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섬 '가파도' 

세상의 불어오는 모든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섬의 봄소식을 전하던 청보리 

텅 빈 보리밭을 채워준 색깔 있는 섬, 유월 살살이꽃을 만나다.

바람아~ 넌 다 내 거야...

[4월 청보리]

가파도에는 17만 평의 보리밭이 있다.

가을에 파종한 보리가 자라고 익어가는 초여름까지 보리밭은 

동심의 나라 추억이라는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해 준다.

[4월 청보리]

바람과 이야기가 있는 섬 속의 섬 '가파도' 

가파도는 제주의 옛 모습을 간직한 섬 전체가 가오리처럼 덮개 모양을 하고 있는 섬으로 

우리나라 유인도 중 가장 키 작은 섬(해발 20.5m)이다.

크기는 해안선 길이 4.2km, 최고점 20.5m, 면적은 동서 길이 0.9㎢로 

마라도보다 약 3배 정도 크다.

[모슬봉]

숨겨두었던 아름다움을 간직한 조용하던 섬 

평일인데도 운진항은 전국에서 여행 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본섬과 마라도 중간에 위치한 가파도(5.5km)는 

모슬포 운진항을 출발하여 뱃길로 15분 정도면 상동포구에 도착한다.

모슬포 운진항을 떠나는 도항선 

거친 물결은 햇살에 반짝이며 하얀 포말을 만들어내는 동안 

가파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가파도]

송악산에서 남서쪽 바다를 바라보면 얇은 방석이 떠 있는 듯 

거의 해수면과 맞닿아 있는 형태로 

 마라도와는 달리 해안절벽이나 해식동굴은 없지만 

섬의 해안은 대부분 암석해안을 이루고 있고 

암초가 많아 각종 어류와 해산물이 풍부한 황금어장이다.

낚시와 체험어장이 개방되어 소라, 보말, 거북손, 굴, 미역 등을 채취할 수 있다.

이곳 또한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곳이며 

여름철에는 자리돔, 겨울철에는 방어잡이로 유명하다.

[가파도]

수평선과 하나인 듯 오르막, 내리막이 없이 바다 한가운데 

구릉이나 단애 없이 나지막한 평지로 이루어져 있고, 

청보리 밭이 섬의 대부분을 이루고 4~5월에는 초록색 장관이 펼쳐진다.

섬 동쪽으로는 한라산을 비롯한 5개의 산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서쪽으로는 국토 최남단 마라도가 보인다.

 

매년 4~5월이면 청보리축제로 봄소식을 전해주는 청보리 섬 '가파도' 

색깔 있는 섬 가파도를 둘러보는 방법은 

가파올레(10-1코스  5km, 도보 1시간 30분 소요) 

해안도로( 4.2km, 도보 1시간 30분 소요) 

3~4시간 여유를 가지면 가파도 해안길과 마을길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지만 

축제 기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기 때문에 2시간 정도 머물게 된다.

[상동마을 할망당(매부리당)]

 가파도 주민들은 당을 흔히 '할망당'이라 부르는데 

 바다에 깊이 기대어 사는 만큼 할망당은 가파도 사람들에게 매우 소중한 공간이다.

상동의 할망당은 '매부리당', 하동의 할망당은 '뒷서냥당'으로 

제주 민간 신앙에서 '제단'이 남자들이 주도하여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축제 격의 제사를 치러지는 곳이라면 

'당'은 여자들이 주도하여 어부와 해녀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곳이다.

'상동마을 할망당'은 가파리 주민들을 수호해 주는 '해신당'이며, 

일 년에 한 번씩 집안과 객지로 나간 가족들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당이다.

[상동포구(모시리포구)]
[마장담]
[보름 바위(큰 왕돌)]

가파도 북서쪽 해안가에 있는 큰 암석이

큰 바람을 일으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바위 위로 올라가거나 걸터앉으면 태풍이나 강풍이 불어

큰 재난이 생긴다고 하여 신성시한다.

