서귀포시에 웹툰캠퍼스가 문을 열어 제주가 콘텐츠산업의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그 가능성이 시작되었습니다.

제주웹툰캠퍼스 개소식( 지난 10월 30일)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작가들이 제주에서 창작활동이 이뤄지고 있고 이런 계기로 웹툰 예비작가들을 위한 양성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진행되고있는 실정입니다. 아무리 전망이 밝은 산업일지라도 몇몇 사람들의 전유물이 되거나 그들만의 문화로 국한되어서는 발전하는데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소위 문화란? 많은 사람들이 일상처럼 늘 함께할 때 그 진가가 크게 나타나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 지난해부터 서귀포시에 위치한 아시아CGI애니메이션센터 일대에서 개최하는 제주애니아일랜드페스티벌이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9제주애니아일랜드페스티벌(지난 1일부터 3일까지)
페스티벌에 직접 참여해 즐기는 원희룡 지사(사진 왼쪽)

성급하게 판단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주민친화적이면서 주민참여형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당초 취지에 맞게 올해 두 번째 행사를 치르면서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무척 고무적입니다. 평소 접해보기 어려웠던 애니메이션캐릭터 퍼레이드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께도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러한 축제가 한해 한해 거듭될수록 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많은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다면 콘텐츠산업의 초석을 다지는 것은 물론 국제관광지인 제주의 새로운 관광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동력으로서의 역할도 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펴보면 무궁무진한 잠재자원인 제주, 이곳이야말로 우리가 찾던 콘텐츠산업의 파라다이스가 아니고 뭐 겠습니까? 아울러 서귀포시의 문화도시 선정을 간절하게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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