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문을 여는 예나르 제주공예박물관 (제주시 저지리 문화예술인마을)

제주시 저지리 문화예술인마을에 예나르 제주공예박물관(관장 양의숙)이 새롭게 문을 연다. 예나르 제주공예박물관은 제주출신 민속품전문가로 서울에서 고미술전문화랑 예나르 를 운영하고 있는 양의숙 씨가 고향인 제주에 마련한 공예전문 박물관이다.

양의숙 관장/ 예나르 제주공예박물관 

앞으로 예나르 제주공예박물관은 제주공예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다양한 민속공예품을 내용 있게 소개함으로서 제주와 한국민속예술의 위상을 드높이게 된다.

개관기념 첫 번째 기획전으로 오는 24일부터 12월 13일까지 ‘제주실경도와 제주문자도’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제주의 명소를 그린 12폭의 제주실경도와 제주문자도외에 걸작병풍을 비롯한 40여점의 작품도 함께한다.

‘제주실경도’는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탐라순력도와 탐라십경에 이어 제주 옛 그림의 계보를 잇는 매우 귀중한 작품이다. 지난 2015년 서울옥션홍콩경매에 출품된바 있는데, 국내로 환수된 작품이다. 논고나 학회의 발표에 인용된 적은 있으나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자리로, 12폭 실경에 담긴 풍경이 고향 제주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뜻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탐라십경에 속하는 풍경 외에 ‘제주목도성지도’와 ‘화북진’이 더해진 12경의 형태로 그려져 있어 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미술사학자 이태호 교수(명지대학교 초빙교수)가 작품 제작시기와 의의를 밝히는 글을 더했다.

이어서 ‘제주문자도’는 대부분 지금까지 제주에서는 소개된 적이 없는 개인소장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전시는 제주문자도 중에 걸작으로 꼽을 수 있는 다채로운 작품들이 출품되어 제주민화에 풍성함을 더하고 있다. ‘효제충신(孝弟忠信)예의염치(禮義廉恥)’라는 조선 유림가의 사상을 대표하는 문자와 상징그림이 합쳐진 문자도는 휴머니즘에 기초한 조선 사람들의 사상과 조형의식을 그려낸 민중예술이다.

탐라순력도(제주시청 소장)와, 제주십경(국립민속박물관 소장)과 내왓당무신도(국립제주박물관 소장) 등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제주의 옛 그림들은 대부분 이러한 문자도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민중 속에 깊숙이 내재된 문화였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예나르 제주공예박물관에서 마련하는 전시회의 ‘제주실경도와 제주문자도’의 조형을 통해, 제주인들의 미의식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육지와는 고립된 섬이라는 특징이 어떻게 조형의식에 반영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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