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3509번지 속칭 ‘고개 왓’, 등 뒤로 산방산을 중심해서 좌우로 군산, 단산, 송악산이 어께동무 하듯 포근하게 감싸 안은 곳이다. 앞에는 형제섬이 다정히 푸른 바다에 발을 담그고 서있다.

74년 전 사계초등학교 주춧돌을 놓았던 사계의 현대 교육 발상지인 속칭 ‘고개 왓’ 지형의 분위기다.

지난 12월 12일은 사계초등학교 개교(1946년) 74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 유서 깊은 이 배움터에서 ‘사계초등학교 처음 세운 곳’이라는 기념비가 제막됐다.

지난 12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속칭 ‘고개왓’ 현지에서 제주 ‘사계초등학교 처음 세운 곳’ 기념비 제막식이 거행됐다.

사계초등학교 총동문회(회장 김영근)가 주최했던 행사였다.

이 자리에는 강태치 사계초등학교 제2대 총동문회장, 이용길 전 제주언론인 클럽 회장(전 제주산업정보대학장), 구성지 전 제주도의회 의장, 이상헌 안덕면장, 송정 사계리장 등 이 학교 출신 인사들과 윤용석 사계초등학교 교장 등 많은 내외 인사들이 참석하여 기념비 제막의 의미를 새기며 축하했다.

이날 제막식에서 김영근 사계초등학교 총동문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사계초등학교 발상지에 기념비를 세우게 돼 매우 뜻 깊게 생각 한다’면서 “앞으로 모교와 향리 발전에 3400여 동문들이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축사에 나선 강태치 총동문회 제2대 회장은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고 학맥의 중요성을 강조 했다. 그러면서 ”살아 생전 이렇게 뜻 깊은 ‘사계 초등학교 처음 세운 곳’ 기념비를 보게 돼 감개무량하다“는 감회를 밝혔다.

기념비는 ‘산방산 모형’이다. 전면 상단에 학교 배지를 배치하고 <사계초등학교 처음 세운 곳>이라고 크게 음각했다.

뒷면은 <사계초등학교는 1946년 12월 12일 이곳 속칭 ’고개왓‘(사계리 3509번지)’에서 ‘사계공립국민학교’로 개교하였다. 제1회부터 제4회까지 졸업생을 배출한 후, 1952년 6월 사계리 1731번지 현 위치로 이전 하였다. 그 동안에 ‘사계국민학교’로 교명이 바뀌었다가 다시 ‘사계초등학교’로 개칭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랑하는 모교의 영원한 발전을 염원하는 전체 동문의 정성을 모아 역사적인 발상지에 이 기념비를 세운다. 사계초등학교여! 영원하라. 2020년 12월 12일>이라는 비문이었다.

이 기념비는 6년 전부터 이 학교 졸업생(6회)인 이용길 전 제주언론인클럽회장과 강태치 사계초등학교 총동문회 제2대 회장(6회)이 주축이 되어 현장 답사 등을 통해 기획하여 기념비 건립을 제안했고 이 전회장이 기념비 구상과 설계, 표지 글과 비문(碑文)까지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기념비 제막식이 끝나고 동문들과 지역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념촬영
 

사계초등학교는 광복 이듬해인 1946년 12월 12일 기념비가 세워진 속칭 ‘고개 왓’에서 ‘사계공립국민학교’로 개교했다.

1회부터 4회까지 졸업생 160여명을 배출 한 후 1952년 6월 산방산 자락인 사계리 1731번지 현재 학교가 있는 곳으로 이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계초등학교는 개교 당시 일본 해군 막사였던 건물을 임시 교사(校舍)로 사용했었다. 그러다가 이마저도 6.25 전쟁 발발과 동시에 육군 제1훈련소 소속 장정 대기소로 징발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공부할 교실이 없었다. 그래서 향사(리사무소), 향교, 또는 약간 넓은 공간의 개인 주택을 전전하며 공부 할 수밖에 없었다. 날씨가 좋으면 칠판을 들고 야외에서 수업하기 일쑤였다.

이런 상황에 헤매다가 다행히 유엔한국재건단(UNKRA) 원조로 현재 위치에 석조 교실 2개를 지어 우선 6학년과 5학년부터 옮겼다. 이전 마무리는 1952년 6월 1일이었다.

사계초등학교는 개교당시 학교명 사계공립국민학교에서 사계국민학교(1950년 6월 1일), 사계초등학교(1996년 3월 1일)로 이름이 바뀌었다.

졸업생은 현재 3천4백여명으로 도내외와 해외의 각계각층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내년(2021년) 12월 12일은 개교 75주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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