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과 제주 제2공항 부지 전경

요즘 위성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의 어정쩡한 제2공항 관련 행보에 비판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위성곤 국회의원 지역사무소 앞에서 제주도 제2공항 건설에 반대를 위해 결성된 제주제2공항강행저지 서귀포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가 위 의원의 행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지난달 30일 서귀포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서 개최된 민주평통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하는 통일문화한마당'행사 축사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동안 지역의 최대 현안인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입장표명을 미뤄 온 위 의원은 “도의원 시절 처음으로 환영논평을 발표했고 그 입장을 단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지역에는 공항이 매우 필요하다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 서귀포시민회의는 지난 6일 위성곤 국회의원 지역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회의는 "위 의원이 지금 시점에서 왜 이런 식으로 입장을 밝힌 것인지 의문이다"라고 하면서 "중립이라는 게 정치인에게 가장 유리한 태도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고 위 의원은 거기에 부합했다"며 "그간 지역 현안에 대처하는 모습이 모호했고, 지역의 혼란을 만드는 장본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날 행사에서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기 위해 육지서 온 이주민은 제주를 떠나'라는 발언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제주도의회 강충룡 의원에게 "제2공항 건설 추진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강조했었다.

이에 대해서도 "강충룡 의원 말대로라면 위 의원도 이주민"이라며 "그래서 섬 밖으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제주 제2공항을 찬성하는 것이냐"고 따지면서 "위 의원은 이제라도 자신의 기회주의적 발언을 사과하고 제주 역사상 최대 난개발 공사가 될 제2공항을 저지해야 마땅하다"며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시민의 목소리를 아프게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확대되자 위성곤의원은 이튿날 부랴부랴“제2공항은 필요한 시설이라고 생각하지만 도민들이 갈등하고 있어 이에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라는 입장문을 내놓았다.

한편 위 의원은 제2공항 건설 추진과 관련하여 서귀포 지역 이경용 의원(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위원장)과도 언쟁을 벌여 눈살을 찌푸렸다.

발단은 제2공항 발언 현장인 통일문화한마당 개막식 직전 위 의원은 이경용 위원장에게 지난달 26일 열린 서귀포시경제포럼 토론회에서 본인이 제2공항을 반대한다고 얘기했냐고 따졌고 이에 이 위원장은 “그런 적이 없다. 언제 내가 그런 발언을 했냐”며 두 사람간의 언성이 높아졌다.

위 의원은 서귀포시상공회와 서귀포신문이 주최하는 서귀포시경제포럼 토론회에 참석을 약속했다가 느닷없이 전날 어설픈 이유로 불참을 통보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인사들과 시민들은 “국회의원이 지역의 현안 문제를 외면하는 게 아니냐”하는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왔고 다음날 아침 열린 대정읍신청사 개소식에는 참석해 많은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다.

대정읍은 27일 양윤경 서귀포시장, 위성곤 국회의원, 조훈배 도의원, 기관·단체장과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청사 대강당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
대정읍은 지난달 27일 양윤경 서귀포시장, 위성곤 국회의원, 조훈배 도의원, 기관·단체장과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청사 대강당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

내년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정치인들의 행보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특히 지역 최대 현안인 제2공항에 대한 찬·반입장은 표와 직결되는 민감한 사항이다.

현안에 대한 소신 없는 발언과 어정쩡한 자세보다는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밝히는 게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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