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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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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지원을
  • 제주투데이
  • 승인 2021.09.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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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준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강영준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강영준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요즘 국민지원금 지급대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온다. ‘주려면 다 줄 것이지 88%는 뭐냐?’, ‘부자 인증을 해줘서 감사하다. 그런데 집도 없고 차도 없는데, 내가 상위 12%라니 말이 안 된다.’ 

국민지원금 25만원은 목마른 사람에게는 한 모금의 물처럼 갈증만 잠시 식히는 정도의 보잘것없는 지원이고, 소득이 안정된 사람에게는 나라가 주는 보너스 같은 돈이다. 정부형 2차 재난지원금처럼 국민 모두에게 20만원씩 지급해도 되는 것을 왜 하필 88%로 한정하였을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답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정부가 나름대로 어려운 사람을 선별하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한다.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에 대한 논의는 각 지자체와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2020년 4월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필자는 ‘제주형 재난지원금 1~4차 종합분석’에서 지금까지 지원된 제주형 재난지원금의 지급효과를 분석하고, 정부형 재난지원금의 지급개요를 정리하였다. 

연구를 통해 얻은 결론은 보편지원과 선별지원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어느 하나를 좋다고 콕 집어서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당연한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이해관계와 상황에 맞춰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의 양쪽 끝에 서서 논쟁을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경제학 박사이다. 경제학과 1학년 첫 경제학원론 시간에 교수님이 말씀해 주셨던 말씀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경제학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여 사회적 효용을 극대화하는 학문이다.’, 경제학에서 공기는 생존의 필수요소이지만 무한하기에 가치가 없다고 배웠다. 

나라 곳간이 도깨비 방망이처럼 한 번 휘두를 때마다 금은보화가 쏟아져 내린다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때문에 골머리를 썩힐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나라 재정은 한정되어 있고, OECD 국가와 비교하여 국가재정이 건전하다고 해서 미래세대에게 아무런 가책 없이 돈을 빌려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재난지원금은 정식명칭은 긴급생활안정자금이다. 정부가 2020년 4월 3일에 첫 재난지원금 지원계획 발표를 할 때, 코로나19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가구를 지원하기 위한 금액임을 명확히 했다. 국민구호금으로 명칭을 변경하긴 했지만, 생활 안정을 위한 구호금이므로 그 대상이 이미 정해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 대상 선별을 위한 과도한 행정비용과 비(非) 지원대상에 대한 형평성 논의로 정부의 첫 지원은 전 국민 보편 지원이 되었다. 이면에서는 경제순환을 통한 상권 활성화가 위기 극복에 더 효과적이라는 논리가 뒷받침되었다. 그러나, 필자는 그 효과가 일시적이었고, 상권 활성화 효과도 업종에 따라 비대칭적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연구를 통해 중요한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비교할 때, 가구의 소득은 큰 폭으로 감소하였는데, 지출은 감소 폭이 매우 작았다는 점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자리를 잃고, 소상공인은 매출이 반토막이 나서 가계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서, 가족들이 먹고 살던 양을 줄일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한 비유를 하자면, 일자리를 잃은 것처럼 가구원 수를 줄일 수 있겠는가? 생계 위기가구에 대한 재난지원금은 가구 생활을 위해 필수이고,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지원을 받는 가구가 언제 얼마만큼의 금액을 받는지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즉, 계획이 장기적이고 체계적이어야 한다는 소리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보편지원을 통한 경제 선순환 원리만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논리가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소득을 갖는 사람의 비율이 많아야 한다. 직장이 많은 수도권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비스업이 지역내 경제총생산(GRDP)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제주에서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9일에 정부의 재난지원금과 별도로 제주형 5차 재난지원금 지원을 발표했다. 제주형 1차, 2차 재난지원금은 정부형 재난지원금 지급 시점 사이에 적절하게 지급되었고, 제주형 3차 재난지원금은 정부형 재난지원금에서 제외된 사각지대를 지원하였다. 제주형 4차 재난지원금은 정부형 재난지원금에 더하여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피해를 두텁게 지원하였다. 

이번 제주형 5차 재난지원금은 4차와 마찬가지로 정부지원금에 더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되, 지원 사각지대를 발굴하여 지원 대상을 넓혔다. 필자는 이번 제주형 5차 재난지원금이 비록 적은 금액처럼 느껴질 수 있고,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사람에게는 불만의 소지가 될 수 있겠지만, 제주특별자치도가 가용한 행정자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속적인 지원이 계속되길 바라며, ‘위드코로나’로 웃음을 되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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