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남 칼럼] “못살겠다, 갈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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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남 칼럼] “못살겠다, 갈아보자”
  • 김덕남 주필
  • 승인 2020.04.06 0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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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총선(總選)에서 되살아난 1956년 대선(大選) 슬로건

선거 슬로건은 선거 전략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의 간결하고 강력한 한마디로 유권자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선거전의 백미(白眉)다.

슬로건(slogan)은 스코틀랜드어 ‘솔로곤(slogarn)'에서 나왔다고 한다. 이 말속에는 ’군대‘라는 의미와 ’함성‘이라는 뜻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전투에서 적(敵)의 기를 꺾고 아군의 전투력을 북돋우기 위해 종주먹 쥐고 질러대는 함성이 ‘슬로건’이다. 사실상 전투 독려 구호다.

선거에서의 슬로건은 ‘선거는 전쟁’이라는 프레임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슬로건은 선거전의 잘 벼린 무기나 다름없다.

이 무기에는 해당선거의 핵심 전략을 집약하여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예리하고 간결한 문장이 장착된다. 칼이거나 실탄이다.

상대를 향해서는 강력한 공격무기이고 아군에게는 효과적인 방어체계인 것이다.

오늘(6일)을 보내면 ‘4.15 총선’이 딱 아흐레 남았다. 선거운동기간을 구분하여 말하자면 초반을 넘어 중반전에 돌입한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19’라는 재앙 적 악재가 총선 판을 흔들고 있다. 분위기가 무겁고 착잡하다.

따라서 선거운동자체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역구 유세나 대민접촉 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 깜깜이 선거 분위기다.

이에 따라 각 정당이나 선거 캠프에서는 지상전은 포기하고 공중전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선거 전략을 전환해야 하는 입장이다. 개인 유튜브 TV, SNS, 페이스 북 등에 의존하여 공약을 발표하고 홍보하는 선거운동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 슬로건은 매우 중요하고 유효한 선거전략 무기가 되고 있다.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선거 슬로건도 여기서 비롯됐다.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1956년 제3대 대통령 선거 때 나왔던 선거구호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신익희 후보의 슬로건이었다.

집권여당인 자유당의 부정부패와 독재로 인한 민생파탄에 염증을 느끼고 좌절하는 국민의 울분을 대변했던 선거구호였다.

이 슬로건은 지금도 대선구호의 걸작으로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못살겠다, 갈아보자”, 이 전설적 선거 슬로건이 64년이 지난 2020년 4월 총선에서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불러낸 것이다. 김위원장은 선거전에 등판하여 지난 3년 문재인정부의 경제실정을 부각하면서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것이 민심”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사실상 총선 슬로건으로 불러온 것이다. 이 구호는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 상황과 맞물려 “울림이 굵직한 천둥소리가 되었다”는 평가가 많다.

이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선거 슬로건이 이번 ‘4.15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볼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중간 평가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3년간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급속 인상,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한 고용지표 악화, 일자리 축소 등 각종 경제정책 실패, 탈 원전, 태양광 사업 특혜의혹, 부동산 정책 실패, 남북관계 외교안보 실정 등 총체적 위기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불만과 원성이 쌓여왔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의 재앙 적 ‘코로나 19’ 위기가 소용돌이 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자”는 국민적 컨센서스가 이심전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그러니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슬로건이 일반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국민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내는 마사지나 다름없어서다.

유권자의 가슴을 찌르고 뇌리를 때리는 선거 슬로건은 선거의 승패를 한순간에 뒤집어 버릴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선 때 40대 빌 클린턴이 내놨던 선거 슬로건이었다.

이 슬로건 한방으로 아무도 재선을 의심하지 않았던 부시를 낙선시켰다.

한 줄의 선거 슬로건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 할 수 있다.

이번 ‘4.15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을 지킵시다”를 총선 메인 슬로건으로 결정했다. 서브 슬로건은 “코로나 전쟁 반드시 승리 합시다”.

‘코로나 19’ 위기를 극복하자는 데 방점을 뒀다. “국민과 함께 반드시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 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산다”를 메인 슬로건으로 내놨다. “코로나 위기에 힘내고 집권여당을 바꿔야 살 수 있다“는 메시지다.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실정으로 야기된 비정상을 바로잡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의지를 형상화 했다”는 것이다.

어느 당의 총선 슬로건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고 표로 연결시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이를 듣는 국민들은 이미 나름대로 가슴에 새겨 평가 할 것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총선은 정당 간 또는 개인 간 권력쟁취 싸움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총선 판의 심판관은 국민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 선택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총선에서의 국민적 선택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정치 지형을 바꾸는 힘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선택에 대한 책임 역시 국민의 몫일 수밖에 없디. 그만큼 국민적 자각이 요구되는 것이다.

불의와 비리, 무능과 무책임, 위선과 부도덕이 판치는 정치판을 뒤엎고 갈아치우는 것이 '깨시민(깨어있는 시민)‘의 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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