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제주시 민속자연사박물관 앞마당에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취임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1일 오전 제주시 민속자연사박물관 앞마당에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취임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정이 1일 출범했다. 새 도정의 비전은 제왕적 도지사 문화를 청산하고 도민에게 권력을 돌려주겠다는 의미인 ‘도민 정부시대’이다. 

이날 오전 10시 제주시 민속자연사박물관 앞마당에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취임식이 열렸다.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며 더운 날씨에 오 지사는 “너무 더우신 분들은 그늘로 가셔도 좋을 거 같다. 이런 날씨는 더위를 피하는 게 상책”이라며 “더운 날이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오 지사는 취임사에서 “‘도민이 주인 되는 도민 정부 시대’를 열어나갈 것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며 ‘도민 중심 제주도정’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이어 일제강점기 제주에서 일으킨 무오 법정사 항일운동과 해녀항일운동을 언급하며 제주인들의 자주적인 항일정신을 강조했다. 

4·3과 관련해선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이라 표현하며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와 대통령 사과, 희생자 보상 등 성과를 내며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전진하고 있다. 이는 세계사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과거사 해결 사례로 역사적인 일을 우리 제주인이 함께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 지사는 “제주인의 강인한 DNA는 이제 제주가 한반도의 변방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 같은 제주인의 DNA로 현재의 위기도 지혜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제주의 미래도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민선 8기 제주도정 비전도 ‘위대한 도민 시대, 사람과 자연이 행복한 제주’로 정했다”며 “대한민국의 1%가 아니라, 당당한 1%가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고, 나아가 세계에서 주목받는 중심이 되는, 위대한 제주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슬로건도 ‘다함께 미래로, 빛나는 제주’로 정했다”며 “제주에 살고 있는 모든 사회 구성원 한 분 한 분의 삶이 빛날 수 있는, 그래서 더욱 행복하게 웃으며 살아가는 제주를 도민과 다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1일 오전 제주시 민속자연사박물관 앞마당에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취임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1일 오전 제주시 민속자연사박물관 앞마당에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취임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특히 “오늘 첫발을 내딛은 도민 정부시대는 새로운 변화를 향해 당당하게 도전할 것”이라며 “제2공항을 비롯한 갈등 문제 해결을 위해 찬반을 뛰어넘어 집단지성을 통해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는 성숙한 민주주의의 새 지평을 열어가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권위적인 제왕적 도지사 문화를 청산하고 제왕적 권력을 도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며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재를 배치해 보다 나은 제주의 미래를 재설계하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상황과 고유가 등 위기에 놓인 경제와 민생 문제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와 고유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민생경제의 일상회복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력산업인 1차산업과 관광산업에 대해서는 시대 변화에 맞게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수소경제와 생약 기반 바이오, 시스템 반도체, 에너지산업 등 새로운 미래 신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서겠다”며 “이를 통해 도민 소득이 안정되게 보장되고, 청년들이 제주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보다 강한 경제 기반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정 환경의 지속가능성 확보 정책 시행 △신명나는 문화 향유 제주 실현 △존중과 배려가 넘쳐나는 새로운 수눌음 공동체 구현 △도민 모두 행복한 삶을 즐기는 복지 실현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전직 지사와 도의회 의장, 지역 국회의원, 전·현직 도의원이 자리했다. 특히 ‘도민 정부시대’ 출범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각계각층 도민 1000여 명이 우선 초청됐다. 분야별로는 1차산업 종사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인, 청년, 4·3 유족, 해녀, 장애인, 의료·보건 및 사회복지 종사자, 환경미화원, 소방·경찰관 등으로, 도민사회를 아우르는 도민들이 자리를 함께 해 의미를 더했다.

오영훈 지사는 취임식 후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업무 인수인계를 받은 후 곧바로 실·국별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산적한 현안 대응 방안 마련에 들어간다. 

앞서 오 지사는 이날 오전 창열사와 국립호국원,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했다. 위패봉안실 방명록에는 “4·3영령님! 제주인의 빛나는 삶을 응원해주십시오”라고 글을 남겼다.

1일 오전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 참배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1일 오전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취임식에 앞서 4·3평화공원을 찾아 위령제단에 참배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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