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제주 관덕정 앞에서 제주4·3특별법개정쟁취공동행동이 관덕정 앞마당에서 ‘제주4·3특별법 개정 도민 보고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5일 오전 제주 관덕정 앞에서 제주4·3특별법개정쟁취공동행동이 관덕정 앞마당에서 ‘제주4·3특별법 개정 도민 보고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전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이 과정을 도민들에게 보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5일 오전 제주4·3특별법개정쟁취공동행동은 관덕정 앞마당에서 ‘제주4·3특별법 개정 도민 보고대회’를 열었다. 관덕정은 지난 1947년 3·1발포사건이 발생한 곳이며 이는 4·3의 도화선이 됐다. 

이날 보고대회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오임종 4·3희생장유족회장, 강철남 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 양조훈 4·3평화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4·3영령에 대한 묵념 이후 첫 순서로 특별법 개정 경과를 보고하는 영상이 상영됐으며 각계 인사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후 원 지사는 “대한민국의 당당한 역사인 4·3은 이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평화와 화합의 상징으로 우뚝 섰다”며 “4·3특별법 전부 개정을 위해 힘을 모아주신 10만 생존희생자 및 유족들과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정부에서 배·보상 산정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과거사 해결의 세계적인 모범으로 4·3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주도도 적극 협력하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좌남수 의장은 “이제 제주4·3은 제주만의 슬픔이 아니며, 제주4·3의 해결은 결코 정치와 이념의 문제가 아닌 인간애의 문제”라며 “국가 공권력에 의해 무고하게 생명과 인권이 유린됐던 수많은 근·현대사의 아픔이 제주4·3을 통해 새롭게 조명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4·3은 이야기되지 못했다. 그저 ‘살암시민 살아진다’만 되풀이하며 견디고 또 견뎌야 하는 현실이었다”며 “1987년 이후 열린 민주주의 광장에서 4·3은 ‘이제사 말햄수다’로, 20년 전인 김대중 정부에선 ‘평화와 인권, 화해, 상생’으로, 문재인 정부에선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실현하는 희망의 상징으로 승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4·3 당시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이 삶과 죽음을 좌우했다. 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질곡의 손가락, 이념의 손가락을 내려야 한다”며 “함께 손잡고 평화와 인권, 상생의 시대로 걸어가야 한다. 맞잡은 손마다 걸음마다 동백꽃을 피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실에서부터 동백꽃이 만발한 4월의 봄을 실현해 나가겠다”며 “4·3평화인권교육을 더욱 확대하며 4·3의 내면화와 전국화, 세계화를 이뤄나가겠다.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 아이들의 삶에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의 동백꽃을 피워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허영선 4·3연구소장이 본인이 쓴 기념시 ‘법 앞에서’를 낭송하고 4·3특별법이 제정된 뒤 완전한 해결을 위해 함께 했던 시간과 이번 개정이 완결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알리는 세대 전승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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