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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중교통체계개편 4년을 평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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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중교통체계개편 4년을 평가하며
  • 제주녹색당
  • 승인 2021.08.2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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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녹색당 리포트 : 기후위기 시대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방향...준공영제 대신 완전공영제로

2017년 8월 26일, 버스준공영제도입을 비롯해 제주도가 대중교통체계개편을 시작한 날이다.

“더 빠르게 더 편리하게 더 저렴하게”

제주도는 늘어나는 자동차로 인한 교통체증을 해결하고 높은 교통사고율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체계개편을 단행했다. 한마디로 버스 이용률을 높이고 자가용 사용을 줄여 교통체증도 해결하고 교통사고도 막아보겠다는 취지였다. 4년이 지난 지금 제주의 교통환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제주도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도민들이 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대중교통체계개편,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지난 4년을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제주도의 탄소없는섬 2030계획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기후위기의 관점에서도 대중교통체계개편을 평가하고자 한다.

1. 제주도 도로의 자동차는 줄어들었나?

2021년 6월30일 제주도에 운행 중인 자동차는 398,080대로 대중교통체계개편 직전인 2017년 6월 30일 362,050대에 비해 36,030대가 늘어났다. 전기자동차가 7,244대에서 22,838대로 15,594대가 늘어났지만 내연기관 자동차도 20,436대가 늘어나 전기자동차로 인한 차량감소 효과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자동차가 늘어난 만큼 도로의 자동차 숫자도 늘어나고 차량정체도 심해졌다. 일례로 국토교통부 교통량정보제공시스템의 자료에 따르면 “지방도1139분기 제주 노형”지점의 교통량은 2016년 1,913대, 2017년 4,022대, 2018년 5,113대, 2019년 5,221대, 2020년 하루 평균 5,277대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자동차가 늘어나다 보니 도로 위의 정체도 심해졌다. 제주도 교통정보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어제(8월 25일) 오전8시 출근시간대 연동사거리에서 노형오거리 구간은 시속 13km/h로 약1.5km의 구간을 운행하는데 9분이 소요되고, 8호광장교차로에서 마리나사거리 약 3.5km구간은 평균속도 13km/h로 약 18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가 매년 증가한 만큼 늘어난 자동차는 고스란히 도로로 쏟아져 나왔고 차량정체는 해소되지 못한 셈이다. 그러면 버스를 이용하는 도민들은 얼마나 늘어났을까? 제주도가 발표한 교통현황자료에 따르면(아래 표 참고) 대중교통체계개편 이전 교통수단별 분담률을 살펴보면 승용차 45.9%, 버스 19.0%로 나타났지만 2020년에는 승용차 54.4%, 버스 14.7%로 체계개편 이후 버스 이용은 오히려 줄어들고 자가용 이용은 늘어났다. 제주도가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하면서 해결하고자 한 자가용 이용 감소와 버스 이용 증가 효과는 없었다. 제주도민들이 왜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자가용을 고집하는지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2. 제주도의 교통사고는 감소했나?

두 번째로 교통사고는 감소했을까? 결론부터 살펴보면 미미하지만, 교통사고는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교통사고 감소는 제주도만이 아니었다. 전국적으로 안전속도 3050 캠페인과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교통사고는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제주도의 교통사고 감소는 전국의 교통사고 통계치와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감소추세를 보이지 않는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6.0명인 반면 제주도는 약 10명으로 전국평균보다 65%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제주도는 인구 10만명당 사고 건수도 약 575건으로 전국평균 405건보다 41%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대중교통체계개편을 통해 교통안전이라는 목표도 이루지 못했다. 제주도의 교통사고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줄어들지 않는 차량이 중요한 원인일 것이다. 

3. 관광지 순환버스는 외면받고 환승센터는 멈추고

제주도가 차량의 도심 진입을 억제하고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중교통체계개편의 핵심 사업으로 준비 중이던 환승센터 5곳은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사업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제주공항 광역복합환승센터는 웰컴시티 무산으로, 동광과 대천, 해안교차로, 국립제주박물관사거리에서 조성하기로 한 일반복합환승센터는 사업성 기준 미달로 사업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관광지 순환버스도 제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제주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아래 표 참고) 관광객들은 2017년 대중교통체계개편 이후 버스 이용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제주관광공사의 2015 제주방문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관광객들의 버스와 택시이용은 25%로 나타났지만 2020년에는 19.5%로 5.5% 줄어든 셈이다. 결국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도민도 관광객도 붙들지 못한 셈이다.

4. 버스 전용차로(대중교통우선차로)의 실효성과 트램이 대안?

제주도는 빠르고 편리한 대중교통체계개편의 핵심사업인 중앙차로 설치도 여전히 추진하고 있지 못하다. 월산마을~국립제주박물관 구간을 가로변차로에서 중앙차로로 바꾸겠다고 했지만 사업은 추진되지 않고 있다.

대중교통체계개편 4년의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트램이 교통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트램이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는 구제주와 신제주를 잇는 18km구간의 트램사업이 포함되었다. 유사한 구간에 중앙차로는 도입도 하지 못한 채 이제 트램으로 갈아타겠다는 얘기다. 중앙차로제 도입은 버스를 트램과 같이 정시성과 편리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마련되었다. 트램 건설은 버스로 시작한 대중교통체계개편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대중교통체계개편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것은 자가용의 수요 관리와 대중교통 질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중앙차로제 도입이 힘든 이유를 정부로부터 50%의 예산을 지원받지 못해서라고 하지만 200억 원도 되지 않는 예산이 없어 중앙차로제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제주도의 예산구조에서 살펴보면 핑계에 불과하다. 당장 비자림로 도로 확장공사에만 순수도비가 200억원 이상 들어간다.