[해안단구]
[가파어린이 소망탑]
[일몰 전망대]

가파도에서 가장 서쪽 자리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고구마 모양의 수면 위로 보이는 마라도는 

해식동굴 일대와 등대가 위치한 동쪽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해식동굴이 절경을 이루는 곳으로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11km 떨어져 있다.

수평선 너머 기울어져 가는 불타는 노을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으로 

가파도에서 바라보는 일몰 광경은 웅장하다.

[냇골챙이물]
[풍력발전기]
[노랑코스모스]

바람의 연주에 넘실거리던 청보리의 물결 

마법을 걸어보지만 밭 담 안으로 보이는 것은 텅 빈 보리밭...

코스모스가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붙여진 예쁜 순우리말 '살살이꽃' 

초록물결 청보리는 자취를 감춰버리고 그 빈자리를 가득 채운 '살살이꽃' 

푸른 물결이 출렁이고 돌담과 바람에 넘실대는 '살살이꽃' 

키 작은 섬에서의 5월 청보리축제는 막을 내렸지만 

섬을 둘러싼 아름다움은 그대로다.

[코스모스]
[분홍바늘꽃]
[소망 전망대]

전망대는 가파도에서 제일 높은 위치(해발 20.5m)에 설치하여 

제주 본섬과 한라산, 마라도, 그리고 푸른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최적의 명소로 

이곳에서 한라산을 향해 설문대 할망에게 소망을 기원할 수 있는 장소이다.

풍어와 뱃길의 무사를 기원하는 '풍어제 오색기' 

멀리 망을 보아 경계를 알리기 위해 사용했던 '당보기' 

가파도 출신 항일운동가를 기념하는 '태극기' 

마을 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포제기'가 꽂아져 있다.

힘들 땐 쉬어가도 괜찮아~

그늘이 없는 가파도의 따가운 햇살은 저절로 그늘을 찾게 만든다.

[보리밭]

이곳에 서면 푸른 초원 위로 펼쳐지는 출렁이는 청보리밭과 

송악산 위로 보석을 얹혀놓은 듯 산방산의 웅장한 모습 

한라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섬 속의 섬의 파노라마는 환상적이다.

헝하니 비어있는 보리밭과 바다내음이 섞인 바람을 가르며 살랑거리는 살살이꽃 

파란 도화지에 구름이 그림을 그려놓은 뭉게뭉게 피어나는 하얀 꽃 

신비스러운 자연 걸작품은 잔잔한 가슴에 파문이 일고 

특별난 포토 죤이 필요 없는 스치는 곳곳마다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밭담]

가파도의 돌담(집담과 밭담)은 쌓은 돌 하나하나가 예술이다.

돌에 담긴 이야기는 가파도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 끝없이 이어진다.

제주스러움이 가득했던 청보리밭에 채워진 살살이꽃, 

그리고 섬을 둘러싼 밭담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어멍, 아방 돌]

상동 동쪽에 두 개의 바위가 나란히 있는데 

주민들은 어멍, 아방 돌이라 부르며 이곳 역시 사람이 올라가면 

파도가 높아진다 하여 바위에 올라가는 것을 금기시한다.

[산방산과 송악산]

가파도는 제주 본섬과 한라산, 형제섬, 그리고 마라도와 푸른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눈을 사로잡는 빼어난 경치와 

황톳길이 아름다워 자전거 여행하기 가장 좋은 색깔 있는 섬이다.

[마장담]
[갯강활]

섬에서 본섬을 바라보는 이색적인 풍광에 빠져있는 동안 

해안길 돌담 안으로 커다란 녹색 잎을 한 '갯강활'이 길을 터주고 

섬을 사랑하는 바다 바라기 '암대극' 

큰 가시가 있지만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 '가시엉겅퀴' 

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라는 향기 있는 흰색의 '모래지치' 

은하수 하얀 별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내린 여름 바라기 '갯까치수영' 

하얀 미소가 아름다운 돌밭에 사는 가시나무 '돌가시나무' 

짠맛 나는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 갯상추라 불리는 '번행초' 

앙증맞은 괴불주머니를 단 잘록한 열매가 염주를 닮은 '염주괴불주머니' 

연분홍으로 꽃단장하고 벌님을 초대한 '조뱅이' 

