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녹색당은 31일 오후 2시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도정의 카본프리 아일랜드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사진=박소희 기자)
제주녹색당은 31일 오후 2시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도정의 카본프리 아일랜드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사진=박소희 기자)

제28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유치에 팔을 걷어부친 제주도가 '카본프리 아일랜드 제주(CFI JEJU)' 등을 "기후위기 대응을 선도하는 저탄소 정책"이라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도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낯뜨거운 성적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녹색당은 31일 오후 2시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자는 취지의 국제 환경회의 개최를 바라면서도 정작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제주녹색당에 따르면 제주도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2012년 444만여톤에서 2018년 484만여톤으로 9%이상 증가했다. 반면 울산의 경우 같은 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13% 감소했고 서울도 9%가 감소했다. 서울, 부산, 인천, 울산과 같은 도시들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동안 제주도는 되려 온실가스를 늘려온 셈이다. 그러면서도 제주도는 '탄소 없는 섬 제주'를 표방, "기후위기 대응을 선도하고 있다"며 'COP28' 유치 지지 서명운동에 나서고 있다. 31일 12시 기준 총 879명이 서명에 참가했다. 

'COP28'은 197개국 정부 대표단 등 2만여명이 참가하는 국제 환경회의로 2023년 하반기 아시아·태평양권에서 개최 예정이다. 올해 11월 26차 영국총회에서 개최국이 결정되며 이때 한국이 확정되면 환경부가 국내 개최도시를 공모한다. 제주도뿐 아니라 다른 지방에서도 잇따라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도는 실무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총회 유치를 위한 행정지원체계 구축한 상태다. 

이에 제주녹색당은 "제주도가 탄소를 흡수하는 곶자왈과 숲을 밀어내고 탄소를 배출하는 제2공항은 건설하고 있으면서 '탄소없는 섬'을 내세우는 건 뻔뻔한 행동"이라며 "제주도가 진정으로 'COP28'을 유치하고 싶다면 도민 서명을 받을 것이 아니라 탄소없는 섬을 위해 우리가 어떤 계획을 세우고 함께 실천을 할지 공감대를 만드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뿐 아니라 CFI 계획을 발표한 후 제주도의 전력사용량도 급증했다. 제주 지역 전력거래량을 살펴보면 꾸준히 증가해 2012년 2870Gwh에서 2019년 3725Gwh로 무려 77%나 증가했다. 현재 전기생산이 주로 화석연료를 태워 생산된다는 점에 미뤄 '탄소 없는 섬'이라는 제주도 정책 홍보는 실천없는 구호에 가까워 보인다. 

제주녹색당은 이날 "제주도는 언제까지 입으로만 떠들건가? 제주도의 기후 관련 데이터는 기후위기 악당도시임을 증명하고 있는데 입으로는 기후위기 선도도시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와 더불어 "넘치는 쓰레기에 망가진 바다, 오름이 뻔히 보이는데 청정한 제주라고 외치는 그 뻔뻔한 행동을 이제는 멈추라"고 규탄했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 선도 도시'라는 위상에 걸맞으려면 대규모 개발 사업부터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연대발언에 나선 고병수 정의당 제주도당 정책위원장은 서울에서 이날까지 진행되고 있는 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를 함께 겨냥하며 문재인 정권과 원희룡 도정이 온실가스 저감 대책 의지 없이 생색내기 국제행사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병수 위원장은 "문 정부와 원 도정 모두 처음에는 대기업 중심의 디지털 뉴딜만 이야기하다가 (국제 정세에 맞춰) 최근 그린뉴딜을 슬그머니 집어끼워넣었다"며 "산업구조 변화로 일자리를 잃어버릴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있어 내용과 방향성 고민 등 정의로운 전환 대책은 전무하고 전기차 보급률 높이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7일부터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 이은호 위원장은 P4G 서울 정상회의가 열리는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국내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10여 기의 철회와 백지화를 요구하는 단식을 15일째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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