매년 도비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중교통체계개편의 핵심사업보다 제주도의 몇몇 도로 확포장사업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로 안되는 일을 트램으로 해결될 것이라고는 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며 사업을 위한 사업에 불과한 일이다. 도시구조에 대한 도민사회의 의견수렴없이 단편적인 트램 논의는 개발사업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제주도의회는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서 트램 사업을 제외시켜야 할 것이다.

5. 항공이 빠진 교통정책

제주도의 교통정책과 실행을 총괄하는 교통항공국은 교통정책과와 대중교통과 2개과에 교통정책, 주차행정, 택시행정, 버스정책, 운영지원, 공영버스의 6개팀으로 구성되어있다. 교통항공국의 업무 어디에도 항공과 관련된 업무는 찾아볼 수 없다. 교통항공국이라는 이름에만 항공이 남아있을 뿐이다. 항공은 타 광역도시와 제주를 연결하는 제주의 핵심 광역교통시설이므로 항공을 빼고 제주의 교통정책을 구성할 수 없다. 그래서 이름뿐인 항공국의 이름을 되살려야 한다. 기존의 공항확충지원단은 제2공항 추진을 위한 보조 기구에 불과했다. 교통항공국의 위상에 걸맞게 항공관련 업무를 추진할 과를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광역교통시설로서의 공항을 전제로 도민을 위한 좌석할당제 도입과 같이 도민 편의를 항공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6. 교통복지에서 기후위기 교통정책으로

제주도는 대중교통체계개편을 통해 교통체증증가, 주차수요증가, 교통사고증가, 연료소모증가 등 교통 혼잡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의 편의를 증진해 대중교통이용을 촉진하겠다고 했지만 개편의 실효성이 없어지자 복지로 선회했다. 환승무료헤택이 도민들에게 돌아갔고 제주교통복지카드를 78,735명(2021년 5월말 기준)에게 발급했다고 한다. 매년 1000억원이 넘게 소요되는 대중교통예산의 혜택이 결국 도민들에게 돌아갔다는 의미다.

그런데 대중교통체계개편은 도민복지 사업으로 시작한 사업이 아니었다.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더라도 자가용 이용이 줄어들고 버스 이용이 늘어났다면 도민들은 만족했을 것이다. 교통을 단순히 교통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의 관점에서 재구성해야하는 시기에 와 있다. 세계는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논의하고 있다. 한국정부도 최근 2050탄소중립위원회를 통해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정부의 목표가 확정되면 탄소감축목표를 지방정부에 할당하게 될 것인데 제주도 탄소배출의 최대량을 수송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제주지역 에너지 소비에서 수송부문이 약 48%를 차지하고 있다. 약 32%를 차지하는 전력위주의 가정상업부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에너지 소비가 수송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제주 수송부문의 에너지 소비를 살펴보면 항공이 27.7%를 차지하고 나머지를 육상교통이 차지하고 있다. 항공수요 감축과 육상교통 수요 감축이 함께 고민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국의 경우에는 아래 그래프와 같이 구성 비율이 다르다.

전국의 경우에는 산업이 약 62%를 차지하고 수송부문은 약 18.5%를 차지해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주의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서는 자가용 이용을 줄여야 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인 셈이다. 이제 교통복지에서 기후위기 대응 교통체계로의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선행해야 할 과제는 다음과 같다.

7. 대중교통체계개편의 성공을 위한 전제 조건들

 준공영제에서 완전공영제로

제주녹색당은 대중교통체계개편 이전부터 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반대해왔다. 준공영제가 아니라 완전공영제가 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제주도는 협의 과정 등 현실적 어려움으로 준공영제를 선택했고 준공영제는 경영효율성과 투명성 면에서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공영버스를 포함해 9개 회사가 운영되면서 제주도의 지원을 받는 망하지 않는 사업으로, 버스 경영진 친인척의 안정된 일자리로,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하면서 도민사회의 준공영제를 바라보는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이제라도 준공영제를 완전공영제로 전환해야 한다. 9명의 사장이 관리하는 회사를 1명의 사장이 관리하면 경영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은 자명하다.

버스를 무상교통수단으로 전환하고 렌트카는 없애는 방향으로

한해에 버스 운영으로 인한 운송 수입은 400억원 남짓이지만 투입되는 재정은 1000억원이 넘는다.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고 교통수단 전환을 위한 방안으로 우선 버스 공영제와 아울러 버스 무상이용이 가능하도록 개편해야 한다. 무상버스는 제주도의 대중교통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아울러 렌트카 위주의 관광 방식을 전환하기 위해 렌트카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후위기 시대 관광은 즐거운 불편에서 출발해야 한다.

사람 중심의 교통체계 기초를 마련해야

제주도는 차량의 도심 진입을 억제하여 자동차에 빼앗긴 도시를 사람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도심의 공영주차장을 폐지하고 자동차 차선을 줄여 보행자 도로와 자전거도로로 이용하도록 해서 보행과 자전거이용의 편리성을 높여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의 교통 체계 변화의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

 기후위기 교통으로의 전환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탄소배출의 50%를 줄이려면 교통부문의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전기자동차 보급만으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없다. 자가용 수요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교통항공국을 기후위기 체제로 전환해서 운영해야 하는 이유다. 아울러 교통수요를 유발하는 근본원인인 과다 이동의 제주 도시구조 개편과 일자리구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제주녹색당은 사람과 대중교통중심의 교통체계 대전환을 통해 교통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선도도시로 제주가 나아갈 방향을 도민들과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지난 4년의 공개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제주 교통의 방향을 잡아가길 희망한다. 행정이 모든 걸 할 수 없다. 도민사회와 소통하는 교통 행정을 기대한다. 정확한 평가 없이 대안이 나올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제주에서 교통의 대전환 없이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없음 또한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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