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어느덧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체감하긴 힘들다. 선거 때만 되면 후보들이 정당(또는 무소속)과 이름이 적힌 어깨띠와 점퍼를 입고 유권자와 악수를 나누거나 명함을 돌리는 풍경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후보들에게 ‘길거리 선거운동’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제주지역 예비후보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송재호 예비후보 유튜브 채널 '쏭TV'.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송재호 예비후보 유튜브 채널 '쏭TV'.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유권자와 악수? “NO”…SNS로 소통

4·15총선에 나서는 후보들은 민속오일시장이나 시청 주변이 아닌 SNS를 통해 유권자들과 만나며 선거 풍경을 바꿔가고 있다. 

제주시갑의 경우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쏭TV’를 열었다. 이 채널에선 송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정치인 등의 메시지, 선거캠프 소식, 공약 등을 알리는 영상들이 올라가 있다. 

장성철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장 예비후보는 주로 선거구 동네를 걸어 돌아다니며 유권자들과 인사하는 ‘마을걷기’ 모습과 기자회견 등을 실시간 동영상으로 게재하고 자신을 소개한 언론 보도 등을 홍보하고 있다.   

고병수 정의당 예비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로 지금의 정부와 제주도 정책을 비판하거나 기후위기 정책 또는 투표권 연령 등 현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펼치고 있다. 고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페이스북 친구들의 게시물이 자주 눈에 띄는 게 특징이다. 

고병수 예비후보 페이스북 담벼락은 지지자들의 게시물이 눈에 자주 띄는 게 특징이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고병수 예비후보 페이스북 담벼락은 지지자들의 게시물이 눈에 자주 띄는 게 특징이다. (사진=고병수 예비후보 페이스북 캡처)

지역구에서 가장 일찍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던 박희수 무소속 예비후보 역시 주로 페이스북에서 유권자들과 만난다. 민주당의 제주시갑 선거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한 데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며 자신의 입장을 실시간으로 알리기도 했다. 

제주시을의 경우 오영훈 민주당 국회의원은 페이스북과 함께 지난달 말 유튜브 채널 ‘오영훈TV’를 개설했다. 선거운동 모습과 현역이라는 장점이 돋보이도록 국회 활동 모습을 주로 전하고 있다. 

부상일 미래통합당 예비후보 역시 페이스북과 유튜브 ‘부상일TV’를 통해 주로 코로나19 예방 홍보 활동과 선거운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서귀포시의 경우 위성곤 민주당 국회의원은 변함없이 페이스북을 통해 근황과 국회 활동, 지역주민들을 만나는 모습 등을 알리고 있다. 강경필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는 일상을 친근한 표현을 써가며 전하고 있다.

장성철 예비후보의 '마을걷기' 선거운동. (사진=장성철 예비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장성철 예비후보의 '마을걷기' 선거운동. (사진=장성철 예비후보 페이스북 캡처)

 

#코로나 공약 빠질 수 없다…손씻기 율동도

모든 후보들이 감염병 대책과 관련한 공약을 내세우거나 정부와 지자체를 상대로 관련 주문을 하는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코로나19 사태를 적극 활용해 홍보하는 후보도 눈에 띈다. 부상일 통합당 예비후보는 주로 ‘챌린지’를 즐겨 사용한다. 챌린지란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정치·사회적인 지지 목적의 행동인 ‘클릭티비즘(Clicktivism)’의 일환으로 모금 활동 또는 사회적 캠페인의 확산을 위해 SNS에서 다음 특정인을 지정해 릴레이 방식으로 캠페인을 이어나가는 이벤트를 뜻한다. 

부 예비후보는 지난달 4일 ‘마스크 챌린지(마스크 착용 사진을 SNS에 공유)’를 시작으로 지난 11일엔 ‘손씻기 체조 챌린지(손씻기 안무를 촬영한 영상을 SNS에 공유)’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심야 시간 버스정류장을 방역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부상일 예비후보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코로나19 예방 수칙 중 하나인 손 씻기 율동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부상일TV 화면 캡처)
부상일 예비후보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코로나19 예방 수칙 중 하나인 손 씻기 율동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부상일TV 화면 캡처)

 

고병수 정의당 예비후보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학이 늦춰지면서 생계를 잇기 어려운 학교비정규직, 학원 강사를 비롯해 저소득계층을 대상으로 시급히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며 관련 집회에 참석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한다. 

#코로나19 검사에 자발적 자가격리도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에 검사를 받거나 자발적 자가격리를 하는 후보도 생겨났다. 

지난 5일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 최근 확진 판정을 받자 같은 회의에 있었던 오영훈 의원은 지난 13일 검사를 받고 자발적인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에 같은 날 지난 8일 민주당 제주도당에서 열린 ‘미래준비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오 의원과 만난 송재호 예비후보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발적으로 자가격리를 했다. 

두 후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바로 다음 날인 14일 자가격리를 해제했다. 

한편 4·15총선 출마자는 오는 26일부터 27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마쳐야 한다. 공식 선거운동은 다음 달 2일부터 총선 전날인 14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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