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 역시 거대양당만의 게임으로 치러지는 모양새다. 양당 후보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하다. 기자 노릇을 하며 밥벌이를 하는 신세지만 뉴스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온갖 의혹으로 점철된 이번 선거에 대해 누군가는 ‘양아치선거’라고 평가했다. 꽤 적절한 표현이다.

선거가 거대양당의 네거티브 공방으로 치달을 때 서민의 삶을 지켜줄 정책을 제시하는 것은 소수정당의 몫이 되곤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소수정당의 약진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민주노총과 노동당, 녹색당, 사회변혁 노동자당, 정의당 진보당 등 5개 진보정당이 12월 말까지 후보 단일화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단일후보를 낸다고 해서 총 득표 결과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양아치선거’를 강제로 관전하고 있는 유권자들에게 ‘다른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대선 이후 치러지는 지선에서도 마찬가지다.

선거철마다 제주 내에서도 진보진영 소수정당들의 선거연대를 바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좁은 지역에서 활동하며 정당 분리 과정의서 겪은 상처와 수많은 이슈에 연대하며 맞닥뜨린 날 선 의견 차이 등을 기억하면서 선거를 함께 도모하는 것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욱 적극적인 선거연대 실험도 가능하다. 제2공항 건설사업 등 여러 이슈에 함께 대응하며 연대해온 만큼 서로를 잘 알기 때문이다.

기득권 두 정당이 압도하는 국회가 선거제도를 개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선거연대는 거대양당 체제에 대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지 중 하나다. 선거연대를 위해서는 각 당이 자당우선주의를 내려놓아야 한다. 선거연대를 한다고 눈에 띄는 성과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패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선거연대에 가담하지 않는다고 해서 소수정당의 세가 눈에 띄게 확장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대전환’. 내년 선거의 화두다. 사회의 대전환을 위해 선거에 임하는 각 당의 자당우선주의도 ‘대전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선거연대는 ‘좁은 문’이다. 그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각 당이 들고 있는 짐들을 조금씩 내려놓아야 한다. 내려놓음과 동시에 각 당이 이번 선거에 던지는 메시지를 부각할 수 있는 선거연대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 윈윈게임이 되는 선거연대의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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