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취임한 김영옥 서부경찰서장이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새로 취임한 김영옥 서부경찰서장이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제주지역에서 처음으로 총경 타이틀을 갖게 된 김영옥 서부경찰서장은 경찰 곳곳에 잔재한 권위주의적 문화를 타파하고 탈권위적 조직체계를 만들어 간다는 방침이다. 

김영옥 서장은 23일 취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첫 여성 총경이란 타이틀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면서도 “탈권위적이라고 스스로 평가하는 만큼 ‘개미 뫼 문지듯’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조직문화로 변화시켜가겠다”고 했다. 

‘개미 뫼 문지르듯’은 박경리 소설 ‘토지’에 나온 말로 개미가 산을 문지른다는 뜻으로 조금씩이지만 천천히 결국 변화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김 서장의 좌우명라고 했다. 

1998년 임용돼 순경에서 여성 총경으로 오르기까지 순탄지만은 않았다. 그는 "경감과 경정 시험에서 3번이나 떨어지고 다시 도전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포기를 모르는 그의 성격 덕에 제주 최초 여성 파출소장과 지구대정, 공항경찰대장, 제주청 여성청소년과장, 경북청 고령경찰서장, 제주해안경비단장을 역임하며 여성청소년, 다문화가정, 외사 등 치안 업무 전반에 걸쳐 다양할 활약을 이어올 수 있었다. 

그는 “순경 때 쓴 노트가 있는데, 당시 버킷리스트에 경위, 경감, 총경이 되겠다고 써 놨다. 목표를 설정하고 마음에 계속 암시를 걸었다. 목표를 잊지 않고 열심히 하다보니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임기동안 하고 싶은 것도 많다. 하지만 행정의 연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전임 서장이 해왔던 일을 심화하는 한편, ▵자체인력 강화와 세밀한 범죄통계 분석 ▵아동학대 등 가정폭력과 보이스피싱 범죄 주력 ▵사내 소통 강화 이상 3가지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뿐 아니라 관할 지역인 신제주 지역의 주치 문제가 심각해 장기적으로 주치폭력 전담팀을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동부서에는 주치폭력 전담팀이 있는데 아직 서부서에는 없다. 주치 문제는 경미한 문제로 치부할 수 있지만 심각한 가정폭력으로도 이어진다. 1~2년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이 부분에도 집중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민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와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무리했다. 

한 편 김 신임 서장은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 출신으로 신성여고와 제주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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