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야?”. 그날 많은 사람들은 긴가민가했다. 정치권은 화들짝 놀랐다. 여든, 야든, 씁쓸하지만 찜찜하기는 마찬가지였을 터다. 청와대도 내심 불편한 심기였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적합도 2위’가 만들어 놓은 현상이었다. 깜짝 놀랄만한 뉴스였고 신선하고 흥미 진진 했다.

지난 1월30일 세계일보는 ‘차기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 앤 리서치가 지난 1월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조사 결과였다.

1대1 전화면접조사(CATI)로 진행했던 여론조사(표본오차 +-3.1%P 신뢰수준 95%)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10.8%로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10.1%)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32.2%)에 이어 2위를 기록했던 것이다.

비정치인 검찰 총장이 단번에 ‘차기대통령 적합도 2위‘를 기록한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예사롭지가 않다. 그래서 인터넷 댓글에 난리가 났다.

‘차기 대권주자 반열’을 뛰어넘어 “다음 대통령으로 윤석열을 보내자”는 성급한 주장도 이어졌다. 당연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밖에 없다.

또 한 사람의 뉴스 메이커가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다.

그는 진보진영에서 알아주는 논객이었다. 독설가로 정평이 났었다.

그런데 최근 진영과 성역과 경계의 담장을 뛰어넘는 그의 독설이 많은 이들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가 되고 있다.

나라사정이 캄캄하고 답답하여 울분을 달래지 못하는 이들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싸가지 없는 발언’으로 입에 오르내렸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TV토론에서 진 전교수의 입살 한방에 나가 떨어졌다는 소문으로 왁자지껄하다.

난공불락으로 알려졌던 유시민의 악다구니가 진중권의 현란한 촌철살인(寸鐵殺人)에 맥을 못 쓰고 꼬리를 내렸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유시민 알릴레오’를 향해 ‘성인용 디즈니렌드’라고 평가절하 했다.

김어준을 ‘걸어 다니는 음모론’으로 몰아세웠고 친문 세력들에게는 “통치에 대중의 폭력을 활용하는 PK친문들의 선동수법이 나치를 빼닮았다”고 통렬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그의 입살의 과녁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

“조국에 마음의 빚을 졌다는 문재인은 과연 공직을 맡기에 적합한 사람인가”, 청와대를 향한 성역 없는 일갈에는 소름이 돋았다.

‘친문 양아치들의 개그’, “일회용 추잉 껌”으로 민주당 인재영입을 잘근잘근 씹은 풍자와 해학은 압권이었다.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무기였다.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는 속어)’에 대한 진중권의 공격은 “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을 지지하는데 왜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친문 세력의 엇갈리는 말과 행동이나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表裏不同), 정의의 탈을 쓴 불의와 불공정의 협잡, 하수구처럼 악취 내뿜는 도덕적 우월주의에 역겨움을 느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지금 사회일각에서는 살아있는 권력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법치정의 실현을 위해 무소뿔같이 우직하게 밀고나가는 윤석열 검찰 총장과 친문세력의 거짓과 온갖 악덕, 이중성을 까발리는 진중권의 말발이 신드롬을 부르고 있다.

이름 하여 ‘윤석열-진중권 현상’이다.

인터넷 친구 사이에서는 차기대권 구도에 ‘윤석열-진중권 조합’을 상정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진중권 총리’론이다.

아직 실현여부를 따질 게재는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이야기가 미래담론의 하나로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윤석열-진중권 현상’은 왜 나타났는가. 문재인 정권의 총체적 국정실패가 만들었고 무능하고 무지한 집권정치권이 키워낸 것이다.

정권의 독선과 오만, 무책임과 무소불위 권력 행사가 국민적 반감을 쌓이게 했던 것이다.

특히 검찰 개혁 명분으로 권력을 총동원하여 검찰을 짓밟고 법치를 깔아 뭉기어 무력화 시킨 권력 남용에 대한 거부감이 정권불신으로 자라났던 것이다.

거듭되는 소리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5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하며 살아있는 권력이나 청와대와 집권여당에 대해서도 성역없이 수사하고 법치를 세워달라고 당부했었다.

이에 윤총장은 취임사에서 “형사법 집행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므로 오로지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하고,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특히 권력기관의 정치 선거개입, 불법 자금 수수, 시장 교란반칙행위, 우월적 지위 남용 등 정치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서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응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총장의 형사법 집행 키워드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사람은 권력을 말함이다.

권력에 충성하지 않고 헌법의 핵심가치를 지켜내는 것이다. ‘법과 원칙을 중시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윤석열 검찰’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에 가차 없는 법의 칼날을 휘둘렀다.

살아있는 현 정권의 비리에도 단호하게 대처했다. 조국 가족 비리 수사, 울산 시장 부정 선거 공작 수사, 청와대 감찰 무마 수사 등 권부 핵심인 청와대까지 겨냥하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 대학살 또는 검찰 대숙청으로 표현 되는 대대적 검찰 물갈이 인사로 윤석열 검찰의 수족이 잘리는 수모를 당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뚝심과 헌법 가치의 소신으로 검찰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심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와 여당의 불의한 권력 운용에 대한 반감이 정권에 등 돌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권력에서 등 돌린 민심이 꼿꼿한 법치 운영의 ‘윤석열 검찰’에 대한 지지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친문세력으로 알려졌던 진중권 전 교수의 친문세력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도 민심의 흐름이 정권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있다. 국민의 마음이 하늘이 뜻이기에 거스르지 말라는 말이다.

‘하늘에 순응하는 자는 흥하고(順天者 存) 하늘을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逆天者 亡)’는 공자(孔子)의 말씀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서 하늘은 바로 백성이요 국민인 것이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윤석열-진중권 현상’도 민심을 거스르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속살을 꼬집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의 뜻을 무시한 국정운영,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정권행태는 결국은 망한다는 경고인 셈이다.

그래서 차기 ‘윤석열 대통령과 진중권 국무총리’ 이야기는 그냥 웃어 넘겨버릴 수만은 없는 미래 담론인 것이다.

‘사회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난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에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즈의 ’나비효과‘ 이론이다.

‘나비효과’를 빌리자면 우스개 소리 같은 ‘윤석열 대통령, 진중권 국무총리’이야기는 2022년 3월 9일에 치르게 될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태풍의 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내일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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