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제주와 일본의 경제·관광 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난해 4, 제주에 부임한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이세키 요시야스 총영사는 양국의 상생발전과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그를 만나 지난 1년 동안 제주에서 근무하면서 느꼈던 소회를 들었다.

제주투데이와 인터뷰하는 이세키 요시야스 총영사

Q 제주에 온 지 1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요?

A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일본과의 왕래가 거의 단절되어 버린 1년이었지만, 그럼에도 제주에서 실시 가능한 문화행사·교류행사는 온라인을 포함하여 적극적으로 실시해 왔습니다. 특히 이러한 상황에서도 제주도 여러분들은 일본과의 교류에 매우 적극적이십니다. 제주특별자치도청과 제주상공회의소·제주도한일친선협회를 비롯한 유관기관·단체의 여러분들이 진행하고 계시는 다양한 노력, 그리고 우리 총영사관의 활동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에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지난 1년간 오히려 제주를 찬찬히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여, 가능한 한 많은 분들을 찾아 뵙고, 가능한 한 많은 곳을 방문해 왔습니다. 그런 가운데 새삼 제주도 여러분들의 일본에 대한 마음은 육지와 비교해서 특별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날마다 실감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주를 돌아다니면서 느낀 제주도 여러분들의 일본에 대한 마음을, 우리 총영사관 HP에서 ‘제주와 일본의 깊은 인연’(https://www.jeju.kr.emb-japan.go.jp/itpr_ko/jejulistko_00001.html)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꼭 한번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Q 지난 1년간 근무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은 활동은 어떤게 있나요?

A 지난 1년간 총영사로서 다양한 활동을 해 왔고, 어느 활동도 마음에 남습니다만, 「제21회 고교생 일본어 말하기 대회」가 인상 깊었습니다. 전신인 「일본어 변론 대회」가 1992년에 개최된 이래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우리 총영사관의 문화 행사로, 저는 이번에 처음으로 참가했습니다만, 참가자의 수준 높은 스피치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스피치의 내용, 일본어의 발음이나 표현력 등, 도저히 고등학생이 외국어로 이야기하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고, 전문가인 심사위원 분도 전국 대회와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며 놀라워했습니다. 역시 제주의 일본과의 인연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 제주의 젊은이들이 저에게도 자랑스럽게 느껴졌고, 제주의 일본어 선생님들의 열의에도 감탄했습니다.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이세키 요시야스 총영사(1972년 일본 효고현 출신, 도쿄대학 법학부 졸업, 1996년 부터 일본 외무성 근무)

또한 금년 3월 11일에는, 동일본 대지진 발생 10주년을 맞이하여, 당시 제주도내 기관과 도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지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복구 상황에 대한 보고를 드리는 행사를 개최하였는데, 당일 참석해 주신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님의 “서로의 아픔과 재해를 계기로 하여, 어려움을 함께 하고, 미래의 희망을 함께 키워 나가자”라는 말씀, 그리고 김대형 제주도한일친선협회 회장님께서는 “이웃나라 일본에서의 큰 재난에 대한 당연한 지원”이란 말씀을 비롯하여, 참석하신 여러분들로부터 마음 따뜻한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일본 피해지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온정 어린 메시지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해왔습니다만, 1995년 발생한 '한신·아와지(阪神∙淡路) 대지진'으로 고향의 부모님이 재해를 입은 저로서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Q 총영사가 생각하는 제주의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제주에 부임하자마자 제주올레를 걷기 시작해서, 지난해 12월에 총 26개 코스를 완주하여, 지금은 두 바퀴째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라산도 백록담까지 등반했고, 오름도 몇 군데 올랐습니다. 이렇게 두 발로 걸으며 제주를 둘러보면서,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즐기고, 제주 여러분의 정을 느끼면서, 제주가 관광지로서 너무나 매력적이라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직접 실감하고 있습니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과 안은주 상임이사 등과 함께한 제주올레10코스

또한 ‘삼성혈’과 ‘칠머리당영등굿’도 참관하였는데, 이와 같은 애니미즘과 샤머니즘의 색채가 짙게 남아 있는 제주의 전통문화는 일본인에게 매우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일본인 관광객에게 친근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면, 송봉규 회장님, 강재업 회장님 등 제주와 일본의 교류에도 오랫동안 공헌해 오신 어르신께서 일본의 관광지도 벤치마킹해 창업하신 ‘한림공원’, ‘일출랜드’와 같은 관광시설도 빠질 수 없습니다. 계절마다의 꽃들로 채색되는 정원과 온실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한림공원을 찾아 송봉규 회장과 담소를 나누는 총영사
이중섭 미술관에서 전은자 학예연구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에 더해 제주는 일본발/일본에서 자라난 세계적 수준의 문화와 일본과 깊은 인연을 가진 제주 문화의 발신거점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安藤忠雄)나 故 이타미 준(伊丹潤)의 건축물, 서귀포시의 3개 공립미술관(기당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소암기념관)도 그렇고, 또한 ‘헬로키티 아일랜드 제주’나 탑동의 ‘D&DEPARTMENT JEJU’와 같은 상업시설도 그 흐름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집적되면서 제주와 일본의 인연이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제주 관광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Q 제주에서 생활하시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요?

A 제주의 여러분들이 너무 잘 대해주셔서 특별히 불편한 일은 없지만, 굳이 꼽자면, 현지인 분들끼리 제주어로 말씀하실 때는 안타깝게도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신지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기러기 아빠로 혼자 생활하고 있는데, 제주는 흑돼지나 해산물과 같은 먹거리도, 제주막걸리나 한라산 소주 등의 술도 맛있어서, 저도 모르게 그만 과음하거나 과식하게 되어 체중관리가 어려워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음식에 대해서는, 제주의 향토 요리도 물론입니다만, 제주의 맛있는 식재료를 오롯이 살린 일식과 이탈리안, 그리고 예를 들어 우도의 땅콩 스무디나, 톳을 활용한 카레라이스 등등,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요리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어, 무심코 맛을 보고 싶어져, 더욱 체중관리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

혼인지를 찾아 기러기 아빠의 마음을 몸소 표현하면서 즐거워 하는 모습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바램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일본과 한국, 양국 수도간의 관계는, 여러분들께서 잘 아시다시피 계속해서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하기에 더욱 제주의 여러분들의 이러한 일본에 대한 마음, 제주와 일본의 특별한 관계는, 일본에게 있어서는 물론, 한국 전체에 있어서도 더욱 중요한 것이 되고 있다고 실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주와 일본의 유대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도록, 또한 제주도 여러분들이 일본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한국의 다른 지역의 여러분들께도 제주와 일본의 유대를 더욱 잘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 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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