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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노을위에 詩를 쓰다새해 첫 뱃길 청해진 고속훼리1호 이준석 선장
김지애 기자 | 승인 2004.01.01 00:00

등대, 갈매기, 넓은 갯벌, 그리고 해조음…

제주-인천 15시간 항해
안전항해 위해 늘 긴장

 

   
▲ 이준석 선장
“새해에는 우울한 소식들보다는 일출처럼 힘차고 희망적인 소식들이 가득한 한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제주와 인천을 왕복하는 여객선 청해진 고속훼리 1호 이준석 선장(58·부산시 동래구).
30여년 동안을 바다사나이로 살아온 이 선장은 바다에서 맞이하는 일출과 일몰을 떠올리며 새해는 일출처럼 활기찬 한해가 되길 기원했다.
이 선장은 20대 중반에 우연찮게 배를 타게 된 후 20년 동안은 외항선을 탔고, 최근 10년은 여객선 선장으로 바다와 함께 하고 있다.
바다에서 생활한 시간이 많았던 만큼 험난한 고비도 많이 넘겼다.
“처음 탄 배가 원목선이었는데 일본 오키나와 부근 해역에서 배가 뒤집혀 일본 자위대가 헬리콥터를 이용해 구출해 줬다"며 “그때 만일 구출되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그 때 일을 회상했다.
이어 “바다에서 태풍을 만났을 땐 ‘다시는 배를 타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을 했지만 사람이란 간사해서 그 위기를 넘기고 나니 그 생각이 없어져 지금까지 배를 타고 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 배와 함께 보낸 시간이 많은 만큼 배에서 내릴 때면 섭섭한 마음에 다시 한번 배를 쳐다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 후 여객선 선장이 돼 처음엔 제주와 부산 노선을, 지금은 제주와 인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일반사람에겐 15시간이라는 운항시간이 길게만 느껴지지만 몇 달간을 배에서 지냈던 그에게는 짧은 시간이다.
그만큼 그가 바다에서 맞이한 일몰과 일출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해가 떠오를 때의 바다는 용솟음치고 들끓는 것 같지만 석양 때가 되면 조용하기만 하다"며 “어느새 인생을 정리하는 나이가 돼 옛일을 돌이켜보니 마음이 숙연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설날이나 추석 등 특별한 날을 가족과 보낸 적이 드물다"며 “이제는 가족들도 그런 것에 대해 서운해하지 않고 이해해준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씁쓸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대신에 고향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여객선으로 실어나르며 내가 누리지 못하는 행복한 시간을 그들은 가족들과 누릴 수 있게 하는데 위안을 얻는다"는 이 선장은 “오늘도, 내일도 나는 배와 함께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혼자라는 것이 익숙해질만도 한데 석양이 질 무렵이면 그에게도 어김없이 외로움이 찾아오는
   
▲ 이준석 선장
것은 인지상정.
때론 가족들과 지내고 싶지만 가족들과 지내면 바다가 그리워지고, 바다에 있으면 가족들이 그리워져 매일 갈등을 한다.
그렇지만 이런 외로움과 갈등도 잠시, 어둠 속에서 운항해야하는 직업 특성상 긴장을 늦출 겨를이 없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작은 어선이 어디선가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위험은 항상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늘 긴장하며 살아야하지만 그렇게 지내야 잡념도 없어진다며 오히려 지금의 생활에 만족스러움을 나타냈다.
갑신년 소망을 묻는 질문에 “청년들이 모두 직장을 갖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세상이 되고 여객선 승객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그는 한겨울 매서운 바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바다로 나가기 위한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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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애 기자  k3104@ijeju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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