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3일 치바(千葉) 7구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은 민주당에게 955표차로 졌다.

여당 후보는 토쿄대학을 졸업하고 사이태가켕(埼玉縣) 부지사를 역임한 엘리트 출신 사이토켄(46) 씨였으며, 야당 후보는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해 치바켕의원 오타카즈미(26) 씨를 비롯해 3명이나 왔었다.

국회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된 오타 씨는 캬바레 호스티스였다는 폭로전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이겼다.

구속된 라이브도어 호리에 씨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자민당 다케베(武部)간사장과 관련된 거짓 메일로 공세를 취하던 민주당이 만신창이가 된 후 치러진 선거였다.

자민당은 여유 있게 이길 것이라는 낙관론이 주류를 이뤘으며, 민주당은 후보자도 내놓지 못한 부전패 상황이었으나 오타 씨가 도전을 했다.

이 패배 분위기를 역전시킨 것은 거짓 메일 책임을 지고 민주당 집행부가 총 사직을 하고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선거전은 치열했다.

 민주당의 신 당수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朗. 63)씨였다. 40대 첫 간사장으로 자민당에 군림했던 그는 개혁을 위해 탈당을 하고 십여년간 계속 주목을 받아왔다.

자민당은 화려한 연출로 코이즈미 수상을 비롯한 수상 후보자, 작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싹쓸이 당선한 코이즈미 첼드런까지 총동원한 코이즈미극장 선거였다.

 민주당은 지역구 구석에서 맥주 케스를 발판으로 소규모 청중을 모아 놓고 오자와 당수의 설법론과 각 기업 방문, 국회의원 총 공세로서 대항했다. 그야말로 양당의 총력전이었다.

결과는 87046표를 획득한 오타 씨가 86091표를 얻은 사이토씨를 근소한 차로 이겼다.

 “수상으로서 마지막 선거이며 개혁의 총 정리를 위해서는 이겨야 한다.”는 코이즈미 수상의 호소가 신통약으로서 그 효능을 상실하는 순간이었다.

화려한 코이즈미극장 선거는 같은 자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나왔으며 코이즈미 수상의 리더쉽에도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왜냐하면 그가 가장 믿고 있는 수상후보 아베 진조오(安倍晋三) 관방장관이 곤란한 입자에 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관방장관이 응원에 나섰던 오키나와 시장, 이와구니 시장, 히가시 히로시마 시장선거에도 자민당 후보가 줄줄이 같은 날 지고 말았다.

오키나와, 이와구니 시장 선거는 미국기지 문제 이전 반대에 따른 알레르기로 떨어졌다 하더라도, 히가시 히로시마 시장 후보는 자민당 정조(政調)회장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씨 2남이었다.

나카가와 정조회장은 코이즈미 수상 이상으로 아베 씨를 수상 후보로 지원하고
있는 사이였다.


아베 씨의 국민적 인기는 수상 후보로서는 톱이지만 그가 응원한 후보들은 모두 참패였다. 인기만으로서 선거는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자민당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노련한 오자와 민주당 당수와 맞대결할 새로운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 우파로서 야스쿠니 참배 문제에는 코이즈미 수상과 보조를 맞추는 아베 씨의 위치는 이번 선거에서 흔들리고 있다.

5년간 수상으로 재직하면서 낡은 자민당을 파괴시키고 개혁을 추진한다고 부르짖는 코이즈미 수상 앞에, 정말로 파괴시킨다고 자민당을 뛰쳐나온 오자와 민주당 당수와의 대결은 일본의 새로운 정치 판도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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