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홍명환 의원이 제주도의회 제378회 2차 정례회 행정자치위원회 2차 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25일 홍명환 의원이 제주도의회 제378회 2차 정례회 행정자치위원회 2차 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제주특별자치도가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10% 이상으로 늘여 편성한 데 대해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에 역행하는 무리한 재정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홍명환 도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이도2동갑)은 25일 도의회 제378회 2차 정례회 행정자치위원회 2차 회의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홍 의원은 “세입 상당 부분이 2천520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인데 이는 지난해보다 68% 이상 빚내서 재정을 확대하는 정책”이라며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고 자본주의가 팽창하는 데 한계가 드러나는 상황에서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고령화는 계속되고 출산율은 낮아지면서 생산가능인구는 줄고 있어 지역 경제 역시 저성장 국면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고 무리한 재정확대 정책을 하다가 일본 유바리시(夕張市) 사례로 갈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유바리시는 대표적인 탄광 도시 중 하나였으나 석탄산업이 쇠퇴하자 관광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공공시설 및 관광시설 확충 등에 무리하게 투자를 이어갔다. 그러다 재정 파탄 상황에까지 이르러 지난 2006년 적자 3천500여억원을 기록하며 중앙정부에 파산신청을 했다. 

홍 의원은 도가 오는 2025년까지 1조4천억원에 이르는 지방채를 발행하는 계획과 관련해 “내년엔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거고 내후년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빚은 결국 도민들이 갚게 된다”며 “원희룡 지사가 3선이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안 되면 책임을 못 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바리시는 직원을 줄이고 임금을 삭감하고 학교를 3분의 1 수준으로 통합하며 20개년 계획으로 빚을 갚고 있다”며 “우리 제주도라고 이렇게 가지 말란 법이 없다. 아직도 고성장인양 착각해 재정확대 정책을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18년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니 14개 대규모 사업장이 2천억원 이상의 적자인 상황이고 체납액 819억원 중 247억원은 골프장”이라며 “골프장을 유치했던 전 도지사 및 관계 공무원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25일 김현민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이 제주도의회 제378회 2차 정례회 행정자치위원회 2차 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25일 김현민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이 제주도의회 제378회 2차 정례회 행정자치위원회 2차 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앞서 홍 의원은 예산이 대폭 늘어난 부서를 열거하며 이유를 묻기도 했다. 

홍 의원은 “(전년과 비교해 예산이)100% 이상 늘어난 조직을 살펴보니까 제주시 환경지도과 462%, 제주시 차량관리과 205%, 도 동물방역과 126%, 도 안전정책과 148%, 관광정책과 299%, 저탄소정책과 126% 등이었다”며 “다른 부서는 이해가 가는데 관광정책과와 저탄소정책과의 예산 증액 배경이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어 “특히 저탄소정책과 사업을 보니 전기자동차 보급 지원 때문에 예산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적합한가”라며 “제주도청이 현대자동차 외판회사인가, 자동차 판매회사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현민 도 기획조정실장이 “관광정책과의 예산이 늘어난 것은 지금까지 관광진흥기금을 활용해오던 것을 카지노 세금이 전혀 안 들어오다 보니 일반회계에서 지원을 하게 됐기 때문이고 저탄소정책과의 경우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은 국비 사업인데 국비가 많이 내려와서 지방비를 매칭하다 보니 불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예산이 대폭 늘어난)환경·차량·관광·저탄소 등 4개 분야를 엮어서 생각해보면 서로 충돌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전기차 보급 지원을 통해 차량이 늘어나면 주차장 모자라고 도로가 모자라는 결과를 낳고 주차장과 도로를 늘리기 위해 빚을 내서 공사를 하는 악순환이 계속 된다. 이는 후세에 큰 부담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는 내년 예산으로 일반회계 4조9천753억원, 특별회계 8천229억원 등 총 5조8천229억원을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했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