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원희룡 지사, 좌남수 의장, 홍명환 의원, 박원철 의원,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및 제주도의회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원희룡 지사, 좌남수 의장, 홍명환 의원, 박원철 의원,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및 제주도의회 제공)

지난 10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국토교통부에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추진 의지’ 입장을 전달하자 그 여파로 도의회가 내홍을 겪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해 12월 원 지사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도민 의견수렴을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데 합의했다. 해당 합의문엔 향후 도민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사항도 포함됐다. 

하지만 원 지사는 ‘반대’가 높았던 도민 여론조사 결과는 무시한 채 별도로 실시한 성산읍 주민 여론조사만을 언급하며 주민 수용성이 확보됐다는 내용을 담아 국토부 측에 전달했다. 

이에 좌남수 의장은 지난 11일 고영권 정무부지사와 만나 원 지사가 도의회와 사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국토부에 의견을 전달한 것을 두고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약속한 지 3개월도 안 됐고 ‘갈등의 종지부를 찍고 화합해 나갑시다’라고 한 지 열흘밖에 안 됐다”며 “손바닥 뒤집듯이 왔다리 갔다리 해도 되느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 당시 있었던 ‘촛불혁명’까지 언급하며 원 지사의 독단적인 정치 행보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같은 날 박원철 의원과 홍명환 의원은 도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토부와 제주도, 의회가 합의한 사항을 원희룡 지사가 휴짓조각으로 만들어버리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모아진 도민의 뜻을 전문가 자문이라는 미명 하에 자의적으로 왜곡해 제2공항 건설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최고 정책결정권자에 부여된 권한을 남용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원 지사는 국토부에 제출한 제2공항 추진 필요성을 밝힌 공문을 당장 철회하고 스스로 사퇴해 도민사회를 갈등과 반목으로 몰아넣은 현 사태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 역시 좌 의장과 두 의원의 입장 표명에 반박하고 나섰다. 

12일 오전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은 도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좌남수 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중심의 ‘나홀로 의장 정치’를 중단하고 균형과 중재의 의회 운영에 힘써야 하고 박원철 의원과 홍명환 의원은 도정에 의견 제출을 요청한 중앙 정부부터 비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원철·홍명환 의원 뒤에 숨어 지역갈등을 방조한 제주지역 국회의원 3명 역시 도민께 사과하고 문재인 정부의 국토부와 환경부는 제2공항 갈등 문제를 제주도에 떠넘기지 말고 갈등을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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