시간을 거꾸로 가는 '갯쑥부쟁이' 

수줍은 새색시 얼굴을 한 바다 나팔 '갯메꽃'은 

가파도의 뜨거운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

[암대극]
[갯기름나물(방풍)]
[가시엉겅퀴]
[돌가시나무]
[모래지치]
[갯까치수영]
[땅채송화]
[번행초]
[손바닥선인장(백년초)]
[염주괴불주머니]
[조뱅이]
[갯쑥부쟁이]
[갯메꽃]
[갯패랭이꽃]
[묘를 덮어버린 '갯기름나물']
[옹짓물 정자]
[6개의 산]

제주에는 오름이나 봉이 아닌 7개의 산이 있다.

섬 동쪽으로 한라산을 비롯한 5개의 산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영주산을 제외한 한라산, 고근산, 군산, 산방산, 송악산, 단산 등 6개의 산이 보인다.)

섬 속의 섬에서 바라보는 환상적인 아름다운 산의 능선과 물빛 바다,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던 한라산이 

희미하게 부드러운 능선을 보여주는 모습은 바라보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우리들의 블루스 촬영지]

tvN 토일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차고 거친 제주 바다를 배경으로 뭉클한 감동이 전해지는  

아날로그 감성이 그대로 담겨 있다.

이영옥(한지민 분)과 박정준(김우빈 분)이 가파도로 여행을 떠나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들이 떠오른다.

[제단집]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음력 2월을 기점으로 기일을 택일하여 남자 주민 대표 9명이 

3박 4일 동안 몸을 정갈이하고 정성껏 재물을 마련하여 하늘에 천제를 지내는 곳이다.

[하동마을 빨랫터]

 가파도는 1863년(철종 말경) 주민이 살기 시작하면서 

이곳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이용하여 식수 및 빨래터로 활용하였다.

처음에는 상동마을에서 샘물을 발견하여 대다수 주민들이 상동마을에 주거하였지만 

이곳에 샘물을 발견하면서 하동마을로 주거지를 옮기는 계기가 된 샘물이라는 표지글이 있다.

현재는 해수담수시설과 삼다수로 생활용수와 식수로 사용한다.

[하동포구(황개포구)]
[고인돌]

1842년 처음 사람의 출입과 경작이 허가되어 농번기에만 왕래하다가 

1865년부터 사람들이 정주해 살았다고 한다.

가파도는 상동과 하동, 중동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하동에 포구가 만들어지면서 하동이 중심 부락으로 발전하였다.

또한 이곳에는 선사시대 유적인 ‘선돌’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고인돌: 선사시대 무덤 가파도 56기 확인
선돌: 고인돌을 표시해주는 묘 표석)

[가파초등학교]
[상동 우물]

우물은 가파도에 매우 귀중한 장소였으며 

약 150여 년 전에 마을 주민들이 직접 우물을 파서 식수 및 빨래터로 사용할 수 있어서 

상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그러나 하동에 공동우물과 빨래터를 신설하자 대다수 상동 주민들이

하동으로 모여 살기 시작하여 지금 하동에 주민들이 많이 살게 되었다.

제주도 유인도 중 유일하게 물 걱정 없는 마을이 될 수 있었다.

[가파도 선착장]

운진항을 출발한 도항선은 서서히 선착장에 접안을 하고 

길게 늘어선 줄, 아쉬움을 뒤로하고 배에 올라탄다.

가파도야~ 안녕..

[바다 위에서 바라본 본섬]

가파도 선착장을 떠나는 배 

물살을 가르는 하얀 포말 뒤로 바람의 섬은 점점 멀어지고 

흐릿한 한라산, 수면 위로 반쯤 올라온 악어 모습을 빼닮은 송악산이 눈앞에 나타났다.

보석을 박아 놓은 듯 송악산 뒤로 중절모자 쓴 산방산이 멋스럽다.

제주도의 부속도서 유인도(8개)는 면적 크기로 볼 때 

우도, 하추자도, 상추자도, 가파도, 횡간도, 비양도, 마라도, 추포도 순이다.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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