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근 칼럼] 2020년 총선을 내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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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근 칼럼] 2020년 총선을 내다보며
  • 제주투데이
  • 승인 2020.01.04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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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근/ 아라요양병원 원장

이유근/ 아라요양병원 원장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인 최우열기자가 쓴 여의도 25시에 보면, 2016년에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으로 당선된 의원들을 살펴보니 정부 부처의 장차관급이나 기관장 또는 기초단체장 이상을 지내신 분이 한국당에서는 44명 중 21명이었으나 민주당에서는 고작 2명뿐이었다고 한다. 민간 기업까지 포함하면 이런 경력을 가진 분들은 대부분 한국당 소속이었다고 한다. 반면에 민주당 초선은 국회의원 보좌진이나 당 사무처 출신, 법조인이라도 일찌감치 사표를 쓰고 나온 평검사나 처음부터 개업한 변호사, 관료라도 과장급 이하 출신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이런 경력만 놓고 보면 민주당은 한국당과 게임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의원 활동을 살펴보면 거꾸로 게임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방송사 토론 프로그램에 민주당 의원들은 서로 나가려고 줄을 서 있으나 한국당 의원들은 섭외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것을 보면 인재를 충원하는 방법에 있어 두 당의 정책이 많이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당은 안전지향적인데 반해 민주당은 진취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 점이 요즘 정치 풍토를 이해하는데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문재인 정부가 이상에 치우친 정책으로 경제를 어렵게 하더니, 북한 핵 문제에서 김정은의 속셈을 제대로 파악하는데 실패하고, 조국 사태로 ‘기회는 균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구호를 뭉개어 국민들의 지탄을 초래하였고, 민주당이 이를 엄호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는데, 한국당이 이 절호의 찬스를 놓치고 계속 헛발질만 하는 것이 고위직을 역임한 사람들로 지도부가 꾸려지니 일반 국민들의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정부나 기관의 고위직을 지냈다면 나름대로 학식도 풍부하고 식견도 넓으련만, 높은데 올라가서 오래 있으면 아래 사정을 알기 어려워 자기들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 그러니 자기들끼리는 소통이 잘 되나 일반 국민들의 잣대로 보면 불통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념으로 뭉쳐져 다른 생각을 포용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 그러니 국민통합은커녕 대화마저 어렵다. 민주주의는 대화를 통한 타협인데 대화가 안 되는데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을까?

필자는 형제가 싸우면 일단 형에게 책임을 묻는다. 형이 동생의 존경을 받으면 싸움이 일어날 리가 없다. 물론 막무가내로 덤비는 동생이 없는 것은 아니나,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형이 형 노릇을 제대로 하면 동생들이 형을 업신여기지는 못 한다. 마찬가지로 집권여당이 여당 노릇을 제대로 하면 야당의 협조를 받지 못 할 이유가 없다. 만일 여당이 여당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데도 야당이 딴 짓만 하면 국민들이 그런 야당을 용납할 리가 없다. 민주당이 이렇게 잘 못 하는데도 한국당의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한국당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한국당이 그렇게 못 하는데도 민주당의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다는 자각이 있어야 한다.

전에 읽을 글에 ‘하나님 앞에서는 아무 죄도 짓지 않은 사람이 가장 큰 죄인이다.’라는 대목에서 한참을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 어떻게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이 가장 큰 죄인이 될까? 그러다가 ‘세상에 죄를 짓지 않는 사람은 없는데, 자기는 죄가 없다고 생각하고 회개하지 않는 사람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가장 큰 죄인이다.’라는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다. 자기가 죄를 지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회개하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다른 죄지은 사람을 용서하는데, 지은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회개하지 않으니 다시 죄를 짓게 마련이고, 죄 지은 사람을 용서도 못 한다. 지금 여당이나 야당이나 필자가 보기에는 모두 ‘자기는 죄를 짓지 않았다고 하나님 앞에서 우기는 사람’과 똑 같다고 여겨진다.

스페인 태생의 미국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는 ‘과거를 기억하지 아니하는 자는 그 과거를 되풀이하고 말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우리가 일본의 아베 수상이 일제의 성노예제나 징용 문제를 외면하고 욱일승천기를 자꾸 꺼내드는 것을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일본이 과거 군국주의로 회기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서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과거의 선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 한다면, 이번 선거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정치를 하시는, 또는 하시려는 분들 모두 그 높은 자리에서 내려와, 국민들이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살피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한다. 다만 같은 색안경을 쓰고, 임금님이 벌거벗었다는 것을 말 못하는 국민들의 얘기에 현혹되지 말고,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외치는 어린이와 같은 국민들의 외침에 귀 기우리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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